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540㎞ 부산-임진각, 평화통일 도보순례 이어 108배

[스팟인터뷰] “위기의 남북관계, 정상합의 이행이 해법” 민병렬 6·15부산본부 공동대표

등록 2020.08.14 10:07수정 2020.08.14 19:47
0
원고료로 응원
a

"천릿길 도보순례 떠난 이유는" 민병렬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공동대표가 지난달 27일부터 부산을 출발해 임진각과 광화문을 향해 20여일 간 도보순례에 들어갔다. ⓒ 홍기호

 
a

"천릿길 도보순례 떠난 이유는" 민병렬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공동대표가 지난달 27일부터 부산을 출발해 임진각과 광화문을 향해 20여일 간 도보순례에 들어갔다. ⓒ 홍기호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부산지역의 통일단체 대표가 20여 일간 천리길 도보순례를 마치고 108배에 들어갔다.

부산에서 출발해 540㎞(1400리)에 달하는 거리를 걸어 이날 임진각에 도착한 민병렬(59)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부산본부 공동대표는 "위기의 남북관계를 해결할 방법은 정상합의를 흔들림 없이 이행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위기의 남북관계.. 천리길을 도보로 행진한 이유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도보순례'는 정전협정일인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됐다. 건강 등 주변의 걱정에도 민병렬 대표는 부산 영도다리에서 출발해 김해와 밀양, 창녕으로 일단 발걸음을 옮겼다. 대구시 달성, 경북 칠곡, 상주, 문경을 지나 충북 괴산, 경기도 이천, 광주에 이어 성수대교 남단, 고양, 파주까지 하루 평균 25~34㎞를 걷고 또 걸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도보순례 여정을 매일같이 기록했다. 이를 본 탈핵부산시민연대 대표인 박철 샘터교회 목사가 기도문을 남기기도 했다. 박 목사는 "한반도 평화와 전쟁의 종식을 기원하는 그의 발걸음에 무한한 지지를 보낸다"고 기도했다.

이번 순례의 종착점은 이날 임진각을 거쳐 광복절 행사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민 대표는 "남북관계가 굳게 닫혀있어 백두산까지 걷는 온전한 국토종주는 훗날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대신 그는 임진각 자유의 다리 앞에서 108배에 나선다. 민 대표는 남북정상선언 조항을 읽고 1배를 올리는 식으로 108배를 마친 뒤 다음 날 광복 75주년 8·15민족자주대회에 참석한다.


위기의 남북, 북미관계를 보며 민 대표가 강조한 해법은 '합의 이행'이다. 그는 "상황이 복잡해 보이지만, 정상 간의 하자는 약속, 하지 말자는 약속 그것을 지키면 된다"고 말했다.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등 갈림길에 선 한반도의 상황에서 적극적인 정상선언 이행 노력으로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한다는 주장이다.

다음은 민병렬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a

"천릿길 도보순례 떠난 이유는" 민병렬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공동대표가 지난달 27일부터 부산을 출발해 임진각과 광화문을 향해 20여일 간 도보순례에 들어갔다. ⓒ 민병렬 페이스북

 
- 20여 일간 계속 걸었는데 건강은 어떤가?
"발에 물집이 계속 생기고 없어지고 했는데, 현장에서 바로바로 처치하면서 행진을 이어갔다. 무릎 등이 아파도 견뎌야지. 곳곳에서 만나는 이들의 응원과 관심으로 힘을 냈다. 도보 행진은 복잡한 도심이 아닌 작은 길로 다녔다. 사람이 북적북적하지 않으니 만나는 이마다 드문드문 교감을 많이 나눴다."

- 계속 폭염과 장마가 기승을 부렸다.
"도보행진 내내 비가 왔다. 비를 맞지 않은 날은 이틀뿐이다."

- 이렇게 먼 길을 걸어온 이유는?
"개성에 있는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되는 걸 보면서 결심했다. 그전까지는 남북관계는 꼬여있어도 풀리지 않겠느냐 기대를 많이 가졌는데 폭파가 되는 순간, 아 갈림길에 서 있구나, 때를 놓치면 복구하고 복원하는데 얼마나 많은 세월과 시간을 보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뭔가라도 해야 한다,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108배는 어떻게 진행되나?

"오후에 전국의 교수·연구자 모임인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에서 한미연합훈련 관련 기자회견이 임진각에서 예정되어 있다. 108배는 이 행사 직후 진행할 계획이다. 남북정상선언의 조항을 하나씩 말하고 1배를 올리는 식이다."

- 15일 최종 도착지가 광화문이다.
"8·15 광복 75주년이기도 하고, 상징적으로 전국적 통일 열망이 모이는 자리라 임진각까지 가져온 기운을 모아 서울대회에 참석하려고 한다. 아쉽지만 백두산까지 걷는 온전한 국토종주는 훗날을 기약하겠다."

- 우리 정부와 여야 정치권에 하고 싶은 말은?
"우리 국민이 얼마나 절절한가. 1400리를 걸으며 느꼈다. 상황이 복잡한 것 같지만 해법은 남북정상의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다. 크게 2개다. 하자는 게 있고, 하지 말자는 게 있다. 그걸 지켜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군사훈련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남북합의에 찍어서 하지 말자고 굳게 약속한 것이다. 앞뒤가 안 맞다. 반드시 재고해야 한다.

한미워킹그룹 또한 남과 북이 합의사항 이행하는 과정에서 큰 걸림돌이다. 공공연하게 간섭을 한다. 미국의 횡포에 대해 정부가 훨씬 더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 일본과의 수출규제 대응 과정에서 정부가 용단을 내렸듯이 적어도 남북관계 문제를 푸는 데서 워킹그룹에 똑같은 태도를 보인다면 국민은 반드시 지지할 것이다."
#평화통일도보순례 #천릿길 #한미연합훈련 #남북정상선언 #민병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특혜 의심' 해병대 전 사단장, 사령관으로 영전하나
  2. 2 "윤 대통령, 달라지지 않을 것... 한동훈은 곧 돌아온다"
  3. 3 왜 유독 부산·경남 1위 예측 조사, 안 맞았나
  4. 4 '파란 점퍼' 바꿔 입은 정치인들의 '처참한' 성적표
  5. 5 창녀에서 루이15세의 여자가 된 여인... 끝은 잔혹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