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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병찬 서울신문 논설고문, '김재련 비판 칼럼' 직후 사의

"24일 마지막 칼럼 내고 그만둘 것"... 기자들 사퇴 요구 성명 앞서 결정

등록 2020.08.20 19:00수정 2020.08.2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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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8월 6일자에 실린 곽병찬 칼럼. 성폭력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내부 비판이 제기되면서 온라인판에는 실리지 못했다. ⓒ 서울신문

 
지난 8월 6일 '광기, 미투를 '조롱'에 가두고 있다'는 제목으로 칼럼을 써 '2차 가해' 논란을 빚은 곽병찬 <서울신문> 비상임 논설고문이 지난 7일쯤 이미 사의를 밝힌 사실이 확인됐다.

곽 고문은 20일 오후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그 칼럼을 쓴 직후에 (6-7일쯤) 이미 고광헌 사장에게 그만두겠다고 했고 그 뒤에 문소영 논설실장에도 알렸다"면서 "다만 24일 마지막 칼럼을 낼 게 있어 그때까지는 얘기하지 않으려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기자들이 사퇴 요구를 하기 전에 이미 자신의 거취를 결정했다는 얘기다. 이 회사 비상임 고문은 사표 수리 절차가 따로 없어 구두 통보만으로도 바로 그만둘 수 있다.

곽 고문은 서울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한겨레신문에서 편집인과 대기자를 지냈다. 지난 2017년 정년퇴임한 곽 고문은 2018년 5월 서울신문 비상임 논설고문으로 돌아와 칼럼을 연재했다.

이 신문 한 기자도 "곽 고문이 다음 주에 마지막 칼럼을 쓰고 그만두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기자들 문제 제기에 대해) 한 마디 설명도 없이 떠나는 건 아쉽다"고 밝혔다.

편집국 기자들, 박원순 사건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에 사퇴 요구
  
곽 고문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가 한 '2차 가해' 비판 발언을 두고 1970년대 긴급조치와 국가보안법 불고지죄에 비유했다. 아울러 이 사건엔 대리인만 있다면서 고소인 핸드폰 포렌식을 요구해 사내에서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표현의 자유'를 앞세운 논설실과 편집국 의견이 엇갈려 해당 칼럼은 종이신문에만 실리고 인터넷판에는 나가지 못했다.

이후 편집국 기자들이 칼럼 내용과 게재 과정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난 11일 기자총회를 열었고, 지난 13일 한국기자협회 서울신문지회와 전국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 편집분회 일동으로 곽 고문 거취를 묻는 성명을 발표했다.(관련기사: 서울신문 기자들, '김재련 비판' 곽병찬 고문 사퇴 요구  http://omn.kr/1olxl )

이들은 성명서에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언론보도는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 신상 정보 유출과 2차가해 등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는 것이 오래 전 확립된 사회적 합의"라면서 "'고소인의 핸드폰을 포렌식하자'는 곽 고문의 칼럼은 일반적인 상식에서 크게 벗어났고 서울신문 구성원이 생각하는 용인의 한계도 넘어섰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한발 더 나아가 이들은 "곽병찬 논설고문은 이번 칼럼 논란에 입장을 밝히고 거취를 정하라"면서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사장이 직접 인사권을 행사해 달라"며 사실상 사임을 요구했다.

김재련 변호사도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피해자가 대리인 뒤에 숨었다고요? 당신은 이 문장으로 수많은 피해자들의 존엄을 매정하게 부정하였습니다"라고 곽 고문 칼럼을 비판했다.

반면 문소영 논설실장은 지난 7일 사내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곽병찬 칼럼은 개인적으로 조금도 동조하지 않지만 위태로운 범위 내에서 주장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서 "기명칼럼이나 외부필자의 칼럼에 사실관계의 오류를 걸러내는 수준을 벗어나 과도하게 게이트키핑을 적용하는 것은 '검열'"이라며 해당 칼럼을 인터넷판에도 실어야 한다고 밝혔다.(관련기사: 경향·서울, '미투 반박 보도' 후폭풍... 2차 가해냐, 표현의 자유냐 http://omn.kr/1okm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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