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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슬기로운 시민생활, 법안 '구독'이 가능하다니

관심분야 법안 발의되면 메일로 알려주기도... 국회보다 편리한 사이트, '캣벨'을 아십니까

등록 2020.09.02 18:35수정 2020.09.0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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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입법 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가 쏟아지고 있다. 21대 국회가 열린 지 석 달이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무려 3231건의 법안이 발의됐으니, 계산해보면 하루에도 40~50건씩 새로운 법안이 쏟아지고 있던 셈이다.

이렇게 수십 개씩 새로운 법안이 발의되다 보니,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국회의원 누가 어떤 법안을 발의하는지 살펴보기 쉽지 않다. 심지어 특정 의제와 관련하여 전문성을 가지고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도 의제와 관련한 어떤 법안이 발의됐는지 모두 꼼꼼히 살펴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특정 이슈나 키워드가 포함된 법안들을 따로 살펴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국회에서 운영하는 의안정보시스템에서는 그러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통상 부르는 '양진호법', '김용균법'... 국회선 찾기 어렵지만 여기선 한번에

보통 언론에서는 '양진호법'이라던가 '김용균법' 등 법안의 별명으로 보도하기 마련인데,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는 공식  의안명과 의안번호를 정확히 알아야만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관심이 생겨도 제대로 정보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어렵사리 법안을 찾아도 그 주요 내용을 소개할 뿐, 막상 전체 법안 내용을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PDF나 HWP 문서 파일들을 직접 다운로드받아서 내용을 살펴봐야만 한다. 국회에서 어떤 법안이 나왔는지 하나하나 찾아보기가 매우 귀찮고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정부에서는 '디지털 뉴딜'을 거론하지만, 정작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국회의 법안들은 전혀 '디지털'스럽지 않은 역설을 어떻게 봐야 할까.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을 뚫고 정치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을 위해 가뭄의 단비처럼 등장한 웹사이트를 소개하려 한다. "법치국가의 국민은 입법 내용과 과정을 모두 정확하게 알 권리가 있다"는 구호를 내건 웹사이트 '캣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캣벨 웹사이트 대문 캣벨 웹사이트 대문 ⓒ 캣벨

 
검색은 쉽게, 보기 편하게... '양진호법' 검색하면 관련 뉴스들까지 한번에 

캣벨은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법안 알리미'를 표방하는 곳이다('캣벨Catbell'은 캣벨컴퍼니에서 운영하는 법안 알림 사이트이다-편집자 주). 말 그대로 시민들이 국회의 여러 법안을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웹사이트라 할 수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과 다른 캣벨만의 가장 큰 장점은 뭘까. 바로 의안정보시스템에 올라와 있는 문서 파일을 기계 가독형식으로 풀어내, 웹사이트 내에서 '키워드 검색'으로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는 '양진호'나 '김용균'을 검색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지만, 캣벨에서는 흔히 이야기하는 '양진호법', '김용균법'이 착착 검색되어 나온다. 법안의 내용이나 입법 취지, 심지어 해당 법안과 관련한 온라인 뉴스들까지 함께 데이터로 묶어서 검색 엔진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캣벨에서 '김용균'이라는 키워드로 법안들을 검색한 결과 ⓒ 캣벨

 
관심분야 설정해두면 관련법 나올때마다 '알림'... 법안꾸러미 '구독'해볼까 

단순 검색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여기엔 '법안 알리미' 기능도 있다. 캣벨 이용자들이 특정한 키워드를 미리 설정해두면, 해당 키워드가 포함된 법안이 새로 발의될 경우 매일 아침 캣벨에서 보낸 E-mail을 통해 어떤 법안이 발의됐는지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노동'을 키워드로 한 노동 관련 법안 꾸러미, '장애'나 '인권'을 키워드로 설정한 장애, 인권 관련 법안 꾸러미 등을 내가 만들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만든 꾸러미를 구독할 수도 있다. 누구나 자신의 활동 분야나 관심 분야에 따라 꾸러미를 구독해서, 국회에서 어떤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여러 주제의 법안 꾸러미들을 구독하여 새로운 법안이 나올 때마다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다. ⓒ 캣벨

 
게다가 개별 법안들을 클릭하면 법안과 관련한 더 상세한 정보가 나온다. 어떤 의원이 대표발의했는지,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의원들은 누구이며, 당적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현재 입법 절차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AI(인공지능)가 추천한 관련 뉴스와 유튜브 영상과 더불어, 예전에 발의됐던 유사한 법안들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법안 내용을 분석한 워드(단어)클라우드는 덤이다.

   

개별 법안에 대한 여러 정보들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 캣벨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는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서 하나하나 찾아봐야 하는 '신구조문대비표' 역시 이 사이트에서는 바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각 조항 별로 개정안 제출 이력들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어 법안을 둘러싼 개정 시도 이력을 추적할 수도 있다. 이처럼 현재 시점에서, 발의된 법안을 과거 유사 법안들과 쉽게 내용을 비교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캣벨의 중요한 장점 중 하나다. 
 

신구조문 개정 발의 이력을 어느 웹사이트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다. ⓒ 캣벨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법안 발의 내역을 살펴볼 수도 있다. 법안 대표발의 건수나 공동발의 건수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 뿐만 아니라 주로 어떤 분야의 법안을 주로 발의했는지, 공동발의로 의견을 같이한 국회의원들은 누가 있는지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국회의원 개개인 관심사를 살펴볼 수도 있고, 어떤 의원들이 서로 법안 발의에 협조하는지 찾아볼 수도 있는 셈이다.

 

개별 국회의원이 어떤 주제의 법안을 많이 발의하는지, 공동으로 발의하는 의원들은 누가 있는지 쉽게 살펴보자 ⓒ 캣벨

 
예전에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고 찾기 어려워 국회감시가 어려웠다면, 요즘은 다르다. 최근엔 언론매체도 워낙 많아졌을 뿐 아니라 SNS를 통한 정치 관련 글이 넘쳐나기 때문에 오히려 정보량의 홍수 탓에 국회의원 활동을 제대로 추적하기 어려운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매일 쏟아지는 법안과 정치 기사를 모두 살펴보기 어렵다면, 캣벨을 활용하여 더 효율적으로 '슬기로운 의정감시'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 
덧붙이는 글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홈페이지(www.opengirok.or.kr)에도 게재되었습니다.
#국회 #캣벨 #의정감시 #법안 #의안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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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2008년 10월 9일에 창립한 알권리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입니다. 공공기관에 대한 정보공개실태조사, 연구, 언론캠페인 등을 통해 공공기관의 투명성 및 책임성을 신장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합니다. 또한 시민들이 정보공개청구를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청구 문화확산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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