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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겪는 코로나, 캐나다 학교들은 어떻게 대응할까

'학교 개방' 여부 놓고 대립하는 정부와 교직원들... 점차 바뀌는 수업 풍경들

등록 2020.09.03 11:50수정 2020.09.0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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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누구나 처음 경험하는 바이러스이자 사회적 혼란이다. 한국의 가을 학기가 시작하는 가운데, 필자가 거주하는 캐나다의 학교들은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캐나다는 9월이 되면서 긴 여름 방학이 끝났고, 일부 초중고교들이 개학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계속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하는 것은 능률 면에서도 문제지만, 캐나다 내에서도 맞벌이 부부가 많은 편이라 많은 학부모들의 불만을 무시할 수 없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큰 것도 문제다. 이에 따라 각 주 정부별로 학교 개학과 동시에 학생들이 온라인이 아닌 직접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캐나다의 개학, 학교로 돌아오는 학생들. 몬트리올 로리에 학교 풍경. 캐나다 방송 CBC화면 갈무리. ⓒ CBC 화면 갈무리

 
각 주 정부별로 교육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캐나다는, 현재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온타리오주 기준으로 볼 때 약 200만 명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올 것으로 통계를 잡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을 위해 학교 측이 발표한 학교 내에서의 기본적인 안전 수칙은 다음과 같다.
 
(1) 증상이 있어 보이는 경우 : 집에서 자가 격리 후 검사를 받아야 하고, 음성 결과가 나온 후에도 24시간 이전에는 학교로 오지 않는다.

(2) 만약 누군가 양성 반응이 나오는 경우 : 학교는 결과를 정부 보건부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한다(개인의 인적 사항은 공개하지 않는다). 같은 교실이나 접촉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학생과 교직원에게 직접 연락한다. 또한 양성 반응자와 접촉이 있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검사 뒤 음성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14일간 격리를 하도록 한다.

(3) 만약 다수 학생·교직원이 양성(확진) 반응을 받는 경우 : 보건부는 폭발적 확산(outbreak)을 선언해야 하며, 보건부 판단에 따라 바로 학교를 폐쇄할 수도 있다.
 

'학교 전면 개방' 여부 두고 대립하는 정부와 교직원 노조

학교를 전면적으로 개방하는 문제에 대해서 현재 온타리오 4개 주요 교사 노조들과 포드 주 정부와의 갈등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왜냐하면 온타리오주 수상 포드(Premier Doug Ford)는 계속되는 팬데믹 아래에서도 학교 복귀 계획(COVID-19 pandemic back-to-school plan)에 따른 큰 압력을 받고 있지만, 반대로 현재 온타리오 내 19만 명에 해당하는 교사·교직원을 대표하는 노조에서는 온타리오 정부가 자신들 우려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8월 31일 월요일 기준). 

온타리오 고등학교 교사 협회(OSSTF, Ontario Secondary School Teachers' Federation)의 회장인 하비(Harvey Bischof)는 '어떠한 (교육) 노동자도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희생해서는 안된다'며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가 아직 되어있지 않다'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다소 흥미로운 것은 서로 다른 지역이고 교육 시스템이 각자 독립적으로 돌아가고 있음에도, 학교 개방 문제에 대한 퀘벡주 발표는 온타리오주의 그것과 같이 '안전에 크게 문제가 없다'며 동일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여기서도 교직원 노조들은 이런 발표에 동의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학교 전면 개방을 놓고 정부와 교직원 노조의 갈등이 두드러지고 있다. 장-퀘벡 교육부장관(좌상단), 포드-온타리오주 수상(좌하단), 하비 - 온타리오 고등학교 교사 협회장(우) ⓒ CBC 화면 갈무리

 
장 프랑수아 퀘벡주 교육부장관은 오히려 코로나 탓에 학교를 열지 않는 것이 학생들을 '다른' 위험, 즉 학습 장애를 겪는 등 위험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We are really aware that 'NOT open the school' is putting our kids at risk')고 말했다. 또한 포드 수상은 노조 주장과는 다르게 수업을 하고 싶어 하는 교사도 많다면서, 교직원 노조들을 향해 '단지 (정부와) 싸우고만 싶어하는 것 같다'라고 비난했다.


지역별 학교별로 다른 안전 수칙들... 온라인으로 바뀌는 수업 풍경

캐나다 방송인 CBC 조사에 의하면 현재 캐나다 초중고교 내 안전 수칙은 주별로 지방정부 정책에 따라 미세하게 차이가 있다. 가령 퀘벡주는 5학년 이상 학생들에 대해서 교실을 제외한 복도와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고, 온타리오주는 4학년~12학년의 경우 교실을 포함해서 학교 내 모든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다. 마니토바주는 처음에는 학생들 마스크 착용이 권장 사항이었으나, 최근에 의무로 바뀌었다(교실만 예외).

이와 함께 미국을 포함한 북미 대학들은 대학별로 조금씩 다른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University of Toronto) 철학과 2학년이 되는 크리스틴(Christine) 학생에 따르면, 그가 이번 가을 학기에 듣는 5과목 중 학생 수가 20명 이내인 한 과목만 교실에서 수업할 예정이고 나머지 4과목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크리스틴은 이에 단순하게 한 과목만을 위해서 비싼 도심에서 방을 얻어야 했다.

다른 사례도 있다. 미국 텍사스에서 토론토 대학으로 유학온 한 미국인 학생은 이번 학기 시작 2주 전에 토론토에 돌아와서, 아직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현재는 호텔에서 2주간 자가격리 중이라고 한다. 

온타리오의 다른 종합대학인 맥매스터(McMaster) 대학의 다른 학생은 자신이 듣는 모든 수업이 100% 온라인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에 있는 지인의 자녀 한 명은 이번 학기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 버클리 대학 공학 전공으로 1학년을 시작하지만, 모든 수업과 학교생활이 100%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라 이번 학기는 시카고에서 거주하면서 버클리 대학 생활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의 이러한 혼란에 대해서는, 앞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 됐을 때, 여러 가지 관점에서 재조명되고 미래를 위해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이었는지 돌아보는 다양한 조사와 연구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필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립니다(https://psean21c.tistory.com/105).
#캐나다 #캐나다학교 #개학 #코로나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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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거주하며 애정을 가지고 한국을 바라보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정리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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