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혈세 유람' 10번 참석한 교장들, 자금출처 조사한다

국민권익위, 서울 초등교장들 전수조사 착수... “학교 돈 지급 여부 제출하라”

등록 2020.07.18 20:00수정 2020.07.18 20:38
1
원고료로 응원
a

국민권익위 위임을 받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7일자로 작성한 문서. ⓒ 서울시교육청

 
임의단체인 교장회가 2016년과 2019년 4년 사이에 10번의 평일 전국 단위 행사를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권익위원회와 서울시교육청이 확인한 행사만 집계한 것이다. 이들 행사의 운영비를 교장들이 법적 근거 없이 학교 돈을 갹출해 쓴 정황에 대해 국민권익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18일,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문서를 보면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한국초등여교장협의회, 한국초중고교장총연합회 등의 단체는 2016년과 2019년 사이에 제주 리조트, 목포 실내체육관, 원주 종합체육관 등지에서 10차례에 걸쳐 대형 행사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1박2일이었다. 이 문서는 국민권익위 위임을 받아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7일자로 작성한 것이다.
 
이 문서를 보면 한국초등교장협의회는 지난 2019년 6월 13일부터 14일까지 목포 실내체육관에서 하계 연수회를 열었다. 행사 일정 상당수를 대중가수 남진 공연과 남도 유람 등으로 채웠다. 참석자는 전국 초등학교 교장과 장학관 등 5000여 명이었는데 대부분 학교에서 출장비를 받았다. 모두 10억여 원으로 추산됐다. (관련기사 : 학생들 놔두고 10억 '혈세 유람' 떠나는 교장들 http://omn.kr/1jnby)
 
이밖에도 같은 단체는 2018년 11월 15일부터 1박2일간 제주의 한 리조트에서 총회를 열었다. 한국초등여교장협의회도 2019년 8월 13일부터 1박2일간 대구 학생문화센터에 모여 행사를 벌였다. 작게는 수억 원대, 많게는 수십억 원대의 학교 돈이 출장비 등으로 쓰인 것으로 추산된다. 
 
a

국민권익위 위임을 받아 서울시교육청이 보낸 7일자 공문을 서울 강서교육지원청이 학교에 이첩한 공문. ⓒ 서울시교육청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이 지역 초등학교에 보낸 공문(7월 7일자)에서 "국민권익위에서 행동강령 위반 신고사건 확인을 위해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면서 "위반의심사항에 대한 여비 지금 여부 등을 17일까지 서식에 따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이 공문에서 밝힌 신고내용은 다음과 같다.
 
"초등학교장들이 임의단체의 친목모임에 참가하면서 액수미상의 출장비를 사용한 의혹 등이 있음."

그 동안 정부는 임의단체나 친목단체 행사에 국민 혈세가 무단 지급되는 일에 대해서는 '회계질서 문란행위' 등으로 간주해 처벌해왔다. 
 
이 공문은 첨부한 서식 문서에서 교장회가 연 12개의 전국 또는 서울 단위 행사 이름을 명기한 뒤 '출장자 성명', '여비 수령액', '소명 내용' 등을 적도록 했다.

이처럼 국민권익위 차원에서 교장들의 임의단체 행사 참석에 따른 학교 돈 부당 지출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서울지역 조사 뒤 문제가 포착될 경우 전국 교장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현재 교장회 관련 여러 조직들과 교장들은 이번 조사에 대해 반발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장 혈세 유람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니, 소파가 왜 강가에... 섬진강 갔다 놀랐습니다
  2. 2 "일본정치가 큰 위험에 빠질 것 우려해..." 역대급 내부고발
  3. 3 배달하다 숨진 26살 청년, 하루 뒤에 온 충격 메일
  4. 4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