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거리두기 2.5단계'... 사람들이 증발한 듯한 모습

경계 줄을 친 카페에 사람들은 테이크아웃만

등록 2020.09.01 10:08수정 2020.09.0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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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로 쉽니다" 31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인해 새벽까지 붐비던 가게가 휴업한다고 안내하는 문구, 배달이 가능하다는 편의점 입간판, 카페/디저트 포장 주문하라는 배달 어플리케이션 팝업창, 저녁 9시까지만 운영이 가능하고 포장과 배달이 가능하다는 문구를 붙인 상점의 모습 ⓒ 손기호


사람들로 가득해야 할 서울 강남의 카페에는 앉아있는 손님을 단 한 명도 볼 수가 없었다. 지난 8월 31일부터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포장과 배달 외에는 이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해도 사람들로 북적였던 서울 강남 카페의 모습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람들이 증발한 것 같아 보였다. 그나마 자리를 이용할 수 있는 카페와 식당들은 거리두기를 해야 앉을 수 있고 오후 9시부터는 포장과 배달 외에 내부 이용이 안 된다. 일부 베이커리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내부 자리를 이용할 수 없다고 안내했다.
 

한산한 거리, 배달 오토바이는 가득 31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을 시작한 날 서울 강남 신논현역 일대 모습은 다른 때와 달리 북적이는 사람들을 보기 힘들었고 배달하는 이들로 가득했다. ⓒ 손기호

 
코로나19가 대유행을 해도 강남은 다른 나라 일처럼 사람이 북적였다. 특히 서울 강남 신논현역 일대는 낮엔 마스크도 쓰지 않고 옹기종기 붙어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마시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밤에는 고기를 굽고 술을 마시는 이들로 사람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하면서 전날까지 새벽에도 문을 열고 술과 고기를 팔던 '연탄집' 가게도 문을 닫았다. 가게 문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휴업한다고 적혀 있었다.

오후 1~2시 사람들로 한창 북적여야 하는 강남 신논현역 주변 먹거리 골목에는 배달하는 오토바이와 택배 차량들만 수차례 이동하고 있을 뿐 사람들의 이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가게들 문에는 마스크를 꼭 써야 출입이 가능하다는 문구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해 '포장·배달'만 가능하다는 문구를 볼 수 있었다. 'ㅂ'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카페/디저트 포장 배달 주문하세요' 문구가 팝업창으로 띄워져 있다.
 

"앉을 수 없어요, 방문체크 해야 해요" 31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인해 신논현역 부근 카페들은 일부 자리만 거리두기로 앉거나, 발열 체크와 방문 체크 장치를 하거나, 아예 앉을 수 없도록 경계 테이프를 부착한 곳도 볼 수 있었다(위에서부터 시계방향). ⓒ 손기호

 
신논현역에서 가장 가까운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한 24시간 프랜차이즈 카페에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경계 줄을 쳐놨다. 입구에는 체온을 자동 측정하는 장치와 인터넷 큐알(QR)코드로 방문등록을 하도록 설치했다. 2~3층까지도 사람들로 가득 차있었던 공간에는 단 한 사람도 앉아있지 않았다. 그나마 앉아서 이용할 수 있는 자리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 팻말이 자리와 자리 사이에 놓여있었다.

다른 신논현역 근처 2층 'ㅋ' 프랜차이즈 카페도 마찬가지였다. 이곳도 주문하는 곳 외에는 앉을 수 없도록 경계 테이프를 곳곳에 부착했다. 카페에는 종업원 외에는 주문하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역에서 조금 떨어진 'ㅅ' 대형 카페도 앉아 있는 사람을 볼 수 없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창가에도 앉아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내부에는 포장 주문만 가능하다고 적혀 있는 테이블과 안내 화살표가 있고 한, 두 명만 커피를 주문해서 바로 가지고 나갈 뿐이었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ㅍ' 가게도 2시부터 5시까지 매장 내 객석 사용이 불가하고 포장이나 배달만 가능하다고 안내문구가 적혀있었다. 편의점도 배달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입간판으로 또는 안내 스티커로 유리에 붙어있었다.
 

"커피, 포장 배달만 돼요" 31일 서울 강남 신논현역 부근 유명 프랜차이즈 'ㅅ' 카페에서는 정부의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인해 매장 이용이 불가하고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고 안내를 하면서 앉아 있는 손님은 한 명도 없다. ⓒ 손기호


하지만 헤어숍 등 몇 개의 가게는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든지 안내 문구도 없었다. 내부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이용하는 손님들을 볼 수 있었다.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니는 이들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어떤 이는 소위 '턱스크'로 턱에만 마스크를 걸치는 식으로 다니는 이들도 있었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모인 곳은 코로나19 유행이 무색한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벗고 바닥에 침을 뱉고 기침까지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이날 모습은 전날까지의 모습과는 분명히 달랐다. 오고 다니는 사람들도 줄어들었고 대신 배달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신논현역 주변 횡단보도에는 그나마 사람들이 있는 편이었지만 전날보다는 많지가 않았다. 도로에는 배달하는 오토바이들로 가득했다.
 

"코로나 이전 일상이 그리워" 31일 정부가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하면서 신논현역 주변 카페에는 북적이던 사람들이 줄어든 가운데 교보문고 건물에는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시인과 촌장, 풍경’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 손기호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듯 대형서점이 있는 건물에는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시인과 촌장, 풍경'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사회적거리두기 #코로나 #거리두기2.5 #강남 스케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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