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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서 참여자 전원 '항체 형성'

초기 임상시험 결과 발표... "규모 작고, 비교 대상 없어" 지적도

등록 2020.09.05 11:52수정 2020.09.0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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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 참여자 전원이 항체가 형성됐다(관련 기사 : 러시아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 개발"... 효과·안정성 의문).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각) 러시아 정부가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의 초기 시험 결과를 담은 보고서가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더 랜싯>(The Lancet)에 올라왔다.

러시아 연구진은 18~60세 건강한 성인 총 38명에게 2차례에 걸쳐 백신을 접종한 결과 전원에게서 3주 이내에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 또한 발열, 두통 등 일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경미했다. 

이번 백신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펀드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발표는 러시아의 백신 개발을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반격을 가한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 최고의 백신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임상시험 참여자가 대부분 20~30세 건강한 남성인 데다가 효능을 비교하기 위한 플라시보(가짜 약) 투여도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 랜싯>은 "러시아의 백신 후보 물질이 항체 반응(antibody response)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그러나 백신의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플라시보 비교를 포함해 더 규모가 크고 장기적인 시험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영국 사우샘프턴대학의 글로벌 보건 선임연구원 마이클 헤드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백신 후보 물질이 유망한 것은 맞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며 "아직은 이 백신의 효능을 확인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CNN도 "러시아의 백신 개발을 성공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라며 "수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나와야 실제로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WHO "광범위한 백신 접종, 내년 중반에나 가능"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12일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고 선언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의 딸도 임상시험에 참여해 백신을 접종받았다며 효능을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 백신을 지난 1957년 미국과 우주 경쟁을 벌이던 옛 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을 따 '스푸트니크 V'(Sputnik V)로 이름 지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1, 2차 임상시험의 구체적인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고, 최종단계인 3차 임상시험을 하기도 전에 승인하면서 안전성과 효능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는 이번 달에 약 4만 명을 대상으로 한 3단계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의 마가렛 해리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 19 백신의 광범위한 접종은 내년 중반이나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코로나19 #백신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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