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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한국 조롱하고 낄낄... 이런 방송 왜 보냐고요?"

[8.15특집 인터뷰 ①] '일본방송 추적자' 라미TV 운영자 라미씨

등록 2020.08.15 11:18수정 2020.08.1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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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일본의 TV 정보 프로그램. 가운데 서있는 사람이 대표적인 일본인 혐한 인사인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대사이다. ⓒ 라미TV


"그런 나라 따위와는 상대하지 않는게 좋아요."

지난 8일 일본 아사히 방송 TV의 아침 정보 프로그램. 사회자가 강제징용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며 '배상문제는 1965년 청구권협정으로 모두 끝났다. 개인간 배상이 필요하면 한국 정부가 해야 한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리자 뒤에서 한 패널이 외친 소리다. 공중파 방송에서 나온 거친 언사에 움칫할 만도 하지만 사회자와 패널들은 모두 재밌다는 듯 낄낄댄다.

이어 대표적인 혐한 인사로 알려진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대사가 "문재인 정권 하에서는 한일 관계를 복원할 수 없다. (일 기업 자산압류에 대한) 나쁜 전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 실효성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그러자 재무관료 출신 경제학자라는 사람은 "한국은 일본 은행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일본 은행이 금융제재를 하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맞장구를 치고, 급기야 한 연예인 패널은 "단교까지 갈 수 있을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일본 방송에서 거의 매일 펼쳐지는 풍경이다.

최근 한국 지역의 한 사설 식물원에 아베를 연상시키는 중년 남성이 위안부 소녀상에게 큰절을 하는 모습의 조형물이 세워진 게 알려져 일본 방송들은 며칠에 걸쳐 '한국인들의 예의 없음'을 질타했다. 예의? 그럼 일본의 방송들은 어떤가. 일본 빼고 세상 어디에 바로 이웃나라의 대통령과 그 국민들을 그렇게 대놓고 방송에서 조롱하고 혐오하는 '예의 없는' 나라가 있을까. 도쿄 도심에서 연일 벌어지는 혐한 데모나 대형서점의 혐한서적 코너는 또 어떤가.

그런 일본 방송을 하루종일 봐야 하는 '극한직업'을 가진 사람이 있다. 유튜브에서 일본 뉴스나 정보프로그램을 다루는 '라미TV(http://bitly.kr/SZTT9f44Jtjp)'의 라미(닉네임)씨다.

혐한 판치는 일본 방송 하루 20개씩 보는 '극한직업'

15년 전쯤 처음 일본으로 건너간 40대 중반의 라미씨는 일본 방송연구로 대학원을 마쳤다. 요즘에도 하루 20개 가까운 관련 프로그램을 본다. 그가 일본 방송을 한국 사람들에게 알리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지난해 일본 측의 도발로 시작된 '한일무역전쟁'이다.

"아베가 재집권하면서 혐한 방송이 점점 많아졌어요. 우리나라를 하루종일 조롱하고 깎아내렸죠.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런 현실을 몰라요. 그런데 지난해 7월엔 무역전쟁까지 걸어왔잖아요. 더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해 1년여 동안 일본방송의 혐한실태와 아베 정부의 실정을 담은 200여 개의 동영상을 올렸다. 구독자가 7만3000명을 넘었고, 보통 몇 천에서 몇 만 정도의 조회수가 나오지만 많은 경우엔 70만이 넘는 조회수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 '일본 방송 추적자'라는 닉네임을 얻기도 했다.

라미씨는 "일본인의 마음속에는 오래전부터 '왜 매번 우리가 계속 한국에 사과만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있었다"라며 "그동안 식민지 지배를 한 사실이 있기에 내놓고 표출하기 힘든 환경이었지만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소송 등을 거치며 이제는 혐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과거라면 '망언'이라고 지탄받고 사과했을 만한 혐한 발언들을 이제는 매일같이 당연한 듯이 하고 있다"라고 개탄했다.

라미씨는 이어 "한일관계는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으며, 아베가 물러난다 해도 자민당 정권은 계속될 것이므로 이런 상황이 꽤 오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래서 "지금 일본을 이끌고 있는 리더의 사고방식이 일제강점기 때와 다를 바 없으므로 일본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연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일본 방송 내용을 팩트체크 하는 책을 집필하고 있다는 라미씨는 언젠가 관련 연구소를 세워 일본 방송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잘못된 내용은 방송사에 직접 이의제기도 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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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TV의 라미씨가 한국의 일본상품 불매운동에 대해 보도하는 일본 아침 정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 라미TV


"일본 방송은 종일 우리를 때리는데, 한국 방송은 일본 관광 소개만"
  
- 우선 자기소개부터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국에서 대학을 나오고 일본의 국립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뒤 일본 방송 관련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일본 방송과 아베 정권의 실태를 전해 드리는 유튜브 채널인 '라미TV'도 운영하고 있네요."

- 하루 일본 방송을 얼마나 보나요. 주로 보는 프로그램은 어떤 건가요.
"하루 대부분을 일본 정보 방송이나 보도 방송을 보고 있습니다. 현재 정보 와이드 방송은 오전 4편, 낮 4~5편, 저녁 2~3편, 그리고 밤 메인뉴스를 5편 정도 보고 있습니다. 주로 보는 프로그램은 각 시간대에서 시청률이 가장 높은 방송과 우리나라를 가장 자주 다루는 방송입니다만, 공중파 대부분의 정보 방송과 보도 방송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연구하시기도 바쁠텐데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원래는 다른 장르의 일본 방송을 연구했습니다만, 아베가 재집권하면서 정보 와이드 방송 및 보도 방송에서의 '혐한'이 갈수록 심해져 언젠가는 그 방송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를 정말 하루종일 조롱하고 깎아내립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 방송에서는 일본 관광을 소개하는 방송만 넘쳐서 언제나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작년 아베가 무역전쟁을 걸어오자 더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국비 유학생에 선발돼 국민 여러분께서 주신 장학금으로 공부를 무사히 마쳤으니 그 은혜에 대한 보답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방송 개설한 지 1년 정도 됐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합니까.
"일단 소기의 목표는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형 커뮤니티에서 제 채널을 검색하면 제 영상을 캡처한 게시물들이 많이 보이고, 이제는 저 말고 다른 많은 분들도 유튜브에서 실시간으로 일본 관련 소식을 올리시는 것을 보고 있으면 제가 조금은 역할을 한 것 같아 부끄럽지만 자부심을 느낍니다.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달라고 부탁드리지도 않는데 생각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황송할 따름입니다."

아베 집권 후 늘어난 혐한... 이제 '망언'도 대놓고

- 일본 방송에 한국 때리기가 부쩍 늘어난 것 같습니다.
"아베가 재집권하기 전에도 혐한을 하는 방송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시청자분께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저의 경우 2000년대 초반에는 일본 방송에서 혐한을 하는 내용을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한류 스타들도 방송에 매우 자주 등장했었지요.

전반적으로 한일 관계가 가장 좋았던 것이 그 당시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아베가 재집권한 이후로 일본 공중파 방송에서 한류 스타들의 출연 빈도는 급속히 줄어든 반면, 혐한 관련 내용은 방송사 가릴 것 없이 압도적으로 늘었습니다."

- 방송뿐만 아니라 서적도 혐한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 않습니까.
"네. 그렇죠. 혐한 서적의 경우 아사히TV의 오전 정보 와이드 방송인 <하토리 신이치의 모닝쇼>에서 혐한 서적 특집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출연한 전문가는 혐한 서적이 이렇게 많이 나오는 이유가 '돈도 되지만, 위에서 시켜서'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대형 출판사들까지 혐한 관련 내용을 공공연히 다루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사회 지도층이 혐한을 부추기는 데 뒤에서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일본이 이렇게 혐한에 열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본에서 재일코리안에 대한 차별 역사가 길고 다른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일본 제국 시절을 재현하기 원하는 아베를 비롯한 일본의 극우 단체들이 상상 이상으로 한류 콘텐츠가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 사실에 위협을 느낀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실 많은 일본인의 마음속에는 오래전부터 '왜 매번 우리가 계속 한국에 사과만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있었지만, 그동안 식민지 지배를 한 사실이 있기에 그것을 내놓고 표출하기 힘든 환경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혐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거죠. 과거라면 '망언'이라고 지탄받고 사과했을 만한 혐한 발언들을 이제는 매일같이 당연한 듯이 하고 있으니까요. 그 배경에는 아베와 그의 뒷배라고 여겨지는 일본 최대 극우단체인 '일본회의'가 오랜 기간 꾸준히 해온 역사 수정주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일본 방송을 보면, 일본이 식민지 시대에 우리나라에 잘못한 점이 있지만 인프라 정비 등 근대화에 기여했고, 많은 젊은이가 한류에 열광하는데 한국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이같은 상황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일본인들도 있지 않습니까.
"일본의 역사 교육에서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 구체적으로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역사 문제와 정치에 관심이 거의 없는 일본의 많은 사람들은 아베 정권과 일본 방송 언론이 우리나라에 대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안보적으로도 믿을 수 없는 국가로 낙인찍고 있는 환경에 포위돼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사실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물론 한일 관계를 올바르게 바라보고 진정한 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고 판단하거나 행동하는 일본 사람이나 시민단체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작 그들의 목소리는 언론에서 다뤄주지도 않고 미미한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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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TV가 최근 올린 동영상 목록. 한일관계와 일본의 코로나 상황과 관련된 동영상이 많다. ⓒ 라미TV


"평창올림픽 향한 상상초월 흠잡기도"

- 일본 방송 중 가장 선호하는 프로는 어떤 건가요.
"한국 때리기 관련해서는 모든 방송국이 비슷한 상황에서, 특정 프로를 선호한다기보다는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을 먼저 보는 편입니다. <아사히신문>이 우리나라의 입장을 그나마 대변해 주는 언론이라고 생각해서 <아사히TV>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봐온 바로는 가장 열심히 우리나라를 때려온 방송국 중 하나가 <아사히TV>였으니까요.

특히 지난 평창올림픽 때는 올림픽 폄훼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정말 작은 흠이라도 하나 더 찾기 위해 사활을 거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와 관련해서 '평창올림픽이 사람이었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매우 컸을 것'이라는 표현을 종종 씁니다."

- 그럼 가장 짜증나는 프로를 물어봐야겠네요.
"모든 방송사가 혐한을 다룬다는 점에서 모두 짜증나지만, 특히 짜증나는 프로그램은 매주 일요일 낮 1시 반에 <요미우리TV>에서 방송하는 '거기까지 말해 위원회',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반에 <아사히 방송 TV>에서 방송하는 '정의의 편', 평일 오전과 정오 사이에 방송하는 <아사히TV>의 '와이드 스크램블', <니혼TV>에서 평일 오후에 방송하는 '미야네야'가 가장 짜증나는 프로그램입니다. 여기는 정말 작정하고 우리나라 때리기에 올인한다는 생각마저 드는 방송이니까요. 무엇보다 대부분의 방송에서 우리나라를 때릴 때 보여주는 특유의 비아냥거림과 웃음이 가장 짜증 나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소입니다."

- 그런 일본인 출연자들 가운데 한국을 이해해주는 사람도 있지 않나요.
"한국 특파원 출신에 <일본회의의 정체>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아오키 오사무(靑木理)씨입니다. 그는 아베를 적극적으로 비판하며 우리나라 관련 정보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고 하는 저널리스트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일본을 가장 생각하는 것 뿐인 아오키씨의 발언이 정작 일본에서는 '반일'로 낙인찍혀 많은 비난을 받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꿋꿋이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할 말은 하는 그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인터넷 댓글은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 한국인 패널은 잘 안나오나요.
"우리나라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시는 게이센여학원대의 이영채 교수님을 주목해서 봐왔습니다만, 이제는 일본 방송에서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일본에서 유일하게 정말 적극적으로 논리정연하게 한국의 입장을 강하게 대변해서 그런지 제가 모니터링하는 두 곳의 방송 진행자가 '다음에 이 분을 다시 모시고 제대로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 기준으로 이런 발언을 한다는 것은 '당신은 이제 이 방송에 못 나와'라는 선언이라서 '또 출연할 방송이 줄어드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돼서 매우 아쉽습니다. 

일요일 아침 TBS에서 방송하는 '선데이 모닝'이라는 프로그램에만 주로 출연하는 강상중 교수님도 주목해서 보고 있습니다. 재일 한국인 출신으로 최초로 도쿄 대학교 교수가 되신 분이죠. 한국과 일본 각각의 입장에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태를 바라보고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서 노력하시는 것 같습니다."

일본인은 무토 전 대사, 귀화인은 리소우테츠가 한국 때리기 '최강자'

- 일본인 출연자들 가운데 누가 가장 고약한가요.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 대사입니다. 이 사람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우리나라 국민의 대대적인 모금 활동에 큰 감동을 받았고 감사하다며 울먹이며 말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많은 방송에 출연하며 우리나라를 때리기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리소우테츠(李相哲)입니다. 일본 방송에서 한반도 전문가랍시고 나와서 한국 때리기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습니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리소우테츠가 최강자라고 생각합니다."

- 리소우테츠요? 왠지 일본 이름같지 않은 느낌이군요.
"리소우테츠의 경우 조선족 출신의 중국인이었는데, 일본에 유학해서 일본으로 국적을 바꾼 사람이지요. 원래 이름은 이상철인데 지금은 일본식 발음인 리소우테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 방송에서 독보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로 일본 방송에 가장 많이 출연하는 사람이죠. 한반도 관련 이슈가 화제가 되면, 온종일 방송사를 옮겨가며 출연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일본 방송국의 입맛에 잘 맞춰 발언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무역전쟁이 터진 직후 2박3일 서울을 다녀왔다면서 '한국 사람들이 불매운동에 관심이 없더라'고 하거나, 수요집회가 열리지 않을 때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앞에 가보고 '아무도 없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 그런 사람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일본 방송에 출연하는 대부분의 한반도 전문가는 재일 한국인 또는 귀화인입니다. 그런데 가장 문제는 일본 방송사들이 출연시키는 한반도 전문가들 대부분이 일본 입장을 옹호하며 우리나라를 비판적으로 보는 인사들로 채워 넣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출연자들 성향의 균형을 맞추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기울어진 운동장이지요. 이영채 교수님이 일본 방송에서 거의 보이지 않게 된 것이 그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배경도 있어서 그런지 출연하는 한반도 전문가들의 언행을 보면 결국 자신이 살아가는 나라가 일본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일본 방송이 원하는 입맛의 발언을 주로 하는 출연자가 살아남는 듯한 현실에서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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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V의 정보 프로그램에서 조선족 출신 귀화인 리소우테츠가 게이센여학원대 이영채 교수에게 '친일파가 왜 나쁘냐'고 따져묻고 있다. ⓒ 라미TV


  "코로나 엉터리 대응, 감염보다 올림픽 중시한 탓... 일본 국민들도 책임있다"

- 코로나 사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답답하고 어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 결과 결국은 지금 거의 감염폭발 상태로 접어드는 것 같은데요, 일본이 이렇게 엉터리 국가가 된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만큼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사설 기관과 대학 연구소 등을 동원하면 PCR 검사 수를 많이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었습니다. 물론 PCR 검사의 정확도는 차치하고 말이지요. 결국, 초기에 잘 대응했다면 지금처럼 심각한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베와 자민당의 리더십 부재와 그로 인해 최대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관료들의 대응, 변화를 싫어하는 경직된 사회구조 및 후진적인 정부 IT 시스템, 그리고 코로나 사태 초창기에 코로나는 대단한 질병이 아니고 잘 통제되고 있다는 듯이 분위기를 조장해온 대부분의 일본 방송 보도 등이 연쇄 작용을 일으키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펼쳐져 세상에 일본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 계획대로 올림픽을 열기 위해 무리수를 쓴 게 화근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아베와 고이케 도쿄도지사는 감염 방지보다 올림픽 개최를 우선순위에 뒀다고 생각합니다. 보건소가 PCR 검사를 제한하는 것이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점도 있었다고 했지만, 공표되는 감염자 수를 억제해 올림픽을 감행하려고 했던 의혹도 있었으니까요. 올림픽 연기가 결정된 후에도 아베는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았고, 긴급사태선언만 하고 지자체에 모든 것을 떠넘기다시피 했습니다. 그렇게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아베 정권의 대응을 보면 중증자와 사망자가 적다는 이유로 감염 확대를 방치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제1야당의 대표는 무정부 상태나 다름 없다는 표현까지 사용했으니까요. 게다가 극우 성향이 강한 야후 댓글에서조차 아베를 최악의 총리라고 하는 내용이 주류가 된 것을 보면, 이제야 아베의 진짜 모습을 알아차린 일본 국민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일관계 이미 루비콘강 건너... 극적인 뭔가가 일어나지 않으면 오래 갈 것"

- 현재 꼬여있는 한일관계의 개선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현재의 한일 관계는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생각합니다. 한때는 적극적인 민간 교류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결국 국가 관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가 리더와 정치인들의 방향성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거기다 어용 언론과 지식인까지 연결돼 일본은 극우적 환경이 갈수록 견고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간 문제에 리더가 안보 문제를 적극적으로 끌고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 골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톱다운 방식의 극적인 뭔가가 일어나지 않으면 개선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베는 우리나라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한일관계가 나빠지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아베 지지율이 급락하고 곧 일본의 총리가 바뀐다는 전망도 있는데, 총리가 바뀌면 한일관계도 호전될까요.
"아베가 그만둬도 자민당 재집권 가능성이 크고, 차기 총리도 아베가 그동안 구축해 놓은 혐한 정서를 거스르면서 우리나라와 관계 개선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심하게 말씀드리면 차기 총리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우리나라와 중국을 제대로 때리느냐인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드니까요. 현재 그 선두에 고노 타로 방위성 장관이 있습니다. 물론 누가 차기 총리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베가 1차 경제 전쟁을 걸어온 결과는 일본의 손해가 더 크다는 분석이 많다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아베 정권과 일본 언론들도 이것을 모를 리가 없겠지만, 오히려 일본 포털에는 언제나 우리나라 경제가 최악이고 곧 지옥에 떨어질 것이란 식의 기사가 넘치는 게 현실입니다.

게다가 일본의 많은 정치인은 아베가 우리나라 때리기를 용이하게 만든 것을 내심 기뻐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관련해서 자신들이 대놓고 못 했던 것을 아베가 많이 이뤄줬으니까요. 꽤 오랜 시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봅니다."

- 한국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제가 작년 독립선언서를 읽었는데, 아래와 같은 문구를 발견하고 많이 놀랐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를 하다가 힘들 때, 한 번씩 떠올리는 문구이기도 합니다.
 
일본의 학자와 정치가들이 우리 땅을 빼앗고 우리 문화 민족을 야만인 대하듯 하며 우리의 오랜 사회와 민족의 훌륭한 심성을 무시한다고 해서 일본의 의리 없음을 탓하지 않겠다.
 
현재 일본의 정치인들과 많은 언론, 방송에 출연하는 전문가 등의 행태가 일제 강점기 시절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방증이고, 우리는 지금 일제 강점기 시절을 형태는 다르지만 그대로 체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현재 일본을 이끄는 리더들의 사고방식이 그때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채널의 댓글에 이제는 일본의 실상을 잘 알게 됐고, 짜증 나는 일본 방송을 볼 필요도 없다며 일본에 관심을 끄자는 분들도 종종 계십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대상 중 하나가 일본이기에 누군가는 지금보다 더욱 철저히 지속해서 연구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본에 대한 경각심은 언제나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립선언서의 내용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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