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뜻 맞는 청년과 제주도 음악-쇼핑몰-영상 작업 하고파"

[인터뷰] 첫 음원 '제주도' 발표한 코스모스의 윤영준

20.08.03 16:39최종업데이트20.08.03 16:40
원고료로 응원

그룹 코스모스가 첫 음원 '제주도'를 발표했다. 코스모스 대표 윤영준 님은 음악을 좋아하다보니 노래를 만들게 됐다며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 김희정

 
'너는 지금 대체 어디에/나를 두고 대체 어디에/너가 없는 여긴 뭐 같애/나도 데려가 줘/네가 있는 그곳/제주도/제주도~'

그룹 코스모스(COSMOS)의 노래 '제주도'를 듣고 있노라니 제주도에 가고 싶다. 미술관에서 내려다본 푸른 바다, 올레길에서 만난 해녀, 해 질 무렵 붉은 노을 아래 흔들리던 은빛 억새. 제주도에서의 추억이 아른거린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이천시 한 카페에서 코스모스의 윤영준(27) 님을 만났다. 다양한 이력을 가진 20대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광고제작과를 졸업한 그는 평일 낮에는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퇴근 후에는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아르바이트를 한다. 인터넷 의류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지난 6월 첫 음원 '제주도'를 발표했다.

하루에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군요.
"어렸을 때부터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았습니다. 하고 싶은 일은 몰입해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어요. 평소 인연을 소중하게 여겼고 보다 많은 경험과 타인의 다양한 삶, 직업 등을 느껴보기를 갈망했고요. 그러는 중에 커피에 관심이 생겼고 고등학생 때부터 커피 바리스타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바리스타 일을 하고 있고요. 여행지에 가면 습관처럼 그 지역에서 예쁜 카페는 꼭 들렀다가 옵니다.

패션도 마찬가지 경우입니다. 일상에서 저만의 스타일대로 센스 있게 입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패션 관련 잡지나 SNS 등을 즐겨봤고 그러면서 나름의 패션 감각과 안목이 넓어진 것 같습니다."

- 첫 음원을 냈는데요. 음악은 언제 어떤 계기로 관심을 두게 됐나요?
"음악 역시 어려서부터 듣는 걸 좋아했습니다. 특히 버스를 타고 어딘가를 갈 때 차 안에서 듣는 음악을 가장 좋아했어요. 노래에서 흘러나오는 가사를 듣고 가사의 분위기와 그림을 상상하며 저만의 생각에 잠길 때 행복했습니다. 지금도 음악이 좋아서 활동하고 있고요."

지난해 8월 어느 날, 윤영준 님은 여느 때처럼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그때 '제주도' 노래의 후렴구와 멜로디가 떠올랐다. 마치 섬광 같았다. 그는 퇴근 후 그것을 좀 더 구체화 시키고 가사를 다듬었다. 이어 비트 메이커(Beat maker 힙합· 전자음악 제작자)인 이진규(26), 강민승(25), 김도경(25) 3인으로 구성된 'Eden tribe'라는 팀과 소통하면서 '제주도'를 완성했다. 황성호(26), 황태호(27)씨는 보컬을, 그는 랩 파트를 불러 음원을 발매했다.
 

장마와 코로나19로 인해 아까운 휴가를 거실콕으로 보내고 있다. 실은 마음이 문제이다. 제주도의 푸른바다와 하늘빛으로 그 맘을 달랜다. ⓒ 김희정


-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고 그것을 점진적으로 성장· 발전 시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 좋아하는 일이 있고 그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가운데 음원을 내기까지는 부모님의 지지와 믿음은 물론 그동안 제가 만난 사람들과의 다채로운 경험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재학 시절 영화 제작 부서 활동, 대학교에서 광고 제작, 방송 예술, 영상, 연기, 실용음악 등 문화·예술과 관련된 실력 있는 교수님과 친구들 덕분에 다양한 것을 배우고 경험했습니다."

-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려면 경제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
"맞아요. 저에게도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인 부분입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은 대부분 어느 정도의 자본이 있어야 진행할 수 있는데 경제적으로 넉넉한 상황은 아니거든요. 저와 비슷한 문제로 꿈을 포기하는 친구도 많이 있습니다. 저는 꿈을 좇아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요즘에는 저 역시 그 일이 어렵고 버겁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 그렇게 힘들 땐 어떤 일을 하나요?
"'친구들은 회사에 다니면서 자리 잡아가고 있는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하지만 아직 저는 배고픔보다 꿈이 더 좋아요. 젊으니까 가능한 특권이라고도 스스로 위로합니다. 그래도 힘들 때는 기도해요. 미래의 멋진 제 모습을 백 번 이상 상상합니다. 그리고 제 꿈을 구체화하고 세밀화하여 하나하나 계획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작업합니다. 결과물을 만들어갑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이 진행되고 결과물이 나왔을 때 그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거든요. 그렇게 미래의 나와 조금씩 가까워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미래의 어떤 모습을 상상하나요?
"언젠가 '코스모스'라는 아트 작업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곳에 저만의 카페를 오픈하고 제가 만든 노래를 들려주며 의류를 판매할 생각을 하면 웃음이 멈추질 않아요. 그 공간에서 뜻이 맞는 청년들과 함께 제주도 관련 음악, 의류 쇼핑몰, 영상 등을 재미있고 신나게 작업하고 싶어요. 그 작업이 사회에 의미 있고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기쁠 것 같고요. 힘든 상황이 많지만, 아직은 꿈을 향해 더 걷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장소, 사랑하는 이와 함께 가고 싶은 곳이 있다. 제주도는 윤영준 님에게 그런 곳이다. ⓒ 김희정


- 음악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 보죠. 우리나라 여러 지역 가운데 '제주도'를 선택한 이유는요?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장소, 가보고 싶은 곳이 있을 거예요. 제주도는 저에게 그런 곳입니다."

- 제주도에 대한 특별한 사연이 있을까요?
"제가 바다, 산, 카페 등을 좋아하는데요. 제주도의 자연 풍광은 숨이 멎을 만큼 장관이었고 카페는 매력적이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제주도에 간 때는 초등학교 4학년 겨울이었어요. 어머니하고 둘이 갔는데요. 그때 본 허브 꽃밭은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광활한 허브 꽃밭이 온통 새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는데 어린 제 눈에 비친 그 풍경은 마치 하얀 아이스크림을 부은 것처럼 환상적이었습니다. 그 후 열일곱 살 때와 작년에 제주도에 다시 갔는데요. 앞으로 제주도에 간다면 제가 좋아하는 누군가와 함께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제주도를 향한 남다른 애착과 그리움이 무르익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 노래 '제주도'는 아름답고 행복한 상상과 애잔하고 쓸쓸한 느낌이 교차합니다.
"제주도이면 좋겠지만 제주도가 아니어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떠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어서 그러지 않나 싶습니다. 얼마 전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바란 대상과 함께 가지 않았지만, 제주도의 한 바닷가에서 이 노래를 들으니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둔 요즘, 같은 20대 청년들한테 하고 싶은 말은요.
"저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분들은 힘들고 절망스러울지라도 포기하지 말고 자기만의 이야기와 삶을 써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너무 힘들면 잠시 멈추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내 모습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힘들어도 버티고 있지만 내일의 나보다 현재의 나도 중요하니까요."

매일 마스크 쓰는 일이 작년의 일상처럼 익숙하다. 그런데도 이젠 되돌아갈 수 없는 작년의 일상을 애타게 기다린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이었던가. 옥수수나무 이파리에 떨어지는 빗소리 벗 삼아 사색을 하고 있는 사이, 팔월이 왔다. 휴가철이다. 떠나고 싶다.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은 한산한 곳으로, 상상 여행이어도 좋을 듯. 꿈을 그리며 오늘을 충실히 사는 청년들을 응원하며.
제주도 코스모스(COSMOS) COXMOX 여행 멜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