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가 요구한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성소수자 단체,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열어

등록 2020.07.30 14:30수정 2020.07.3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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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참석한 성소수자 단체 활동가들 ⓒ 주영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주최한 '성소수자가 요구한다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10시 서울 국회 앞에서 진행됐다. 

이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기 위해 모였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에는 성소수자 누구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담겼다. 

이번에 장혜영 의원(정의당)이 발의한 안과 국가인권위원회 평등법 역시 성적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차별 금지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이날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 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종걸 활동가는 군형법 제92조의 6을 언급했다. 종걸 활동가는 "(군형법이) 합의 하의 동성 성관계를 처벌하는 데 쓰이며, 성소수자 군인 색출 수사와 같이 동성애자의 존재 자체를 범죄시하는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라며 "이는 과도한 기본권 침해이자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종걸 활동가는 "군대 내에서 자신이 성소수자라 밝히더라도 군인으로서 복무하는 것에 아무런 이상이 없고, 군 기강과 전투력 보존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성소수자 군인이 잠재적인 성범죄자, 군대 내 부적응자, 관심사병 등으로 분류한다"라며 "막상 국방부나 군대는 성소수자 전투력 보존과 관련한 어떤 연구조사도 하지도 않으면서, 인권 침해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군 당국을 비판했다.

또 종걸 활동가는 "성소수자 군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밝혀도 성소수자로서 당당하게 군복무 할 수 있도록 그 방향을 설정해주는 것이 바로 차별금지법"이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라고 적힌 피켓을 든 참가자들 ⓒ 주영민

 
'성소수자 가족구성권보장을 위한 네트워크'의 지오 활동가는 "내 동료는 혼인신고를 하지 못했고 내 애인은 동거인으로조차 계약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라며 "많은 성소수자가 주거, 의료, 노동 등 생활하는 모든 영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파트너의 관계를 인정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차별"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오 활동가는 "차별금지법은 제도에서 비켜나고, 소외받는 사회적 약자들이 인권을 보장받는 최소한의 장치다. 차별금지법도 만들지 못하면서 어찌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 칭할 수 있으며, 청년 세대에 무슨 미래를 주겠다는 것이냐"며 현 정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HIV/AIDS 인권활동가네트워크'의 윤가브엘 활동가는 "혐오 세력이 주장하는 AIDS는 이미 몇십 년 넘는 세월 동안 긍정적으로 변했다"며 본인도 "10년 넘게 약을 복용 중이지만, 체액이나 혈액에서 HIV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는다, 무분별한 감염 선동을 멈추라"라고 말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한희 활동가는 올해 초 트랜스젠더와 관련한 두 사건을 언급하면서 "트랜스젠더가 다양한 자리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고, 그럼에도 고용, 교육 등에 있어 심각한 차별이 존재한다"라고 지적했다.

트랜스젠더가 여성의 공간을 침범하는 위험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여성들의 인권이 위협받는다는 반대 측 주장에 대해, 한희 활동가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었을 때 효과는 트랜스젠더도 여타의 사람들처럼 교육, 취직, 관공서, 병원 등을 이용할 동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한희 활동가는 올해 초 입학을 포기한 숙명여대 학생의 이야기를 인용하며 "평범한 삶을 누리고 꿈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마쳤다. 
 

차별금지법 제정 우산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활동가들 ⓒ 주영민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활동가의 발언도 이어졌다.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의 보통 활동가는 "학교나 논술학원 등에서,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항에 대해서 토론이 자주 열리고, 최근에는 차별금지법이나 동성애 관련 찬반 토론을 진행된다"라며 비판했다.

"인구 통계상 한 학급에 30명 학생 중 1명 이상은 성소수자 당사자일 것인데, 성소수자 당사자가 없다는 전제로 학습목적의 토론이 열린다는것은, 차별의 시간"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보통 활동가는 "띵동 상담센터에 접수되는 혐오 가해자는 대부분 또래, 교사, 가족, 친척, 상담사라며 청소년을 둘러싼 모든 사람이 가해자가 되는 것"이라며 차별을 받아도 구제받을 안전망이 없는 상황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또 "띵동 상담센터에 접수되는 상담 주제는 우울증이나 불안, 무기력과 같은 정신 건강과 자살, 자해"라며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률이 일반 청소년보다 4배에서 5배 높다는 안타까운 결과도 언급했다.

무지개행동과 활동가들은 성소수자의 권리 요구가 특별한 권리가 아닌, 구성원을 위계에 맞추고 순번을 매겨 생존의 경계로 밀어내는 사회에 저항하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국민 10명 중 9명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는 지금, 정부와 국회는 나중으로 미룬 인권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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