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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된 식당 다 치웠는데 손님 안 와"... 예산은 지금

자원봉사 주민 1000명 돌파, 복구 속도↑... 피해 극심한 지역은 여전히 '막막'

등록 2020.08.12 15:46수정 2020.08.1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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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읍의 한 가정집, 복구작업이 진행중이다. ⓒ 이재환

 
3일 중부권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예산은 지금 수해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복구작업의 상당 부분은 예산 주민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예산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침수 다음 날인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1000여 명의 예산 주민이 수해 복구 작업에 동참했다. 예산군과 주민들은 외부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수해 복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 예산읍에 나가봤다. 현장에서 만난 예산군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한창이라서 예산군민들로만 자원봉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수해복구를 한다고 하다가 오히려 감염병이 확산될까봐 우려스러웠기 때문"이라며 "심지어 내포신도시에 사는 주민들의 자원도 받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이어 "자원봉사자들은 주로 침수된 집의 가재도구를 치우고, 집안에 쌓인 토사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흙탕물을 제거하고 집안 곳곳을 쓸고 닦고 있다"고 전했다.

박흥돈 예산읍장도 현장에 나와 있었다. 박 읍장은 "예산읍내는 거의 99% 정도 복구가 됐다"며 "침수 당일인 3일부터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서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읍내의 침수피해는 거의 대부분 정리가 된 상태"라고 전했다.

"식당 복구하고 영업 준비 끝났는데... 손님 안 와 걱정"

하지만 주변 상인들은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침수피해를 겪은 식당주인 A씨는 "지금도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며 "폭우가 쏟아지고 20분 만에 식당 안으로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정말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침수 당일인 3일부터 7일까지 치우고 닦았다. 지금은 완전히 복구가 됐다"며 "영업 준비가 다 끝났는데 정작 손님들이 오질 않고 있다. 손님이 끊기니까 맥이 풀린다. 슬퍼서 살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피해가 유난히 컸던 예산읍의 경우, 외형적으로는 점차 수해 이전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대술이나 신양 등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자원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예산군행복마을지원센터 직원들이 예산군 대술면의 한 농가 앞 마당에서 복구작업을 진행중이다. ⓒ 이재환

 
예산군행복마을지원센터 직원 10명은 이날 예산군 대술면의 한 농가 마당에서 토사를 걷어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해당 농가 뒤편의 산은 홍수로 이전에는 없었던 계곡이 새로 생겼다. 산과 연결된 밭은 산에서 쓸려 내려온 돌로 뒤덮인 상태다.

농가 주인 B씨는 "천안에 살다가 지난해 귀농을 준비하려고 내려왔다"며 "조경수를 심으려고 했는데, 당장 새로 생긴 계곡부터 정리해야 할 판이다. 언제쯤 복구가 가능할지 막막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황선봉 예산군수 "예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

이처럼 극심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예산군은 현재 재난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충남은 천안과 아산이 재난지역에 포함돼 있을 뿐이다.

수해 현장을 찾은 황선봉 군수를 우연히 만났다. 황 군수는 "다른 때 같으면 재난 지역 선포가 아니더라도 예산군의 자력으로 재난을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로 예산이 이미 315억 원이나 지출됐다. 예비비도 바닥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예산군을 특별 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복구할 방법이 없다. 현재 응급 복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항구적인 복구 작업을 위한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지난 3일 폭우로 대술면의 한 산에는 전에는 없던 계곡이 새로 생겼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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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블로그 미주알고주알( http://fan73.sisain.co.kr/ ) 운영자. 필명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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