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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박재동 미투 반박 기사' 한 달 만에 사과했지만

"성범죄 보도준칙 위반" 인정... "내용 구체적이지 않아" 당사자들 '반발'

등록 2020.09.07 17:58수정 2020.09.0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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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 지난 9월 4일 ‘박재동 화백 미투 반박’ 기사를 내보낸 지 한 달여 만에 독자와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 경향신문


<경향신문>이 지난 4일 '박재동 화백 미투 반박' 기사를 내보낸 지 한 달여 만에 독자와 피해자에게 사과했지만 모두를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이 신문은 지난 7월 29일 2018년 박 화백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던 피해자 주장에 반박하는 기사([단독] 박재동 화백 '치마 밑으로 손 넣은 사람에 또 주례 부탁하나' 미투 반박)를 인터넷판에 내보냈다가 4시간여 만에 삭제했다.

앞서 피해자 쪽은 해당 기사를 쓴 강진구 기자 징계와 공개 사과를 요구했고, 이 신문은 지난 8월 31일 강 기자가 회사 인사 규정을 어겼다며 정직 1개월 징계를 확정했다. (관련 기사 : 경향, 강진구 기자 중징계 확정... "징계무효소송 검토" http://omn.kr/1ork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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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 29일 오전 보도했다 삭제한 '박재동 화백 미투 반박' 기사. ⓒ 경향신문

 
이 신문은 지난 4일 "기사 중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유발하는 내용이 있고, 사적인 SNS 대화 내용을 임의로 편집하는 등 경향신문 성범죄 보도준칙을 위반해 4시간 뒤 기사를 삭제했다"라면서 "경향신문은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구성원이 성범죄 보도준칙을 다시 마음에 새기도록 하고, 기사 검증 및 출고 시스템을 정비하겠다"라며 독자와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해당 사과문은 4일 오후 5시 20분쯤 인터넷판에만 올라왔고, 3일 만인 7일 오후 3시쯤 인터넷판과 포털에서 모두 내렸다.

피해자 "너무 짧고 건조"... 강 기자도 "더 구체적이어야"

경향이 뒤늦게 사과문을 올리고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피해자는 물론 강 기자도 사과문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피해자 A씨는 7일 <오마이뉴스>에 "사과문이 올라갔을 때 너무 짧고 건조한 내용에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라면서 "애초에 잘못된 기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바로잡아주길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A씨는 현재 사과문이 내려간 것에도, "경향의 사과와 피해자에 대한 피해 복구 의지가 과연 진심인지 묻고 싶다"면서 "현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 피해자의 명예와 피해 복구를 위해 온라인뿐 아니라 지면에도 사과문을 게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피해자 쪽은 강 기자 등을 상대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경향신문은 "언론중재위원회 정정보도나 반론보도가 결정되면 48시간 동안 게재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어 일정 시간 게재하고 내린 것"이라면서 "애초에 사과문을 올릴 때부터 그렇게 정했고, 오늘 피해자 쪽에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라고 밝혔다.

현재 회사를 상대로 징계무효확인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강 기자도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에 "회사에서 사과문에 성범죄 보도준칙 위반 사유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아, 소송 과정에서 징계 부당성을 설명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도 답답하다"면서 "회사 쪽 얘기대로 선정적 제목이나 내용이 문제였다면 당시 기사 수정이 가능했기 때문에 결국 피해자 중심으로 보도하지 않아 문제라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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