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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전화 총공' 하자는 당원들, 그 이유는?

[스팟인터뷰] 더불어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에서 활동하는 김민석씨

등록 2020.08.13 18:37수정 2020.08.1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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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김회재 국회의원 ⓒ 오마이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토론회의 문제를 지적하는 전화를 걸어주세요!"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여수을)이 차별금지법 반대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히자, 민주당 당원들이 직접 '토론회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오는 24일 한국교회총연합과 평소 차별금지법에 비판적인 의견을 갖고 있던 패널들을 불러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무엇이 문제인가 - 헌법적 가치·사회적 합의 가능한가'?'라는 토론회를 열 예정이었다.

이에 민주당 당원 50여 명으로 구성된 더불어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아래 준비모임)은 토론회 개최 중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김회재 의원실과 민주당 지도부에 전화를 걸어 항의해 토론회를 무산시키자고 주장했다.

준비모임은 "김대중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원회를 만들 때 법률로 차별금지사유로 성적 지향을 명기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차별금지법 입법을 시도했다"면서 "민주당은 두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아 당 강령에서 소수자 인권 존중과 차별 반대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따라서 차별금지에 반대하는 것은 당의 기본 정신에 대한 도전이자, 김대중-노무현 정신의 부정이며, 해당행위다"라며 "소수자를 탄압하는 동시에 우리 당 대통령을 비방하는 자들끼리 모셔다 토론회를 여는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 필요할까요?"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토론회에 참석하는 전문가들 중 발제자인 이은경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법무부를 성토하는 '대한민국 법치주의 후퇴를 우려하는 변호사 130인'에 이름을 올렸고, 토론자 중 한 명인 김일수 교수는 '조국 퇴진' 시국선언에 참여하기도 했다. 


준비모임은 "(인권위)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8.5%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의의 전당에서 국민의 뜻에 반해 소수자 차별을 옹호하는 엉망진창 토론회가 개최되게 두어서는 안 된다"면서 시민들에게도 김 의원과 당 지도부에 항의 전화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장혜영 의원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하고, 곧이어 인권위가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평등법)을 내놓았을 때부터 민주당 의원실에 '평등법' 발의를 해달라는 요청 전화를 이어왔다. 그러던 중 이번 토론회 개최 사실을 알게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에서 활동하는 김민석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너무나 당황스러웠고, 꼭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민주당의 이름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나오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성소수자들이 민주당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데 그 존재가 가려져있다. 당내에서는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이 많지 않다"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차별금지법이나 생활동반자법 등을 입법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격려하고 목소리를 내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민주당의 이름으로 성소수자 혐오·선동 이뤄지지 않게 막을 것"
 

더불어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이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공지 ⓒ 더불어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

- 토론회 개최 사실이 알려졌을때, 준비모임에 있는 당원들 반응이 어땠나?
"민주당 의원이 차별금지법 반대 취지의 토론회를 연다고 해서 많이 당황스러웠다. 당 차원의 토론회는 아니고, 교회 장로인 김회재 의원의 개인적인 신념에서 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토론회 연사 면면을 살펴보면 그동안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해왔던 분들이 있고, 김회재 의원 본인도 어제 한 기도회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해 비판했다. (관련 기사: 
민주당 의원이 주최하는 '차별금지법 반대' 행사http://omn.kr/1okzl)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토론회로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당 지도부에서도 토론회에 대해 엄중하고 보고, 개최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다." 

-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차별금지법 논의 자체가 노무현 대통령 때 시작한 일이다. 민주당 발의안이 여러번 무산된 적도 있지만, 결국은 민주당에서 마무리 지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권위 조사 결과 찬성하는 국민이 88.5%로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반대세력이 과대대표되는 현상이 쭉 있었다고 생각한다. 응원하는 목소리가 많다는 점을 당에 전하고 싶다."

- 민주당에선 아직 성소수자위원회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아쉬운 점은 없나? 
"당내 분위기는 '차별은 안 된다'라는 명제에는 동의하면서도, 성소수자가 내 주변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다양한 구성원들이 정당에 있음에도 50~60대 중장년 남성의 의견보다는 젊은 사람들의 의견이 덜 반영된다. 그래서 당내에선 여전히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활동이 부족하고, 당원들의 인식도 쉽게 바뀌지 않는 듯하다."

-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게 부담되지는 않나? 
"부담도 있지만, 분명 필요한 활동이다. 그래서 퀴어퍼레이드에는 노란색(정의당) 깃발만 있는데, '우리도 있으면 좋겠다, 있어야 겠다' 싶어서 지난해 참가하게 된 것이다. 민주당 내 '성소수자 가시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성소수자와 앨라이(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비성소수자)들이 당밖에서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당내에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데, 그 존재가 가려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이 지난해 10월 광주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했을 당시의 사진(더불어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 페이스북 페이지 상단에 올려져있다). ⓒ 더불어

- 만약 준비모임과 시민들의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토론회가 그대로 이뤄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해 서삼석·이개호 의원이 인권위법에 규정된 차별행위 중 '성적지향'을 삭제하는 법안 발의에 동참해서, 그때 저희가 당헌·당규 위반을 했다며 징계 청원에 나섰고, 결국 두 의원이 발의에서 빠졌다. 이를 참고해서 만약 토론회가 그대로 이뤄진다면 발언 내용이나 수위 등에 따라서 후속조치를 할 것이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성소수자 인권이라는 이슈 자체에서 침묵이나 중립을 요구받는 상황이 올 때마다, 민주당의 이름으로 결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나 선동이 이뤄지지 않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차별금지법, 생활동반자법 등을 민주당 의원들이 추진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격려도 하고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차별금지법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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