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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무취했던 '녹슨 전차군단' 독일, 스위스에 고전

[네이션스리그] 독일, 스위스와 맞붙어 가까스로 1-1 무승부

20.09.07 10:46최종업데이트20.09.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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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마치 '녹슨 전차군단'처럼 보였다. 
 
한국시간 7일 오전 3시 45분,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장크트 야코프 파르크에서 '20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A리그-4 스위스와 독일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독일은 선제 득점에도 스위스의 공격에 고전하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독일은 제1회 네이션스 리그에서 조별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명예 회복에 나선 독일은 지난 4일에 벌어진 스페인과의 첫 경기에서 종료 직전 실점을 허용하며 아쉽게 무승부를 거뒀다. 독일이 1위 탈환을 하려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지난 1회 대회에서 조 1위를 차지하며 4강에 진출한 바 있는 '다크호스' 스위스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첫 경기 우크라이나전에서 2-1 패배를 당하며 4조 최하위로 추락했다. 순위 상승을 노리는 길목에서 '전통의 강호' 독일을 만난 것이다. 
 
뢰브 독일 감독은 지난 스페인전 선발 명단에서 2명의 변화를 준 뒤 이날 경기에 나섰다. 최전방에 베르너, 드락슬러, 사네, 미드필드 중앙에 귄도안과 크로스를 배치한 3-4-3 포메이션으로 승리를 노렸다.
 
페트코비치 스위스 감독은 우크라이나전 패배 이후 좌우측 풀백과 중원에 2명, 총 4개의 자리에 변화를 줬다. 단단한 백5를 중심으로 중원에 자카와 소우, 최전방에 세페로비치가 위치한 5-4-1 포메이션으로 독일을 상대했다.
 
'선제골은 넣었지만...' 스위스에 고전한 '전차군단' 독일
 
독일은 전력상 한 수 아래라 평가하는 스위스를 상대로 시작부터 매우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독일의 최전방과 2선 자원은 매우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시도하며 스위스를 몰아세웠다. 스위스는 몰아치는 독일의 공세에 막아내기 급급했다.
 
독일의 공격은 이른 시간 결실로 맺어졌다. 전반 13분,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나가던 독일이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귄터가 침투하는 귄도안에게 컷백을 연결했다. 귄도안은 곧바로 강력하고 정확한 슈팅으로 스위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독일의 주도권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스위스는 이른 시간 실점에도 천천히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되려 독일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스위스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독일 우측 수비 뒷공간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베니토-슈테펜으로 이어지는 스위스의 좌측 라인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전반전 독일의 기록은 처참했다. 독일은 점유율(52 대 48), 슈팅 숫자(9 대 6), 패스 숫자(292 대 272), 패스 성공률(85% 대 84%) 등 주요 지표에서 모두 스위스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실제 스위스는 경기 기록과 마찬가지로 공격 전개 부분에서 독일보다 날카로운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비드머 동점골' 스위스, '녹슨' 독일을 상대로 용맹하게 맞서다
 
뢰브 독일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빠르게 변화를 가져갔다.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르로이 사네를 빼고 율리안 브란트를 투입했다. 독일의 교체 카드는 공격 전개 과정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며 분위기를 조금씩 가져올 수 있었다.
 
하지만 스위스는 완벽한 역습으로 타오르던 독일에 찬물을 끼얹었다. 후반 11분, 좌측면으로 침투하는 엠볼로에게 완벽하게 볼이 이어졌다. 엠볼로는 반대편에서 뒤따라오는 비드머에게 컷백 했고, 비드머는 상대 수비의 압박을 이겨내고 슈팅을 성공시키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계속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던 스위스는 값진 동점골을 터뜨렸다. 페트코비치 스위스 감독이 후반전 시작과 함께 측면 윙어들의 자리를 바꾼 것이 주요했다. 자신감이 찬 스위스는 더욱 강하게 독일을 몰아치며 공격을 늦추지 않았다.
 
아쉬운 경기력에 끝내 동점까지 허용한 상황. 뢰브 독일 감독은 요나단 타와 엠레 잔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스위스는 엠볼로가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 속에서도 중원 자원들의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독일을 끊임없이 압박했다.
 
결국 스위스는 '강호' 독일을 상대로 용맹하게 싸우며 귀중한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 공격 전개 마무리 과정에서 결정력만 있었다면 오히려 승리까지 가져올 수 있었던 훌륭한 경기력이었다. 반면 독일은 무색무취의 경기력을 이어나가며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분위기 반전이 시급한 독일
 
말 그대로 '졸전'을 펼친 독일이었다. 스위스는 유럽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다크호스지만 독일의 경기력 자체에 많은 의문이 들었던 경기였다. 독일 선수 개개인의 역량은 스위스보다 뛰어났지만 본래 자신들의 최대 강점이었던 '조직력'에서 스위스에 밀린 모습이었다.
 
지난 스페인전에 이어 백3를 가동한 뢰브 감독의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5개의 선방을 기록한 골키퍼 레노의 활약이 독일을 패배에서 구해냈다. 중원에선 귄도안과 크로스만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으며 윙어 고젠스와 케러는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독일 대표팀은 후반전 중반에 접어들며 체력적으로 뒤처지는 모습도 보여줬다. 많은 활동량을 자랑하는 스위스 대표팀을 상대로 순간적으로 들어오는 침투, 날카롭게 파고드는 측면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4년 월드컵 우승 이후 국제 대회에서 여러 차례 자존심을 구기고 있는 독일에겐 당장의 분위기 반전이 시급하다. 같은 시간 스페인이 우크라이나를 4-0으로 완파하며 그룹4 선두로 올라섰다. 독일은 10월초로 예정돼 있는 우크라이나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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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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