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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간식물원 '아베 사죄상'에 발칵 뒤집힌 일본

일본 관방장관 "사실이면 한일관계 결정적 영향"... 한국 외교부 "아직 일본 의사표시 없어"

등록 2020.07.28 17:51수정 2020.07.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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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한국자생식물원 내에 건립된 조형물 '영원한 속죄'의 모습. 사비로 조형물을 제작한 김창렬 원장은 조형물 속 남성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특정한 것은 아니라고 28일 설명했다. 2020.7.28 ⓒ 연합뉴스

 
한국의 한 민간 식물원이 설치한 조형물로 인해 한일관계가 떠들썩하다.

문제의 조형물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에 있는 민간 시설인 한국자생식물원에 설치된 것으로, 위안부 소녀상 앞에 양복 차림의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엎드려 사죄하는 형상이다. 일본 아베 총리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며칠 전부터 국내 언론들이 보도하기 시작했고, 27일부터는 일본 언론들 보도가 뒤따르고 있다(관련 기사: 일본 "아베 사죄상, 사실이면 한일관계에 결정적 영향").

<아사히신문>은 28일자 인터넷판에서 식물원의 김아무개 원장이 "한국에 소녀상은 많지만 책임 있는 사람이 사죄하는 모습의 상을 만들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이 신문은 조형물에 대해 한국 인터넷에서도 찬반이 갈리고 있다며, 찬성하는 쪽에선 "작은 모형을 만들어 전 국민이 소지해야 한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반면 반대편에선 "아베 총리가 이걸 보고 사죄할 리는 없고 외교적 마찰만 부른다" "일본이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게 중요하지 이런 건 의미가 없다. 유치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식물원 측이 "(식물원 측은) 아베 총리를 특정해서 만든 게 아니고, 사죄하는 입장인 모든 남성을 상징한 것이다. 소녀의 아버지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들끓는 일본 네티즌들 "표현의 자유 아닌 일본인 모욕 행위"

일본 최대 포털 야후재팬에 실린 교도통신 기사에는 28일 오후 현재 대부분 조형물을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이 5천여 개나 달렸다.

가장 많이 읽힌 댓글에는 "(아베 총리를 특정한 게 아니라지만) 머리 모양 등으로 볼 때 아베 총리가 확실하다. 단순히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모욕 행위이므로 한국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이러한 발상을 하는 나라와의 협력은 있을 수 없다. 일본의 국익을 위해서라도 강력한 제재조치가 있어야 한다"라는 반응이 들어있다.

28일 오전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 조형물을 언급하며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그런 것은 국제의례상 허용되지 않는다"며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그는 또 "만약 사실이라면 한일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국 외교부 "아직 일본으로부터 유감 등 의사표시는 없었다"

그러나 국가수반의 굴욕적인 모습에 대해 불쾌할 수는 있지만, 사유지에 설치된 민간시설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비판 발언을 한 것은 지나친 반응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인철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일본 측으로부터 유감 등 의사표시는 없었다"며 "어느 나라건 외국 지도급 인사에 대해서 국제 예양(international comity)을 고려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간시설에 설치한 조형물에 대해 외국 정부로부터 문제 제기가 들어올 경우 정부가 조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법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만 설명했다.

식물원 원장 "속죄 대상 확실하게 형상화할 필요 있어"

한편, 해당 식물원 측이 28일 오전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조형물을 만들었다는 조각가 왕아무개씨는 작품에 대해 "위안부 할머니들이 합당하게 받았어야 할 속죄를 작품으로라도 표현해 민족정신을 고양하고, 일본에게는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진심 어린 사죄와 새로운 일본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아무개 원장은 "국내외에 있는 소녀상들을 비난하고 조롱하거나 훼손하는 실태를 보면서 단순히 입장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속죄 대상을 확실하게 형상할 필요가 있어 소녀상의 대상을 아베로 상징해 조성했다"라고 설명했다.

식물원 측은 당초 다음 달 10일 외부 인사들을 초청해 제막식을 열 계획이었으나, 조형물에 대한 논란이 일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자생식물원은 지난 2013년부터 문을 닫았다가 지난 6월 초 재개장해 일반 관람객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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