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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생 계획이 무너졌다"

[코로나19 인권대응 네트워크 좌담①] 평등하게 찾아오지 않는 감염병

등록 2020.07.28 19:45수정 2020.07.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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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인권대응 네트워크는 15일 '사회적 소수자가 상상하는 코로나19 이후'라는 좌담회를 열었다. 두 편으로 나눠서 좌담회를 연재한다. [편집자말]
코로나19는 취약한 고리를 드러냈다. 대남청도병원 폐쇄병동 환자가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 '예방적' 차원이라는 이름으로 '노인', '장애인', '아동' 복지시설이 코호트 격리 대상이 됐다. 구로 콜센터와 쿠팡물류센터는 어떤가. 코로나19가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취약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이태원에서 발생한 까닭은 무엇인가.

'코로나19 인권대응 네트워크'는 지난 5월 21일 '코로나19와 인권-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위한 사회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위기는 평등하지 않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우선 치료' 대상이 되면서 의료적 검진과 진료에서 배제된 사람이 있었다. 이태원 클럽을 통한 재확산 과정에서 성소수자들은 강제적으로 아웃팅 되면서 기본적인 삶을 영유하는 데 곤란함을 겪었다. 그뿐인가. 시설장애인 자립은 코로나19로 인해 무기한 중단돼야 했다. 이른바 '사회적 소수자'에게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위기는 평등하지 않았던 셈이다.

코로나19는 끝나지 않았다. 설령, 백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감염병은 돌아올 것이다.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을 앞두고 우리가 할 일은 점검이다. 빈부격차에 따라, 정규직·비정규직(특수고용) 등 노동조건에 따라서, 장애 여부에 따라, 어느 지역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성적지향과 성 정체성에 따라, HIV감염 혹은 다른 여러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지에 따라 경험을 달리한다. 이들에 주목하고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감염병 위기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코로나19 인권대응 네트워크는 지난 15일 '사회적 소수자가 상상하는 코로나19 이후'라는 제목의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좌담에서 사회는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명숙 상임활동가(아래 명숙)가 진행했으며, 장애여성공감 여름 활동가(아래 여름),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소주 활동가(아래 소주),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박한희 변호사(아래 한희)가 참여했다.

"방역과 안전이라고 말하지만 감시체계의 작동"
 

‘사회적 소수자가 상상하는 코로나19 이후’ 좌담 전체사진1 코로나19 인권대응 네트워크는 지난 15일 ‘사회적 소수자가 상상하는 코로나19 이후’라는 제목의 좌담회를 열었다. ⓒ 권순택

 
명숙 : '코로나19와 인권-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위한 사회적 가이드라인' 발표 후, 소수자의 어려움에 대해서 단편적이지만 많이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달라져야 할 세상에 대한 이야기는 덜 나왔다. 사회적 소수자집단이 코로나19로 인해 겪었던 어려움 외에도 코로나19 이후 만들어야 할 다른 세상에 대해 모여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100여 명의 항체를 주기적으로 연구한 결과 항체 반응이 3개월 후까지 지속된 환자가 17%에 불과(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CL)의 캐티 도오리스 면역학 교수 연구팀)했다고 한다. 백신이 개발돼도 2~3개월밖에 가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였다.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이 일상인 시대를 어떻게 이어갈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코로나19 이후의 사회를 더욱 적극적으로 상상해야 할 때가 아닐까. 여기 계신 분들은 노동자(본인)를 포함해 각각 HIV감염인(소주), 성소수자·여성(한희), 장애인(여름) 영역의 사회적 가이드라인을 만드신 분들이다. 코로나 이후 더 불평등해지거나 더 악화됐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나. 


소주 : HIV감염인이 마주해야 하는 의료공백의 문제가 컸다. HIV감염인들이 입원·수술 등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병원에서는 '코로나 때문에 바빠서 여력이 없다', '진료를 볼 수 없으니 다른 병원으로 가라'는 안내가 끝이었다. 타 병원을 연계해주지도 않았다. 진료 거부를 당한 HIV감염인들이 HIV/AIDS 인권 단체에 연락해왔고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금까지도 제 주변에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데 한없이 기다리는 분도 계시다. HIV감염인들은 주로 공공의료 국립병원을 이용하는데,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그 병원들이 제일 바쁘다. '다른 병원으로 가면 되지 않느냐'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많은 의료기관에서 환자가 HIV감염인이라는 걸 알면 편견과 낙인 때문에 일단 진료를 거부한다. HIV/AIDS 기본 정보를 의사조차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HIV감염인들에게는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코로나19 방역과정에서 차별이라고 느꼈던 때도 있었다. 이태원 클럽을 통해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그 지역 방문자들에 검사가 독려 됐다. 그 과정에서 유독 'HIV감염 여부'를 특정해서 물어보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응했다.


한희 : 제보를 통해 알게 된 건데, 'HIV감염 여부를 물어볼 것'이라고 보건소에 내려온 지침이 있었다. 실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기저질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HIV감염 여부를 특정한 것은 명백한 차별이었다.

소주 : 지금도 진료 거부 등 의료차별에 대응하고 있다. 안 그래도 HIV감염 사실을 알게 되면 수술을 거부하기 일쑤인데, 성소수자 차별과 연결해 문제들이 나타났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DUR(Drug Utilization Review)이라는 게 있다. 의사들이 처방할 때 환자가 기존에 복용하던 약 성분과 충돌이 벌어지지 않는지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이태원 클럽 발 재확산 이후 해당 시스템에서 이태원 방문 여부가 뜨도록 했다. 정부는 코로나 방역과 안전 차원이라고 하는데, 사실상 감시체계인 거다.

명숙 : 코로나19 사태에서 발생한 의료공백의 문제이다. HIV감염인만이 아니라 장애인, 이주민도 유사한 일을 겪었다. 아파서 병원을 찾은 것인데 '코로나가 아니다'라고 하면 진료 자체가 거부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코로나19 초기에 그랬는데, HIV감염인들은 지금도 그런 상황이라는 건가?

소주 : 아직 해결 안 됐고, 지금도 지속해서 상담이 들어온다. 유사한 의료공백 사례들을 수집하고 있다. 함께 대응할 계획이다.

명숙 : 저도 코로나19 시기 이주노동자 차별과 관련해 사례를 조사하는 보고서 작업을 하면서 들은 얘기가 있다. 의료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진료 가능한 병원을 알아봐 주는 것은 공공기관에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주노동자, 노숙인도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데 어느 정부 부처도 해결하지 않아 관련 활동을 해왔던 인권단체에서 그 역할을 하는 실정이다.

소주 : HIV감염인들은 손쉽게 병원에 갈 수도, 그래서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 게 대표적 문제다. 그런 일도 있었다. 미등록이주민이자 HIV감염인의 사례다. 미등록이라는 법적 지위에서 HIV감염인이 받을 수 있는 치료나 약 처방·보험적용은 거의 없다. 이분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본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게 됐다. 돌아가서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 거다. 어쩔 수 없이 남은 한국에서는 '미등록'이기 때문에 치료를 받을 수 없다. 그야말로 의료공백 상태다. 이분만의 문제도 아니다. 한국 국적이더라도 해외에서 검진을 받고 치료받는 분들도 있다. 국내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검진부터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빠르고 적절하게 의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느리게 진행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탈시설 원한 장애인, 성전환 원한 트랜스젠더의 '멈춤' 
 

장애여성공감 여름 활동가 ⓒ 권순택

 
명숙 : 장애인들도 의료 공백, 돌봄 공백이 많지 않았나?

여름 : 장애인들은 '의료', '돌봄' 공백으로 나누기보다는 아예 일상이 멈췄다는 말이 옳은 것 같다. 모든 일상이 통제된다고 보면 된다. 시설 안에 계신 분들은 밖에 못 나가고, 외부와의 교류도 차단됐다. 지역사회에 계신 분 또한 집 안에만 머물러야 했다. 장애인 관련 복지시설이 다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집에 보호자가 상주하면 일상은 유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지 않나. 그러면, 돌봄 공백이 생긴다. 교육권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으로 수업이 대체됐지만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때 조력인이 없다면 학습권 보장이 안 된다. 시설 안 상황도 다르지 않다. 시설장의 자의적 판단 하에 운영될 수밖에 없기에 상황이 다 다르다. 진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시설장에 의해 병원에 갈지 말지가 결정되고 있다. 방역을 위한 지원 물품 또한 시설별로 편차가 컸다.

명숙 : 언론에서 여러 번 사회복지시설이나 장애인수용시설의 방역 문제가 보도됐는데, 지금도 방역 관련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시설도 있나?

여름 : 저희가 접수받기로는 편차가 있었다. 방역 관련 물품들이 시설 내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됐는지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달랐다. 예를 들면, 마스크의 경우 1회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시설이 있었다. 반면, 천 마스크를 세척해 쓰는 곳도 있었다. 기준이 모호하고 관련 정보도 장애인들에게 충분히 제공되지 못했다. 시설 안에서 방역이 원활하게 진행되는지 의심하는 상황이 계속된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특히 본인의 일상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것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어그러진 게 많다. 복지관이 문을 닫자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활패턴이 달라진 것이다. 복지관에서 부분적으로 운영을 시작해서 갈 수 있는 상황이 됐음에도 아예 가지 않으시려는 분도 계신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일상을 다시 원상 복귀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장애인의 일상이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 정보가 장애인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 발달장애인의 입장에서 보면, 왜 손을 닦아야 하는지 혹은 왜 마스크를 잘 써야 하는지 정보전달이 충분히 되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19를 감기 혹은 독감 같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탈시설을 준비하던 장애인 역시 모든 것이 멈췄다. '상황이 좋아지면 나갈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게 언제인지도 모르는 거고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고되기 때문에 걱정이 많다. 시설 내 종사자는 출퇴근하는데 거주자들은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방침이 바뀌지 않고 있다. 비장애인들은 거리를 두라고 하지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것도 있지 않나. 그런데, 그것마저 허용이 되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이 나뉘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런 걸 보면, 누구를 위한 방역인가 싶을 때가 있다. 장애인의 일상이라고 하는 것은 언제나 후순위로 가니까.

명숙 :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장애인은 장애 유형별로 각자의 삶의 패턴이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경우 일상이 바뀌면 부정적 자극을 주어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여름 : 장애인 당사자와 활동지원사는 활동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거리두기가 쉽지 않다. 특히 식사, 화장실 등 신변보조를 위해서는 밀접하게 접촉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감염 부담을 누가 어떻게 질 것인가의 문제가 발생한다. 장애인 당사자 혹은 가족, 활동지원사 중 누군가 코로나에 감염됐다고 했을 때 후속 대안이 구체적으로 없다. 공백의 책임이 고스란히 보호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가 자녀를 먼저 살해하고 자신은 자살을 택하는 비극적인 상황들이 발생하게 되는 거다. 보호자 입장에서 '내가 책임져야 돼'가 다시 확인되는 상황이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주 하는 말이 '내가 자녀보다 하루만 더 살다가 죽겠다'는 것 아닌가. '돌봄'에 대한 압박이 평소에도 큰데, 코로나19 상황에서 대책 없음이 더 도드라지고 보호자 책임론이 더 커진다. 대구에서 장애인들이 고립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장애 인권 활동가들이 우려를 감수하고 공백을 다 메꿨다. 그럼에도 여전히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 장애인들은 "돌봄이 필요해"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없는 거다. 각자 알아서 되는 대로 하라는 식이라 장애인 당사자와 주변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크다.

명숙 : 코로나19 초기에 정부가 공식적으로 다국어 번역을 안 해주니까 가짜뉴스가 돌았다. '한국을 뜨지 않으면 다 죽는다'는 소문까지 났다고 한다. 공포가 더 증폭됐다는 의미다. HIV감염인과 비슷하게 '감염되면 안 된다'는 논리로 통제·감시 시스템이 구축되기도 했다. 공장주들은 숙소에서 절대 못 나가게 했다. 외출을 금지시키고 CCTV로 감시한 사례가 있었다. 가족들 만나는 것도 막는 등 격리와 비슷하게 감시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장애인의 경우, 코호트 격리도 많지 않았나?

여름 : 지금도 그렇다. 시설 안 장애인은 거의 대부분 외부 출입이 안 되는 상황이다. 아주 예외적으로 시설로 찾아가야 한다. 그런데 이 또한 자의적이다. 다른 시설에서는 외부인이 시설 건물 내 들어오면 안 된다는 이유로 개별적으로 밖에 나가서 만나게 했다는 거다. 계속 시설 안에만 있으니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도 발생하고 있다. 시설 장애인의 외부 취업도 다 막혔다. 그 상황이 벌써 반년이 지났다. 장애인이 감염됐을 경우 책임을 누가 어떻게 질 것이냐를 두고 정작 장애인 당사자는 무료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시설 안에 가만히 있는 것이 안전을 위한 최선이라 말하는 사회는 장애인들이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하게 하고 체념하게 만든다. 비장애인들이 독립하자면 코로나19로 인해 일정 변경 등 변수로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겠지만 독립을 위한 이사 등의 계획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일은 드물 것이다. 그런데 그 당연한 것이 장애인들에게는 아예 차단된 것이다. 탈시설을 준비하던 분들의 모든 계획이 기약 없이 멈춰 있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박한희 변호사 ⓒ 권순택

 
명숙 : 코로나19가 성소수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한희 : 성소수자들 대상으로 설문도 돌려봤는데, 가장 많은 것은 '혐오'였다. '이태원 방문자'라는 꼬리표가 곧바로 게이로 연결되고, 혐오 속에 놓이게 된 것이다. 직장 동료끼리 뉴스 얘기를 하며 혐오 표현을 직접적으로 듣게 된 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했다고 한다. 강제적으로 아웃팅되는 문제도 있었다. 확진자의 공개된 동선에서 이태원이 포함돼 있다면 으레 '그 사람 게이겠구나'라고 판단하게 된다. 설령 바로 해고를 당하거나 하진 않더라도 불안이 생기는 거다. 사건 발생 이후 인터뷰를 보면 클럽에 가기 꺼려진다는 반응들도 많았다. 그만큼 커뮤니티가 변했다. 성소수자들에게 이태원 클럽은 커뮤니티로써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이었다면 지금은 가급적 피해야 할 공간이 돼 버린 것이다. 성소수자들은 아웃팅을 가장 무서워한다. 특히, 가족과 직장같이 매일 얼굴 보는 사람들이 본인의 성정체성을 알게 되는 걸 가장 두려워한다. 그런데 가장 숨기고 싶었던 사람들이 알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는 상담도 많았다. 당사자에게는 일상 자체가 바뀌게 되는 거다.

트랜스젠더들은 호르몬 치료와 성전환 치료를 받을 때 대학병원을 많이 다닌다. 그런데, 갈 수 없게 돼 버렸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구 병원은 여력이 없어서 호르몬 요법을 못 하는 경우도 있었다. 성전환수술은 주로 외국에서 이루어지는데 출국을 못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사자에게는 성전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클 수밖에 없다. 단순히 지연의 문제가 아니다. 인생 계획이 무너진 것이다. 수술하고 성별 정정을 하고 또 이것이 취업과 연결되기도 하니까. 인생이 망가졌다는 호소가 많았다.

동성 커플의 경우, 의료차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파트너가 입원했을 때, 제도 속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면회를 못 하거나 의료 정보를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만일, 코로나로 인해 파트너가 사망한다면 애도할 수도 고통을 함께 나눌 수도 없게 된다. 장례 주관도 못 하게 되고 말이다. 
#코로나19 #성소수자 #장애인 #HIV감염인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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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시민연대 활동가. 그냥 내킬 때 내키는 글'만' 쓴다. 개인적으로 자랑할 건 동거묘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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