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의회 파행이 빚은 시민의 '단식농성'

지난달 31일부터 의회입구에 텐트설치, 의회정상화까지 무기한... "야합이 먼저냐, 시민이 먼저냐"

등록 2020.09.01 11:35수정 2020.09.0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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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의회의 파행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높아지는 가운데 의회입구에 정상화를 촉구하는 시민의 무기한 단식농성까지 벌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달 19일부터 1인 시위를 가졌던 이 시민은 "양산시민들의 답답함을 한 여름 땡볕에 1인 시위로 표현했지만 양산시의회는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아직도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달 31일부터 양산시의회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의회가 정상화 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갈 것을 선언했다.

작은 텐트를 시의회 입구 한 구석에 설치한 그는 시위펫말과 "야합으로 얼룩진 양산시의회는 죽었다", "야합이 먼저냐?, 시민이 먼저냐?" 등의 구호가 담긴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그가 이렇게 격렬한 시위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있었던 의장과 부의장 선출에 따른 잡음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9석, 미래통합당 8석의 의석수를 가진 양산시의회는 의장 선출과정에서 의장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놓인 민주당의 의장출마 의원이 내부투표에서 떨어져 반발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의장선출에 떨어진 A의원이 당내 의장선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논란이 발생하고 이후 의장단 선거와 관련 그에게 민주당에서는 제명처리 결정을 내렸다.


우여곡절 끝에 민주당 소속의 임정섭 의장이 탄생했지만 무소속이 된 A의원의 행보에 따라 유리한 수적고지에 놓이게 된 통합당은 의장단 선출에 힘을 싣는 듯 했다.

하지만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로 여·야의원들간 상호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여기에 야당의원 일부의 의원윤리강령에 따른 문제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임정섭 의장은 일부 야당의원들을 수사의뢰키로 했다.      

이는 결국 상호 감정싸움으로 이어졌고 몇 차례의 상임위원장 선출이 무산되면서 모든 예산집행이 중단돼 의회의 파행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신임의장의 화합조절 실패에 따른 지적도 질책하면서도 통합당 의원들과 무소속 의원의 수적 발목잡기에 대해서도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지쳐있는 상황에서 양산시의회의 이 같은 파행은 '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시민의 의회정상화를 촉구하는 무기한 단식농성까지 탄생하면서 그동안 순탄대로를 걸어온 의회의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앞서 양산시도 지역의 윤영석·김두관 두 국회의원을 초청, 의회 정상화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으며 양산시의회 주위에는 정상화를 바라는 각 단체와 시민들의 현수막이 줄을 잇고 있다.

단식농성에 들어간 이 시민은 "최초 1인 시위를 할 때 일부 의원들의 음해성 발언까지 나오며 시민들이 염원하는 의회 정상화를 바라는 순수성을 모욕했다"며 "양산시의회가 의원들의 것이 아닌 시민들의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 정상화시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일권 양산시장은 1일 이 단식농성을 하는 시민을 만나 건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양산을 걱정해 희생하는 모습이 송구하고 안타깝다. 시의회 정상화를 위해 집행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하며 시민예산이 통과될 수 있게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임정섭 양산시의회 의장은 "시민들에게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 부끄럽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의회의 파행 사태로 인해 시민이 밥을 굶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을 다시한번 사죄드리며 신속히 의회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양산뉴스파크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양산시의회 #단식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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