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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착한 건물주는 동화 속 이야기" 한계 몰린 자영업자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에 점점 벼랑끝... 월세 등 맞춤형 현금 지원 절실

등록 2020.09.07 13:01수정 2020.09.0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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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서울,경기 지역의 확산이 폭등하고 사회적거리두기 2 단계가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24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텅빈 거리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 이희훈


경기 고양시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박아무개(41)씨는 최근 폐업을 결심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연초부터 매출이 하향 곡선을 그려온 데다 지난달 말부터 방역 당국의 고강도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그나마 있던 손님마저 뚝 끊겼다. 지난 5월 받은 소상공인 저리 대출 2000만원으로 월세와 재료비 등 가게 운영비, 가족들의 생활비를 충당해 왔는데 벌써 잔고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박씨는 "주점의 특성상 배달이 가능한 메뉴가 많지 않아 매출 유지가 더 힘들었다"면서 "차라리 가게를 접고 다른 일을 해서라도 당장 필요한 생활비를 버는 게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씁쓸해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난 6일까지 시행될 예정(8월 30일 시작)이었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1주일 연장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비명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후 9시 이후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포장과 배달만 가능한 음식점과 술집은 물론,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학원과 운영이 중단된 실내체육시설까지 매출이 급감하면서 버틸 체력이 점점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영업자들뿐만 아니라 학원이나 실내체육시설에서 일하는 프리랜서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통계가 말하는 자영업자들의 악전고투 

자영업자들의 악전고투는 통계로도 잘 나타난다. 국내 66만 개 소상공인 점포 매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한국신용데이터가 분석한 8월 넷째 주 서울소상공인 매출지수는 0.68로 전주(0.75)보다 0.07 떨어졌다. 올해 들어 최저치다. 매출지수는 이번 주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로 나눈 값으로, 1 미만이면 매출이 지난해보다 줄었다는 의미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당일(지난달 30일) 하루의 매출만 반영됐는데도 매출 충격이 컸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는 9월의 매출지수 하락 폭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감소로 경영난에 빠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빚을 내 버티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일 발표한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를 보면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대출액이 1분기보다 47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가장 큰 증가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와 여당은 7조원 중반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피해 계층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6일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자영업자와 특수고용노동자 등에 대한 맞춤형 지원 대책을 마련해 추석 전에 집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중요한 건 속도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가 하루빨리 월세 지원 등 맞춤형 지원에 나서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학원과 공방, 음식점 운영자를 비롯해 체육시설 강사 등 프리랜서를 만나 현재 상황과 필요한 지원 대책에 대한 제언을 들어봤다.

[학원] 매출 급감 스트레스로 신장 투석까지... "월세 부담 줄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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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수도권 PC방에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 PC방에 코로나19 인한 휴점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유성호


서울 서대문구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김아무개(57)씨는 최근 신장 투석을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학원 대면 수업이 잠정 중단되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신장 기능도 급속도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20년 학원을 하면서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는 김씨는 "2.5단계 시행 이후 학원 수강생들은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며 "9월은 추석 연휴도 끼어있고 사실상 수업 진행을 못하게 돼, 매출이 제로라고 봐야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가장 큰 문제는 강사 월급과 건물 임대료다. 코로나 사태 초기였던 3월, 학원 강사들의 월급을 줄였고, 이후 조금씩 회복해 8월 들어서 겨우 정상화되던 터였다. 그런데 또 다시 코로나 사태가 악화되면서 강사 월급을 줄여야 할 처지다. 그는 "학원은 한 달 벌어 한 달 살기 때문에 몇몇은 무급 휴가를 가야 할 지경"이라며 "다음 주 학생 출석률을 봐서 일부만 출근하도록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에 대해 그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가 임대료를 낮춘 건물주들에게 세금 감면을 해주는 방식으로 측면 지원을 하고, 매출에 따른 차등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 김씨는 "실질적으로 매출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파악해 손실 매출만큼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이아무개(54)씨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되면서 학원 매출이 15%가 줄었다. 비대면으로 학원 수업을 하고 있지만, 차라리 학원을 쉬겠다고 하는 학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코로나가 처음 생겼을 때보다는 덜하지만, 거리두기 시행 이후 학생들이 빠지면서 매출도 줄었다"며 "선생님들 월급이나 학원 월세도 그대로 나가는 상황이라 부담이 점점 더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영 유지를 위해 소상공인 저금리 대출 3000만 원을 받았지만, 나중에 전부 갚아야 할 빚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당장 10일에 내야 하는 월세부터 걱정이다. 이씨는 "건물주들이 알아서 감액해주거나 하면 좋은데 그런 건물주는 많지 않더라"며 "월세 감면 시 세금 공제 등을 해주면 우리들도, 건물주도 부담이 덜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공방·주점] 착한 건물주는 동화 속 이야기... 폐업 자영업자 지원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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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에 의자와 테이블이 모두 치워져 있다. ⓒ 유성호


서울에서 인형 공방을 운영하는 이아무개(43)씨도 매출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씨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공방은 힘든 업종이긴 했지만 성장 단계에 있었다"며 "온라인 홍보를 보고 소비자들이 직접 찾아오는 방식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이러한 방문이 끊어지다 보니 매출이 8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이후에는 일반 정규클래스를 찾던 손님마저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공방의 경우 영업제한 등에 해당하는 업종은 아니지만 취미 활동 등을 자제하는 경직된 사회적 분위기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씨도 현재 월세가 가장 큰 부담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코로나19 피해 세입자들을 돕는) '착한 건물주'는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동화 속 이야기"라며 "최근에는 건물주들도 힘든 상황이라 월세 납부를 독촉하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안정적으로 월세 일부를 지원해줄 수 있다면 그나마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차 재난지원금으로는 정말 힘든 자영업자를 도와주면 좋을 것"이라며 "이미 장사를 접은 사람도 많고, 주변 자영업자들도 힘들게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고양시의 박아무개씨는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의 경우 당장 다른 일을 구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실업급여에 준하는 정부 지원금이 지급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며 "준비를 잘 해서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빚도 갚고 재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특수고용직·프리랜서] 월급 50%↓, 생계유지 어려워... "현금 지급 절실"

서울의 한 스포츠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정아무개(29)씨는 이번 달 50% 이상 줄어든 월급을 받게 됐다. 정씨는 "(소속 학원은) 일한 만큼 급여가 지급되는데 지난달 말부터 전혀 일을 하지 못한 만큼 평소 대비 50% 이상 줄어든 월급을 받게 됐다"며 "생계유지가 어려워졌고 업무가 중단되면서 오는 심리적인 압박감도 커졌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정부가 특정 업종에 대한 선별적인 운영 제한을 결정한 만큼, 지원도 그에 맞춰서 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후 정부가 몇몇 업종을 선별적으로 골라 운영을 제한한 만큼 이번 지원금 역시 선별적으로 지급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방침을 따른 결과이니 이번엔 정부가 노동자들을 보호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에 위치한 한 복지관에서 프리랜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김아무개(64)씨는 지난 2월부터 몇 달째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복지관과 1년짜리 계약을 맺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일이 없어졌다.

김씨는 "프리랜서 강사들은 1년 단위 계약을 맺는다, 올해도 1년짜리 계약을 맺었다"면서 "하지만 대구에서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하기 시작했던 지난 2월 말부터 일이 뚝 끊어져 몇 달째 수입이 0원"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돈을 지급해야 한다"며 "프리랜서라 하더라도 정식으로 계약을 맺은 만큼, 천재지변처럼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프리랜서에게) 일정 금액을 보조해주는 게 맞다"고 밝혔다.

학습지 교사인 박아무개(57)씨도 "코로나19로 인해 올 초부터 학생이 삼분의 일로 줄어들었다"며 "소득 역시 그 만큼 줄어들어 꼭 필요한 데만 돈을 쓰는 등 씀씀이를 제한하고 있다, 현금 지급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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