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수문개방 뒤, 축구장 면적 115배 수변공간 증가

환경부, 금강 세종·공주보 3년간 관측·분석한 결과 발표... “생태계 개선 효과 뚜렷”

등록 2020.09.10 15:01수정 2020.09.1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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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준설로 펄과 잡풀만 가득하던 강변이 이번 홍수로 공주보 상류 커다란 모래톱을 만들었다. ⓒ 김종술

 
공주보 778일, 세종보 888일.

위의 수치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4대강사업 때 만든 금강의 두 개 보의 수문 전면 개방 일수이다. 보의 수문을 최대 개방했을 때 세종·공주보 모래톱은 축구장 면적 74배(0.527㎢)가 늘었다. 수변공간은 축구장 면적의 115배(0.819㎢)가 증가했다. 물의 최류시간이 감소하고 유속이 빨라졌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흰수마자가 나타났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흰목물떼새도 모래와 자갈밭에 둥지를 텄다. 여름철 서해 연안에서만 드물게 출현하는 것으로 알려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노랑부리백로도 발견됐다.

수문을 전면 개방해도 강의 절반 가량이 고정보에 의해 막힌 상태지만, 강물이 흐름을 회복하면서 자연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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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공주보 구간 위성사진 ⓒ 환경부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완전 개방 중인 금강 세종·공주보를 3년간 관측·분석한 결과,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출현하는 등 생태계 전반의 서식환경이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금강 공주보는 2017년 6월부터, 세종보는 같은 해 11월부터 수문을 개방하고 있다. 개방 이후 세종보 수위는 11.8m에서 8.4m로 낮아졌고, 공주보는 8.75m에서 3.7m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체류시간이 감소하고 물의 흐름이 빨라졌다. 공주보의 경우 체류시간이 최대 88%, 세종보는 최대 80%가 감소했다. 대신 유속은 공주보는 최대 232%, 세종보는 최대 82% 증가했다.

환경부는 "보의 개방으로 모래톱과 수변공간이 늘어나고 생물 서식처가 다양하게 형성되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흰수마자를 비롯한 멸종위기종이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등 금강의 자연성 회복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물흐름이 빨라지면서 퇴적물의 모래 비율이 증가했고, 유기물질 함량이 줄어드는 등 개방 효과가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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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공주보 구간에서 발견되는 흰목물떼새 ⓒ 환경부

 
이날 환경부가 공개한 금강 세종·공주보의 모니터링 결과, 모래톱, 하중도, 습지 등 다양한 수변공간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 및 휴식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드러난 모래톱 및 하중도 등지에서 모래·자갈밭에서만 번식하는 특성이 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흰목물떼새가 세종·공주보 구간에 널리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흰목물떼새는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멸종위기 조류로, 하천 변 모래톱·자갈밭에서만 번식하는 특성 때문에 하천개발 등에 따른 서식공간 감소로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환경부는 또 "2019년에 금강 세종보 하류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흰수마자가 재발견된 후 올해 상반기에는 공주보 상류에서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흰수마자는 물살이 빠르고 깨끗한 모래가 깔린 환경에만 서식하는 한반도 고유종이다. 4대강사업이 완공된 뒤인 2012년 이후 금강의 본류 구간에서는 채집되지 않다가 보 개방 후 재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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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부리백로 ⓒ 환경부

 
이어 환경부는 "여름철 서해 연안에서만 드물게 출현하는 것으로 알려진 노랑부리백로(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가 세종보 하류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노랑부리백로는 세계적으로 약 3,000마리가 남아있는 멸종위기 조류로, 머리의 긴 장식깃이 특징이다.

환경부는 "수생태계 건강성(어류건강성지수)증가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하천 서식환경 개선에 따른 영향으로 판단된다"면서 "보 개방 후에 퇴적물 내의 모래 비율이 증가하고 유기물질 함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금강 공주보의 경우, 보 개방 후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개방 전 대비 1.5배로 증가했고, 유기물질 함량은 개방 전 대비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김영훈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장은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를 장기간 개방하여 관측한 결과, 보 개방으로 물흐름이 개선되면서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보 개방을 확대해 가면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평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강 세종·공주보 관측·분석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2020년 상반기 기준 보 개방·관측(모니터링) 종합분석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이 보고서는 9월 11일부터 '보 관측(모니터링) 종합정보 시스템(water.nier.go.kr)'에 공개된다.
 
#세종보 #공주보 #수문개방 #4대강사업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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