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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화성시 장애인 사업, 당사자는 왜 반대하나

169명의 중증장애인 활동보조 시간 축소 논란... 화성시장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 주려는 것"

등록 2020.07.15 15:08수정 2020.07.1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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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가 마련한 장애인활동지원사업 개편안을 두고 장애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 윤미

 
화성시 장애계가 발칵 뒤집혔다. 

화성시가 지난달 17일 발표한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을 두고, 장애계가 반발하며 화성시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화성시는 지난달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 최고 수준 수혜 대상 확대, 형평성 제고'라는 부제로 장애인활동지원사업 혁신안을 마련했다고 홍보했다. 화성시는 경기도, 보건복지부 사업과는 별도로 지자체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을 확대 개편한다.

시는 종전 인정조사 1등급 장애인 169명에게만 추가 지원했던 활동자원 사업을 개편해, 전체 대상자로 확대하고 장애 가구 특성에 따라 맞춤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장애 정도와 가구 특성에 따라 월 10시간에서 192시간까지 맞춤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기존 지원을 받았던 장애인을 비롯한 장애계가 이를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169명의 중증장애인의 활동보조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들은 화성시 장애인활동지원사업 개편은 '개악'이라며 지난 10일 화성시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0일 화성시청 1층 로비 현관에서 화성시장애인정책개악저지공동투쟁단은 기자회견을 열고 개편안을 전면 수정하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 윤미


화성시장애인정책개악저지공동투쟁단(아래 공동투쟁단)은 "화성시 개정안은 중증장애인들은 삶을 포기하란 말과 같다. 기존 한 달에 720시간을 받던 91명 중증장애인 가운데 10명을 제외한 나머지 80여 명은 복지 사각지대로 전락해 생존 위기에 처한다"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공동투쟁단은 화성시가 이런 개편안을 시행하면서 장애인 및 단체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 발표를 하고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먼저 낸 행위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라고 지적했다.
 

공동투쟁단은 개편안대로 되면 기존 중증장애인 중 80여명은 활동보조인 없이 밤을 혼자 보내야 한다며, 사각지대에서 목숨을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윤미

 
10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연대 발언을 한 강북례 화성동부IL센터 소장은 "중증장애인의 시간을 떼서 경증장애인에게 나눠주는 게 형평성인가. 화성시 복지는 후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발달장애인을 둔 부모회도 연대 발언에 나섰다. 류귀현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화성지회 회원은 "정책을 개편하기 전에 장애인 당사자 전수조사 및 공청회 등을 통해 당사자 의견을 수렴하고 보다 현실에 맞는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중증장애를 가진 김승현씨는 "태어나면서부터 시설에서만 살다가 지난해 화성동부IL센터 도움을 받아 자립하게 됐다"라며 "중증장애인활동지원을 받지 못하면 다시 시설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규탄했다.
 

기자회견 직후 화성시청과 화성시의회 장애인공동투쟁단은 삼자 간담회를 열고 해당 정책 개편안에 대해 질의와 답을 이어나갔다. 임채덕 화성시의원은 개편안에 대해 본인도 동의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발언했다. ⓒ 윤미

 
기자회견 이후 곧바로 장애인복지과, 화성시의회, 공동투쟁단의 간담회가 이어졌다. 간담회에서 화성시청 발언자로 나선 유창희 과장은 "장애등급제 개편에 따른 국 도비 사업제도 변경과 일부 대상자에 편중되고 있는 복지예산에 따라 지원 사업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1등급 대상자 축소에 따른 대안으로 야간순회방문서비스 사업과 장애인 단기거주시설 이용, 주간활동서비스 인원을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내놨다.

이경희 화성장애인야학 교장은 "화성시청이 장애인 전수조사를 했다고 하는데, 저는 받아본 적이 없다. 주위에서도 물어보면 받았다는 사람은 부모 1명뿐이다"라며 의문을 표했다.

임채덕 화성시의원도 "기존에 받던 중증장애인 시간을 축소하면서까지 확대하는 개편안을 이해하기 어렵다. 의회에서도 반대했다"라고 밝혔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13일 열린 간담회에서 장애계에 답변했다. 이는 서철모 시장 유튜브 계정으로 라이브 방영됐다. 서철모 시장은 간담회에서 "모든 시민의 세금으로 특정 장애인이 1인당 연 1억 원 이상 지원받고 있는 구조가 합리적인가를 상식적으로 묻고 싶다"라며 "화성시는 169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고 기록지를 다 읽어봤다. 더 많은 사람에게 한 시간이라도 받게 하자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덧붙이는 글 화성시민신문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화성시민신문 #서철모 #장애인활동지원사업 #개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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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신문에서 일합니다. 풀뿌리지역언론운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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