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을 채우는 '소통요리' 요리

당진 최선희 강사, 이유식 직접 만들다 요리 수업 시작... "요리로 소통하고 싶어요”

등록 2020.08.31 09:35수정 2020.08.31 09:35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최선희 강사 ⓒ 박경미

코로나19가 삶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사람 사이의 정(情)이 그리운 요즘이다. 서로의 생각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 순간들이 소중해진 이 시대에서 최선희 강사(43·읍내동)는 요리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요리의 결과물보다 요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의 '소통요리'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요리해, 어느새 몸과 마음을 넉넉하게 만든다.

아이 건강 위해 요리 시작

최선희 강사는 지난 2010년 남편의 직장 발령으로 당진을 찾았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그는 농촌에서의 삶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남편이 다시 타 지역으로 발령을 받아 떠나고 최 강사와 아이들만 당진에 남았다. 

당진에는 아무 연고가 없었기에 그는 집에서 아이와 요리를 하며 지냈다. 신장 하나만 가지고 태어난 둘째 아이는 몸이 약했기에, 그는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고 싶었다. 그 방법의 하나로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였다. 이후 그의 모습을 보고 주변 다른 엄마들도 동참했고, 최 강사는 전문적으로 공부하고자 아동요리를 시작했다.

최 강사는 "아동요리는 일반적인 요리의 축소판"이라며 "일반 요리와 다른 것은 식재료를 통해 아이들과 노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리하는 과정을 통해 아동의 식생활을 개선하고 밥상머리 교육을 하기 때문에 '과정'이 중요한 게 아동요리란다.

요리로 말하는 마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졌다. 음식을 먹기 전 요리하는 것도 좋았다. 그래서 음식을 통해 마음의 평화와 즐거움을 찾고자 푸드테라피를 시작했고, 어느새 내 안의 평화가 다른 사람들에게로 전파되면서 요리심리(요리 심리상담), 소통요리에 대한 구상이 이어졌다. 요리심리, 소통요리는 요리를 통한 마음 치료다. 최 강사는 "치료라고 해서 마음을 고치는 게 아니다"라며 "그저 요리를 하면서 자기 안에 꽁꽁 숨겨둔 마음을 꺼내놓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시간과 공간의 제한 없이 사람들은 교류할 수 있어요. 그래서 사람 간 소통이 넓어졌다고 하는데, 넓은 게 깊은 것은 아니에요. 서로 교류하는 마음의 깊이는 얕아진 것 같아요. SNS 상에서는 내가 어렵고 힘들고 슬픈 일보다 즐겁고 기쁜 일들이 훨씬 많아요. 또한 보다 깊은 마음의 이야기는 하지 않죠. 이런 시대에 사람들과 요리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요리는 사람 사이 간 교류의 깊이를 깊게 해주는 한 방법이에요."

"소통의 매개체"

많은 소통 매개체 중에서 그가 '요리'를 택한 것은 요리 재료가 사람들의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최 강사는 "쉽게 볼 수 있는 것으로 다가가면 더 깊은 이야기가 나온다"며 "어렵게 다가가면 거리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친숙한 재료를 통해 친숙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강사는 "기업체 등에서 소통요리 특강을 나가곤 하는데 소통요리를 하면서 사람들이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이야기를 꺼내 울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선희 강사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소통요리를 진행했다. ⓒ 박경미

남녀노소 소통요리

소통요리는 아동에서 시작해 노인까지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다. 그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소통요리 활동을 하는데, 각 연령대에 따라 수업하는 내용은 다르다. 아동의 경우는 식재료와 친해지는 데 주안을 둔다. 신선한 달걀을 찾자며 계란 노른자에 이쑤시개를 꽂기도 하고, 쿠키를 만들 때 과학요리를 가미해 재미를 더한다. 어릴 때 형성된 식습관이 평생 가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통해 식재료에 대한 거부감을 덜어주려 한다.

초·중·고등학생들은 보통 교우관계에 문제가 많다. 그룹을 구성해 음식을 만드는데 그룹의 모든 학생들은 각자 맡은 역할이 있고, 서로 도와야 하나의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또한 요리는 결과물이 단시간에 나오기에 아이들의 성취감과 자존감을 높이는 데에도 좋다고.
 

최선희 강사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소통요리를 진행했다. ⓒ 박경미

나를 사랑하는 요리

노인을 대상으로는 쿠키클레이를 진행한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물으면 노인들은 하느님이나 부모님이라고 답한다. 고독감으로 자살하는 노인들이 많은데, 종이에 내 얼굴을 그리고 쿠키를 만들어 컵케익을 완성하는 쿠키클레이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존재는 '나'인 것을 일깨워준다. 

최 강사는 "얼굴모양 쿠키를 만들고 남은 반죽으로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보라고 하면 자녀나 손주가 아닌 집 앞에 있는 꽃, 키우는 강아지를 만든다"며 "실제로 어르신들은 꽃을 많이 만들곤 하는데 이것들은 그들이 평상시 자주 보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자녀나 손주를 생각했던 이들에게 경종을 울린다"며 "내가 얼마나 할머니·할아버지 또는 부모님과 마음을 나눴는지 되돌아보게 한다"고 덧붙였다.
 

최선희 강사는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계획이다. 유튜브 채널 <소통요리공간MAKE> ⓒ 박경미

"유튜브로 온라인 소통요리"

그에게 음식은 끼니를 때우는 게 아닌 좋은 영양분을 잘 먹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시장에서 가장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좋은 재료로 소통요리를 하고 매달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을 찾아 해당 농작물을 이용하고 아이들과 체험활동을 진행키도 한다.

다음달부터는 당진2동에서 약 40가정을 대상으로 온라인 소통요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요리 재료와 도구가 포함된 키트를 구성해 각 가정에 배부하고, 온라인으로 한 가족이 저녁 한 끼를 함께 만들어 먹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그는 현재 유튜브 채널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 유튜브 '소통요리공간MAKE' 채널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최 강사는 "유튜브를 통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법을 전할 예정"이라며 "이외에도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할 수 있는 요리, 어르신들이 반조리 식품을 활용해 쉽게 할 수 있는 요리 등도 알려드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밥 먹는 시간이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소통하는 매개체가 되길 바랍니다."

>> 최선희 씨는
- 1978년 서울 출생
- 현재 방송통신대학교 교육학과 재학
- 요리심리상담 1급 강사, 아동요리 1급 강사, 쿠키클레이 1급 강사, 푸드테라피 전문강사, 식습관코칭 전문강사, 유·초·중·고 아동요리 특강강사, 기업체 소통요리 전문강사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지역 주간 신문사인 당진시대에도 실렸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안녕하세요. 당진시대 박경미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당진시 '문화도시' 지정 도전

AD

AD

인기기사

  1. 1 조국이 이렇게 반격할 줄은 몰랐을 거다
  2. 2 윤석열 총장은 우선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3. 3 상속세 폭탄? 이재용에게 오히려 기회다
  4. 4 '박근혜 7시간' 기자 뭐하나 했더니... 아베의 질투
  5. 5 [오마이포토] 류호정 의원 1인시위 바라보는 문재인 대통령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