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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의사 '집단휴진' 계속... "폭압적인 정부에 맞서 항거할 것"

전공의·전임의·의대생 포함 비대위 출범... "원점 재논의 합의문 작성할 때까지"

등록 2020.09.01 14:03수정 2020.09.0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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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특별시의사회에서 열린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비대위원장을 맡은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우리는 정치를 알지 못하는 힘 없는 청년일 뿐이지만, 정부의 폭압적인 공권력에 항거하기 위해 하나가 되기로 했다. 정부가 발표한 의료정책을 '원점 재논의한다'는 명문화된 합의가 나올 때까지 연대하고 하나가 되겠다."

자신들을 '힘 없는 청년'이라고 규정한 젊은 의사들이 정부가 '폭압적인 공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일방적인 탄압에 항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서울특별시의사회에서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가 출범했다. 비대위는 전공의 뿐만 아니라 전임의와 의과대학생까지 함께 모인 조직이다.

이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육성 등 의료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한다는 문구를 합의문에 명시할 때까지 집단 휴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정부와의 협상은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범의료계 4대악 저지 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로 단일화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정부가 전문가 의견 없이 일방적으로 의료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의사들의 간절한 호소에 한 번만 귀 기울여 달라"라고 강조했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긴급 대의원회를 소집해 파업중단 논의를 시작(8월 29일), 다음날인 8월 30일 박지현 비대위원장에게 7일간 전권을 맡기고 무기한 집단휴진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정치인 자식들 공공의대에 뒷구멍 입학할 방법 마련해 놓고 밀어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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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특별시의사회에서 열린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 둘째부터 조승현 대한 의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회장,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김지성 전임의 비상대책위 위원장. ⓒ 공동취재사진

비대위는 필수 진료과목 기피 현상의 원인을 '병원 부족'에서 찾았다.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필수 의료 전문가가 부족한 이유는 전문의가 취업할 만한 병원이 없기 때문이지 필수 진료과목 자격증을 보유한 의사가 부족한 게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현실적인 의료 수가로 인해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전공을 포기한 채 비보험과로 내몰리는 게 의료계의 현실"이라며 기피과 문제의 해답은 '(의료)수가의 정상화' 뿐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또 "정부가 공공의대에 정치인들과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의 자제들이 뒷구멍으로 입학할 방법을 몰래 마련해놓고도 아직도 뻔뻔하게 이를 밀어붙인다"라며 "정부에 맞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재차 정부의 탄압에 대응하기 위해 젊은 의사들이 비대위를 구성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단일 협의체를 구성해 서면 합의문 작성이 이뤄질 때까지 함께 하겠다, 선·후배의사가 하나 돼 잘못된 정책에 저항해 끝까지 함께하겠다"라고 힘을 줬다.

전임의들은 비대위에 힘을 실었다. 김지성 대한전임의협의회 회장은 "우리는 정부와 국회의 온갖 분열책과 폭압에도 더욱 단단히 뭉치는 모습을 보여왔다, 단 하나의 목표인 정부의 정책 철회를 얻어낼 때까지 흔들림 없이 함께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임의와 교수들은 의대생 등이 단 하나의 불이익이라도 받지 않도록 온몸으로 막아내겠다"라면서  "특히 의과대학생들이 소중한 인생을 허비하는 일까지 발생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거부 중인 조승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장 역시 전국 의대생이 '결집'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학생협회장은 "정부가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을 일주일 미룬다는 발표를 했으나 전국의 응시자들은 취소확인 전화 응답률 0%로 대응했다"라며 "우리는 국시를 미뤄달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줄곧 정책의 정상화만을 요청했다,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국시거부, 동맹휴학 등은 변화 없이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환자를 누구보다 생각하고 환자의 안전을 우려하는 게 젊은 의사들"이라면서 "다만 정의를 위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젊은의사들이 싸우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최근 전공의·전임의 집단 휴진으로 인해 대학병원 등의 치료병상을 운영할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한듯 이들은 "정부가 정책을 철회하는 순간 누구보다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도 집단휴진을 이어가고 있는 의료계에 "단 한 명의 의료인도 처벌을 받는 일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조속한 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정 총리는 전날(8월 31일) 정부가 의사 국가고시를 일주일 연기하기로 한 결정이 "다시 한번 의료계에 손을 내민 것"이라며 "어떻게 해서든지 대화를 통해서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 현재 진행되는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정부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젊은의사 #집단휴진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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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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