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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그, 프렌치 불도그 왜 그렇게들 좋아할까?

[김창엽의 아하, 과학! 81] '매력적' 생김새 더불어 아파트 등 좁은 공간에서 키우기 적당해

등록 2020.08.27 10:25수정 2020.08.2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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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어쩌면 오래 못 살 수 있다는 걸 알아. 하지만 난 매력 가득한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

다양한 품종의 반려견들 가운데 오늘날의 퍼그나 프렌치 불도그 종류는 인간들의 의도적 교배로 탄생한, 유전적으로 기형인 개들이라고 할 수 있다. 

퍼그나 프렌치 불도그를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이 개들이 여러 선천적 질병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다른 품종의 개들에 비해 현저하게 수명이 짧은 것도 이 같은 선천적 기형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퍼그나 프렌치 불도그와 함께 사는 사람들은 개를 떠나보낸 뒤 다시 퍼그나 프렌치 불도그를 입양하는 경향이 있다. 퍼그나 프렌치 불도그 종류는 여러 유럽 국가에서 선호되는 개 품종의 상위권을 차지하곤 한다.
 

퍼그(왼쪽)와 프렌치 불독. 최근 이같이 '낮은 코' 유형의 개들에 대한 선호가 급격히 높아졌다. ⓒ 케이티 프라이스

 
영국 왕립 수의과대학 연구팀은 최근 퍼그나 프렌치 불도그 종류의 개가 왜 선호되는지를 조사한 논문을 발표해 눈길을 끈다. 이 대학로웨나 패커 박사팀은 퍼그, 프렌치 불도그 등 불도그 소유자 2168명을 대상으로 선호의 배경을 알아봤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 개 소유자 가운데 93%가 후속 반려견으로 역시 퍼그나 프렌치 불도그, 불도그 등을 택할 것이라고 응답한 대목이다. 또 3분의 2는 처음 개를 갖는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품종으로 퍼그, 프렌치 불도그 등을 꼽았다.    

스스로는 후속 반려견으로 여전히 퍼그나 프렌치 불도그를 원하면서도 타인들에게는 이들 품종을 다소 덜 추천하는 경향을 보인 것은 왜일까.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듯, '건강 문제' 때문이다. 생각보다 퍼그나 프렌치 불도그 종류의 선천적인 장애가 크다는 걸 키우면서 절실히 느낀 탓이다.

퍼그나 프렌치 불도그, 불도그 등 이른바 '낮은 코' 개들은 머리 골격이 너무 큰 탓에 탄생 때부터 제왕절개 등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또 숨소리가 거칠고, 눈과 척추 질환이 흔하며, 고온에 취약하고, 폐렴에도 걸리기 쉽다. 다른 개들에 비해 평균 수명이 무려 4년가량이나 짧은 데는 이런 유전적 결함에 따른 질환이 결정적 요인이다.

그런데도 낮은 코 개를 반려견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이들이 친화성이 뛰어나고 생김새가 유달리 귀엽다는 등의 이유로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더불어 퍼그나 프렌치 불도그 등은 요란하게 뛰어다니지 않고, 아파트와 같은 좁은 공간에서도 잘 지내며,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정 등에서 키우기가 쉽다는 사실 등을 장점으로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퍼그와 프렌치 불도그 등이 유럽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가장 가파른 선호 추세를 보이는 반려견으로 자리한 것은 불과 최근 십수 년 사이의 일이다. 영국 왕립 수의과대학 연구팀은 퍼그나 프렌치 불도그의 '치명적' 매력에 동의하면서도, "동물 윤리 차원에서 건강상의 결함을 줄일 수 있는 교배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려견 #퍼그 #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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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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