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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듭니다, 힘듭니다"... 급매로 가게 넘기는 자영업자

가족 희생으로 버텼는데 코로나19에 직격탄... 숫자 아닌 '사람'으로 본 자영업자의 위기

등록 2020.09.14 08:06수정 2020.09.1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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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주중에는 작은 신생 외식 프랜차이즈 대표로 가맹사업을 운영하며 주말에는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의 배달 기사로 투잡을 하고 있습니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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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강화된 2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1일 서울의 한 커피전문점에 '힘듭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는 요즘, 곳곳에서 자영업자들의 비탄 어린 한숨과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필자도 자영업 시장의 한복판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이들의 열악한 상황을 전달하고자 지난 기사로 코로나 재난 속 자영업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관련 기사 : 재난지원금이 열일한 5월 매출... 고깃집, 배달업체 단톡방은 지금). 그리고 두어 달이 지난 지금, 현재 이 불행한 상황은 필자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전문가에 의해 이런저런 통계 숫자로 진단,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자영업자는 사람이다. 사람의 이야기는 폐점률, 매출 하락, 소득 감소 같은 숫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그래서 난 숫자의 이야기가 아닌,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오래전부터 자영업자들의 삶은 이런저런 이유로 평가 절하됐다. 그들 또한 평범한 직장인들처럼 '자의 같은 타의' 또는 '선택지 없는 선택' 때문에 녹초가 되도록 살고 있는데, 그들의 슬픔과 고통은 별다른 위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 주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사람들임에도 말이다.

가족을 위해 일하지만

자영업자에게는 태생적으로 고통스러운 특징이 하나 있다. 자영업자의 라이프 사이클은 평균적 일반인들과는 완전히 어긋나 있다는 것. 손님들의 퇴근 시간, 손님들의 휴무일에 장사를 집중해야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니, 자영업자는 학생, 근로자와 같은 평균적 일반인들과는 다른 시간대에서 살아야 한다.

당연히 자영업자는 자식들이 학교나 어린이집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 집이 아닌 가게에 있어야 한다. 또 가족이 공휴일, 주말에 쉴 때도 가게에 있어야 했다. 그러니 가족 간의 '정'은커녕 평범한 대화조차 나누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 자영업 시절도 별다를 바 없었다. 사춘기였던 아이들은 당연히(?) 방치되었다. 물론 사업 시작 전 신중하게 고민해 대책을 세워 놓았지만, 현실의 장벽은 그 대책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부모와의 대화는 언감생심, 내 아이들은 부모가 차려준 따뜻한 밥 한 끼조차 거의 먹을 수 없었다. 그러니 가족 관계가 좋을 리 없었다. 

우리 가게에 알바로 일했던 한 대학생은 자신의 부모님도 자영업자라고 소개했다. 당시 부모와 같은 동네에 살고 있음에도 그녀만 따로 원룸에 살고 있던 사연이 궁금해 슬쩍 물어보니, 그녀는 독립심이 길러질 수밖에 없었던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의 애잔한 기억을 들려주었다. 

그녀의 부모는 슈퍼를 운영했다. 그래서 엄마와 아빠는 아침 일찍 나가야 했고 엄마는 그나마 늦은 오후에는 들어왔지만, 아빠는 새벽까지 근무했단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아직 저학년 초등학생일 뿐인 아이의 끼니를 챙겨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굶지 않으려면 끼니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엄마는 그녀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고 밥솥에 밥물을 맞추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고 했다.

"손등까지 물이 올라오면 밥물이 맞는 거야…"

과거 내 이웃 가게의 사장은 어린아이가 셋이나 됐다. 자영업 특성상 부부가 일하지 않으면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 아내까지 나와 일하며 아이들은 남의 손에 맡겨야 했다. 예순이 넘은 그의 아버지는 비와 눈을 마다하지 않고 배달을 뛰어 주었다. 자식이 한 푼이라도 더 가져갈 수 있게… 빗길, 눈길 사이로 배달을 떠나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가게 앞에서 하염없이 바라보는 그 사장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몇 년 전 지인과 함께 어느 일식 주점을 방문했다. 지인은 그 일식 주점의 주인 부부와 친분이 있었던 터라, 내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홀서빙을 하던 사장의 아내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여성분의 얼굴이 너무도 어둡고 슬퍼 보여 쉽게 자리에 끼기 어려웠다. 기다리다 옆에서 흘려 들은 그들의 대화는 이랬다.

사장 부부에겐 유치원 다니는 어린 아들이 하나 있다고 했다. 엄마의 손이 가장 많이 필요할 시기임에도 가게 일 때문에 전혀 돌봐주지도 못하고 있어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만든 남편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물론 그 남편은 '가족을 위해서' 이런 선택을 했을 것이다. 

흔들리는 자영업자들을 위해서 

최근 내가 종사하는 브랜드의 가맹점주 두 분이 사업을 포기했다. 어린 자녀의 보육에 힘겨워하던 중 코로나19로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두 사람은 고통스러워하다가 결국 가게를 헐값에 급매로 넘겼다.

이들 자영업자에게 '왜 그렇게 사느냐?'라고 묻는다면 '가족을 위해서'라고 할 것이다.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말이다.

일인 창업, 부부경영의 시대로 접어들던 자영업 업계는 이번 코로나 '재난'으로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자영업 당사자는 물론, 그 가족까지 고통받고 있었다. '가족을 위해서' 하는 일에 가족이 희생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수년 전 어느 자영업자 출신의 창업 컨설턴트가 기고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기사의 내용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문구가 있다.

"'손님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라는 헛소리는 하지 말라. 당신이 가게를 운영하는 것은 가족을 위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 자본주의 사회는 '가족을 위해 가족을 희생'시키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는 10일 긴급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 따르면, 7조8000억 원에 달하는 4차 추경 규모의 절반가량인 3조8000억 원을 소상공인·자영업자 총 377만1000명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매출 손해를 입은 업종 12개 가운데 유흥·단란주점 등을 제외한 뷔페, 노래연습장, PC방 등 9개 업종 소상공인에 최대 200만 원을 지원한다. 오후 9시 이후로 영업이 금지됐던 수도권 음식점, 커피전문점 등에도 현금 150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환영하지만, 코로나 재난 속에 애타는 또다른 자영업자들에게도 금전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우리 이웃들의 '공감과 위로'도 필요하다고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의 일부 내용은 필자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 브런치 등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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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으로 시작한 회사생활, 그러나 '이전투구'의 현실에 염증을 느끼고 퇴사 후 자영업에 도전하여 그동안 꿈꾸던 '이상'을 실험해 봄, 비록 무한경쟁과 자본의 싸움에서 밀려나긴 했으나 그 '가능성'을 맞 봄, 이후 재취업에 도전하며 스타트업 부터 동네 가게 배달기사까지, 노동자와 관리자로 오가며 체험한 요지경 세상의 '우리들' 이야기를 글로 쓰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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