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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청산은 독일처럼... 93세 나치 수용소 경비병 '유죄'

수감자 탈출 막아 학살 방조... 집행유예 2년 선고

등록 2020.07.24 09:36수정 2020.07.2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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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독일의 폴란드 수용소 경비병이었던 93세 노인에 대한 독일 법원의 유죄 판결을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 BBC

 
독일 법원이 소년 시절 나치 독일의 강제수용소에서 경비병으로 일했던 93세 노인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각) 독일 함부르크 법원은 2차 세계대전이 열리던 1944년 8월부터 1945년 4월까지 나치 독일이 폴란드에 세운 슈투트호프 수용소에서 나치 친위대(SS) 소속으로 일한 브루노 데이에게 이같이 판결했다.

검찰은 당시 17세였던 브루노 데이가 경비병으로 일하며 수감자 학살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해 징역 3년을 구형했고, 법원은 집행유예 2년으로 낮춰 선고했다.

나치 독일은 슈투트호프 수용소에서 유대인 2만8천 명을 포함해 최대 6만5천 명을 학살했고, 브루노 D.가 일하던 기간에만 5232명의 수감자들이 살해됐다. 검찰은 브루노 데이가 근무 당시 이를 알고 있었으며, 경비병으로서 수감자들의 탈출을 적극적으로 막았다고 지적했다.

브루노 데이는 법정 최후진술에서 "광기의 지옥을 겪은 모든 사람과 그들의 친인척, 생존자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라면서도 자신은 강제로 징집된 것이며 수감자 학살에 대해서는 뒤늦게 알게되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수감자의 손자이자 재판의 원고로 나선 벤 코헨은 "이번 판결은 수용소의 경비병이라도 그곳에서 벌어졌던 일에 대한 책임을 부인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다"라고 밝혔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처럼 비극적인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아야 하고, 아주 정상적인 사람이라도 끔찍한 악의 일부가 될 수도 있음을 이 세상이 깨닫고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법원은 2011년에도 폴란드 소비보르 수용소 경비병이었던 존 뎀얀유크(당시 91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는 등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이 저지른 대학살)에 부역했던 사람들에 대한 단죄가 계속되고 있다.
#독일 #나치 #홀로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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