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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해는 정말 윤석열과 밥을 먹었을까

[정경심 26차 공판] 최 전 동양대 총장 조카 이씨 증언 둘러싸고 법정 공방

등록 2020.08.27 20:36수정 2020.08.2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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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해 동양대 총장 (자료사진) ⓒ 연합뉴스

 
"(2019년 9월 초) 최성해 총장이 저한테 '내가 윤석열 총장하고 지금 국가 최고 우두머리와 싸우고 있는데 네가 깝쳐서 되나 안 되나' 이런 식으로 이야길 했었습니다. 그때 당시에 내가 밥도 먹고 같이 뭐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최성해 전 동양대학교 총장의 조카 이아무개씨의 27일 법정 증언 내용이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2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경심 교수 26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정 교수에 유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이씨는 2012년 여름 조국·정경심 교수의 자녀들을 여러 차례 학교에서 보고 만났다고 증언했다. 그는 2012~2017년 동양대에서 카페와 식당을 운영했고, 동양대에서 퇴출되는 과정에서 삼촌인 최성해 총장과 사이가 틀어졌다.

이씨의 증언은 조민씨가 동양대에서 봉사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정경심 교수가 가짜 동양대 표창장(최우수 봉사상)을 만들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과는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씨 증언의 신빙성은 크게 흔들렸다. 그는 검찰의 반대 신문에서 조국·정경심 교수의 아들 조아무개씨를 봤다는 증언을 철회했다. 이씨의 말이 계속 오락가락하자, 임정엽 재판장은 "위증을 경고한다", "물타기 하지 말라"로 엄포를 놓았다.

"최성해, 윤석열과 밥 먹었다고 말해"

이씨는 2012년 여름 조국·정경심 부부의 딸 조민씨를 봤다고 말했다.


박재형 변호사 : 증인은 동양대에서 카페를 막 개업했을 시기인 2012년 여름 조민을 본 적이 있는가요?
이아무개씨 : 네, 맞습니다.
박 변호사 : 증인은 2012년 여름 무렵 카페에서 직접 조민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지요?
이씨 : 네, 있습니다.
박 변호사 :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로 나눴는지 기억나는 바가 있는가요?
이씨 : 정경심
·조국 교수님의 자제분이라고 총장님한테 소개받았고 (조민씨에게) '이런 데서 일하기 힘들지 않냐'고 안부인사도 하고, '어려운 거 있냐', '커피 한 잔 마실래?'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박 변호사 : 조민이 동양대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하던가요?
이씨 : 엄마 일을 돕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씨는 조국·정경심 부부의 아들 조아무개씨도 봤다고 했다.

박 변호사 : 동양대에서 조◯을 직접 보거나 이야기를 나눈 사실이 있는가요?
이씨 : 네, 있습니다.
박 변호사 : 2012년 여름 조◯이 동양대 어린이캠프 멘토로 활동하는 것을 보았나요?
이씨 : 네, 맞습니다.
박 변호사 : 당시 조◯은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다 나르거나, 강의실에서 우는 아이를 데리고 나와서 달랜 사실이 있죠?
이씨 : 네, 맞습니다.


이씨는 조국 사태 당시 최성해 총장이 윤석열 총장과 밥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두 차례 들었다고 말했다. 한 번은 최성해 총장의 측근인 정아무개씨로부터, 또 한 번은 최성해 총장으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했다.

박 변호사 : 정○○은 당시 증인에게 최성해 총장이 '(검찰에서) 8시간 조사를 받을 때 윤석열이 직접 왔었다, 밥도 같이 먹었다'고 이야기했나요?
이씨 : 네, 그렇습니다.
박 변호사 :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워서 여쭤보는데, 정○○이 최성해 총장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를 말씀하시는 거일 텐데, 정○○이 최성해 총장으로부터 검찰에서 조사 받을 때 검찰총장이 와서 같이 밥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최성해 총장으로부터 들었다고 하던가요?
이씨 : 자기가 모든 이야기를 다 아는 식으로 이야기했고요. 밥을 먹었다는 일은 통화로도 들었습니다.
박 변호사 : 어떤 통화에서 들었다는 것인가요?
이씨 :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안 나는데, 최성해 총장 전화가 와서, 제가 SNS 활동을 잘 하다보니까, 그게 두려우셨는지, 저한테 '내가 윤석열 총장하고 지금 국가 최고 우두머리와 싸우고 있는데 네가 깝쳐서 되나 안 되나' 이런 식으로 이야길 했었습니다. 그때 당시에 내가 밥도 먹고 같이 뭐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검찰 반격에 흔들리는 증언

변호인 신문이 끝난 뒤 검찰 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은 동양대 자료를 근거로 이씨가 본인 이름으로 카페를 운영한 것은 2013년부터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2012년에는 커피머신을 가져다놓고 일을 한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그는 검찰의 여러 질문에 오락가락한 답변을 내놓았다. 검찰은 이어 조민씨를 봤다는 증언의 신빙성을 공격했다.

고형곤 부장검사 : 그때(조민이 아이들을 인솔할 때) 원어민 교수가 같이 있었습니까?
이씨 : 옆에 있었습니다.
고 부장검사 : 보신 거 맞는다는 거죠?
이씨 : 네, 맞습니다.
고 부장검사 : 그 당시 조민이 튜터 활동을 했다는 것은 원어민 교수가 있는 강의가 아니었고, 영주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에세이 수업을 하는 과정이었는데, 조민이 이 학생들을 데리고 인솔하고 다닌 것을 본 게 사실이라는 말씀이시죠?
이씨 : 네, 맞습니다.


이씨 답변이 끝나자마자, 임정엽 재판장은 이씨에게 경고했다.

"재판부가 증인에게 위증죄를 경고합니다. 증인은 아까 선서를 하셨기 때문에, 본인의 증언이 객관적인 사실, 본인의 기억과 다른 면이 있다면,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저희가 판결에서 판단할 수도 있다. 잘 생각하고 대답하세요. 경고를 한 번 했습니다."

검찰은 조국·정경심 부부의 아들 조아무개씨 목격 증언을 지적했고, 이씨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안성민 검사 : (2012년 여름) 조◯인지는 어떻게 알았어요? 처음 봤을 거 아니에요?
이씨 :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소개 받아서 알고 있습니다.
안 검사 : 그 전에 조◯을 소개받았다는 말씀이네요?
이씨 : 무슨 말씀 하시는지.

안 검사 : 2012년 7월에 조◯을 봤다면서요.
이씨 : 2012년 여름에는 제가 정확하게… 제가 잘못 말했을 수 있습니다.


곧 임정엽 재판장의 호통이 날아들었다.

"연도가 흔들리면 증인 말이 다 틀리는 거예요. 연도가 얼마나 중요한 건데, 연도를 모른다고 얘길 해요. 잘 듣고 말해야지."

이씨는 자신의 증언을 정정했다.

"2012년 여름에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고. ◯이는 기억 안 나고, 민이는 기억이 납니다."

검찰은 이씨가 지난해 9월 3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지인인 김아무개씨와 함께 제보자로 출연한 사실도 따져 물었다. 당시 방송에서 김씨와 이씨 그리고 최성해 총장 측근인 정아무개씨의 대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검찰은 녹취록과 반대되는 내용이 방송된 사실을 지적했다. 이씨는 "모르겠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간 것은 김씨를 따라 콧바람을 쐬러 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울먹인 김미경 비서관 "조작 몰랐다"

이날 오후에는 김미경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지난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팀 신상팀장을 맡았다.

검찰은 인사청문회 준비팀이 코링크PE '블루펀드'에 정경심 교수 동생도 투자한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그렇지 않다고 거짓으로 입장을 발표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미경 비서관은 "사실대로 설명 안 한 게 맞다"면서도 "후보자의 지시와 적극적인 동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증인신문을 마친 뒤 울먹이면서 "저도 후보자도 (펀드) 운영보고서 조작을 전혀 몰랐다, 거짓 답변한 적 없다"라고 밝혔다.
#조국 #정경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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