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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심'의 전북, '생존왕' 인천의 첫 승 의지 꺾다

[2020 K리그1 12R] 전북, 인천과 극적인 1-1무…울산과 3점차

20.07.20 10:11최종업데이트20.07.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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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기 전북의 이승기가 인천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생존왕' 인천의 첫 승이 또 다시 좌절됐다. 전북은 특유의 뒷심을 발휘해 간절했던 인천의 첫 승 희망을 꺾었다.
 
전북은 19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2라운드 인천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인천은 4무 8패(승점 4)를 기록해 최하위에 머물렀고 전북은 8승 2무 2패(승점 26)으로 선두 울산(승점 29)에 3점차로 뒤진 2위를 유지했다.
 
인천, 예리한 선수비 후역습으로 전북에 리드
 
인천은 4-2-3-1을 가동했다. 김동헌 골키퍼가 데뷔전을 치른 가운데 포백은 정동윤-이재성- 양준아-강윤구, 더블 볼란치는 문지환-김도혁 라인을 가동했다. 2선은 지언학-아길라르-김준범, 원톱은 무고사가 출장했다.
 
전북은 4-1-4-1로 나섰다. 골키퍼 장갑을 송범근이 꼈고, 포백은 이용-홍정호-최보경-이주용으로 구성됐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손준호가 나섰고, 2선은 나성은-이승기-쿠니모토-무릴로, 최전방엔 조규성이 배치됐다.
 
인천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전북에게 일격을 가했다. 무고사가 힐패스로 압박에서 벗어났고, 김준범이 반대편에 쇄도하던 지언학에게 패스를 내줬다. 공을 받은 지언학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 지점에서 대포알 중거리 슈팅을 성공시켰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전북은 점유율을 높이며 동점골 사냥에 나섰다. 전반 16분 쿠니모토, 22분 조규성의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인천은 수비시 원톱 무고사만 남겨둔 채 9명이 밀집 대형을 형성하며 전북 공격에 대응했다. 특히 거친 파울로 전북의 공격 템포를 영리하게 끊었다.
 
쿠니모토가 좌, 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많은 활동량으로 플레이메이킹을 맡았다. 줄곧 전북이 공격하는 흐름으로 전개됐지만 파괴력은 그리 좋지 않았다. 좌우 윙어 무릴로, 나성은이 측면에서 효과적으로 공간을 창출하지 못했다.
 
전반 27분 이주용의 크로스에 이은 조규성 헤더슛은 골문을 빗나갔고, 28분 손준호이 올린 프리킥을 조규성이 다시 한 번 머리를 갖다댔지만 위력이 없었다.
 
인천은 움츠린 뒤 빠른 역습으로 전북 수비를 위협했다. 전반 34분 전북 수비진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도혁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무고사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한 공이 골대를 맞고 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전북의 가장 좋은 찬스는 전반 36분에 나왔다. 이마저도 페널티 박스 안이 아닌 바깥에서의 슈팅이었다. 손준호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김동헌 골키퍼 손에 걸렸다.
 
전반 37분에는 코너킥 기회에서 홍정호의 백헤더가 골 포스트 오른편으로 빗나가면서 인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북은 전반 45분 동안 슈팅수 12대3, 볼 점유율 63% 대 37%로 앞섰지만 정작 소득 없이 마감했다.
 

▲ 지언학 인천의 지언학이 전북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이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끌려가던 전북, 이승기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
 
전북의 모라이스 감독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나성은을 빼고 한교원을 투입하며 측면을 보강했다.
 
후반 1분 쿠니모토의 패스를 받은 무릴로가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골문 왼편으로 향했다.
 
인천의 역습은 매우 날카로웠다. 후반 3분 지언학이 빠르게 치고들어가며 오른쪽으로 내줬고, 무고사의 슈팅은 골 포스트 왼쪽으로 벗어났다.
 
모라이스 감독은 후반 5분 부진한 무릴로 대신 김보경을 투입했다. 쿠니모토가 2선 왼쪽 윙어로 이동하고, 김보경은 중앙 미드필더에 포진했다. 후반 15분에는 원톱 조규성을 불러들이고, 이성윤을 넣으며 교체 카드를 일찌감치 소진했다. 쿠니모토를 최전방 원톱으로 올리고, 이성윤을 2선 왼쪽에 배치했다.
 
인천은 후반 15분에도 지언학의 단독 역습에 이은 슈팅으로 얇아진 전북 수비를 위협했다. 인천은 선수비 후역습의 기조를 후반전까지 이어나갔다.
 
전북은 전반보다도 답답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후반 25분 이주용의 왼발 발리슛은 골문을 크게 넘어갔다.
 
인천의 임중용 감독 대행은 아길라르 대신 이준석을 투입하며 미드필드의 기동성과 스피드를 높이고자 했다.
 
하지만 이대로 무너질 전북이 아니었다. 후반 32분 오른쪽에서 한교원이 공을 가로챈 뒤 김보경에게 패스했고, 김보경은 가랑이 사이로 절묘하게 공을 흘렸다. 이승기가 호쾌한 왼발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갈 길 바쁜 인천의 기나긴 부진…전북, 3경기 연속 무승
 
인천은 매 시즌 살얼음판 강등권 경쟁을 벌였다. 그럼에도 한 차례도 강등되지 않고 잔류에 성공하며 '생존왕'이라는 별명을 달았다. 하지만 올 시즌 인천의 행보는 매우 더디다. 1라운드 대구전, 2라운드 성남전 무승부를 거둔 이후 8경기 연속 패배를 당했다.
 
지난 11라운드 상주전에서 9명으로 싸우는 악재 속에 종료 직전 지언학의 동점골에 힘입어 기적같은 무승부를 거뒀다. 8연패의 사슬을 끊으며 조금이나마 반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렇다고 무승부에 만족할 수 없었다. 생존의 마지노선인 11위권과의 승점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
 
제 아무리 우승후보 전북이라도 인천으로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5분 만에 지언학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인천은 끈끈한 수비와 투지를 선보이며 전북의 파상공세를 버텨냈다.
 
그러나 뒷심이 강한 전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후반 32분 한교원-김보경-이승기로 이어지는 합작품이 나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답답한 경기력에도 어떻게든 결과를 만드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77분 동안 앞서가던 인천으로선 통한의 무승부였다.
 
전북은 올 시즌 무승부를 승리로 바꾸거나, 패배를 무승부로 바꾸는 이른바 강한 뒷심으로 승점을 바꾸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K리그1 3년 연속 우승에 빛나는 전북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전북 역시 최하위 인천전에서 승점 1은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결과다. 전북은 9라운드에서 최대 라이벌 울산에 승리를 거둘 때만 해도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상주전(0-1패), 성남전(2-2무)에서 발목이 잡혔다. 이어 주중 FA컵 16강전에서 K리그2 전남과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하는 등 졸전을 펼쳤다.
 
최근 부진한 흐름은 인천전까지 이어졌고, 이날 무승부로 인해 1위 울산(승점 29)과의 격차가 3점으로 벌어졌다.
 
전북은 올 시즌 전문 스트라이커, 2선 왼쪽 크렉 부재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지 못했다. 조규성은 올 시즌 리그 1골에 그칠만큼 전북의 주전 공격수로서 아쉬움을 남겼다. 등번호 10번을 단 외국인 선수 무릴로의 경기력 또한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전북이 반등할 수 있는 요소는 남아있다.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에서 활약한 바로, 브라질리그 명문 코린티안스에서 뛴 구스타보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자가격리를 시행 중인 두 명의 새 외국인 선수의 빠른 합류가 절실한 이유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12라운드 (2020년 7월 19일, 인천축구전용구장)
인천 유나이티드 1 – 지언학 5'
전북 현대 1 – 이승기 77'
 
선수명단
인천 4-2-3-1/ 김동헌/ 정동윤, 이재성, 양준아, 강윤구/ 문지환, 김도혁/ 지언학, 아길라르 (71'이준석), 김준범 (60'김호남)/ 무고사 (85'안진범)
 
전북 4-1-4-1/ 송범근/ 이용, 홍정호, 최보경, 이주용/ 손준호/ 나성은 (46'한교원), 이승기, 쿠니모토, 무릴로 (50'김보경)/ 조규성 (60'이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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