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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2만원 지원 황당...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구심"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684]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록 2020.09.14 20:11수정 2020.09.1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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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나선 용혜인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 8월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토론에 나선 모습. ⓒ 남소연


21대 국회가 어느덧 100일이 지났다. 지난 총선에서 달라진 점 중 하나는 비례정당의 출현이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선거법에 동의한 적 없다는 이유로 위성정당을 창당한다. 그러자 여당은 소수정당들과 함께 비례연합 정당을 만들어 자유한국당으로 갈 의석을 가져오겠다는 명분으로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었다. 

더불어시민당은 21대 총선 정당 득표에서 33.35%를 얻었고 17석을 얻었다. 애초 더불어시민당은 타 정당에서 온 당선인은 총선 후 돌려보낸다고 했다. 그래서 타 정당 소속 2명이 원 소속당으로 돌아가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중 한 명이 세월호 참사 때 '가만히 있으라' 침묵 추모 행진을 제안해 이름을 알린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다. 지난 100일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해 지난 10일 전화를 걸었다. 용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국회 와보니 열심히 일하는 의원 많아... 자극받았다"

- 21대 국회가 개원한 지 100일이 지났어요. 지난 100일 어떻게 보내셨어요?
"상임위 활동도, 본회의 참석도, 토론회 주최도, 다 처음 해보는 일들인데 처음 해보는 일을 하나씩 도전하면서 지금까지 시간을 보내온 거 같습니다."

- 무엇이 가장 새롭나요?
"의정활동이 가장 새롭죠. 상임위에서 법안심사나 추경안 심사 그리고 제가 코로나19 때문에 능동적인 격리를 하면서 참석하지 못했지만,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것도 굉장히 새로운 일이었어요. 이런 상임위 활동들이 저한테는 새롭고 재밌는 일이었던 거 같아요."

- 밖에서 보던 국회와 들어가 보는 국회는 차이가 있나요?
"많은 분들이 국회의원들이 일도 열심히 안 하면서 수당만 많이 받는다고 불신하잖아요. 근데 제가 들어와 보니 놀고 먹으려면 그렇게 할 수도 있지만, 많은 분이 굉장히 열심히 일하시더라고요. 열심히 활동하시는 다른 의원님들 보면서 많이 자극을 받았어요."


- 국회는 50대 이상이 대부분이잖아요. 그래서 어렵거나 조심스러운 부분 있을 거 같아요.
"90년대생 의원이라 아무래도 청년이자 초선의원으로서 어렵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사실 청년이라 어려운 부분보다는 소수정당이라 어려운 부분이 더 큰 것 같아요. 처음 뵙는 분들과 동료로서 관계 맺고, 소수정당의 의원으로서 협조를 구하고, 소수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들이요."

- 의원 배지 언박싱 영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었는데.
"저는 여전히 사람들은 국회의원들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사는지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고 어떻게 일하고 있고 어떻게 생활을 하고 있는지 등을 많이 알려 드리고 싶어요. 예를 들면 국회의원회관에서 본회의장까지 가는데 지하 통로가 있거든요. 지하 통로는 비 오면 비가 새요. 그리고 국회의사당 가운데 문은 국회의원만 들어갈 수 있는 불합리한 관례도 있고 본회의장에서는 자켓을 벗을 수 없다는 제재도 있어요. 이런 것들을 국민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었고요. 물론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좀 다소 거칠게 느껴졌던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신경을 많이 써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기본소득당에서는 의원이 혼자라 외롭진 않으세요?
"외롭죠.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기본소득당 지지율이 1.2%, 1.3% 정도 나왔거든요. 그러면 300명 기준으로 했을 때 비율로 따지면 3~4명 정도의 국회의원이 있어야 되는 지지율인데 저 혼자라서 법안 발의하는 것도 그렇고 토론회 여는 것도 그렇고 국회 안에서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논의에 대한 정보들도 그렇고 혼자서는 되게 많은 일을 해야 되더라고요. 국회의원의 활동이 당무가 있고 정책과 정무가 있잖아요. 큰 정당에서는 역할이 좀 나뉘어 있는데 저는 혼자 다 해야 하거든요. 이번 임기에서 열심히 해서 다음번에 총선에서 더 많은 국회의원이 기본소득당에서 배출된다면 22대에서 덜 외롭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상임위가 기획재정위잖아요, 상임위 활동은 어떤가요?
"활동하기 쉬운 상임위는 물론 없겠지만 그중에서도 어려운 상임위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기획재정위원회인데요, 경제 상임위이기도 하고 전반적인 국가의 재정운영과 경제정책 등에 대해서 다루는 위원회이다 보니 많은 분이 '거기 되게 어려운 곳'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저도 준비를 열심히 했고요. 물론 새롭게 공부해야 할 것도 많은데 그래도 굉장히 흥미롭고 재밌게 하고 있어요."

"재난지원금, 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가"

- 기본소득당은 기본소득을 목표로 하는 당이다 보니 관심이 많을 거 같은데 이번에 국민의힘이 정강·정책에 기본소득을 넣었잖아요. 이 부분 어떻게 보세요?
"저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들어서고 기본소득에 대해서 검토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기대가 컸어요. 정치권 많은 사람이 기본소득에 대해 동의하는 것이 기본소득 실현에 큰 힘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다만 얼마 전 기본소득 정강·정책 발표 자리에서 발표된 내용을 보면 기본소득이라고 보기 어려운, 기존의 선별적인 복지정책을 조금 확대하는 내용이라는 것이 드러났어요. 사실은 선별적 복지 제도를 강화하는 것인데 이를 선별복지라고 부르지 않고 기본소득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 크게 우려하고 있어요."

- 그럼 국민의힘이 기본소득을 왜곡할 수도 있다고 보세요?
"그런 지점 때문에 우려하는 거고요. 기본소득은 모두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주어지는 현금 소득인데, 국민의힘 정강·정책에 나온 안을 보면 국가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누가 더 가난한지 누가 더 힘든지를 선별하고 심사 하겠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거든요. 이건 기본소득의 기본적인 철학과도 맞지 않는 것인데 기본소득이란 아이디어가 4차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대안으로써 많이 각광받으면서 그 단어를 선점하고 싶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죠."

- 모르고 한 걸까요, 아니면 의도가 있다고 보세요?
"저는 두 가지가 다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첫 번째로 기본소득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있죠. 그런데 기본소득이란 아이디어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그 아이디어를 가서 가지고 가고 싶었던 거 아니냐는 생각이 하나 있고요. 두 번째는 어쨌든 지난번 2012년 대선 때 경제민주화라는 아젠다를 선점하면서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를 당선시켰잖아요. 그 경험이 저는 굉장히 클 거 같아요. 그래도 이번에도 대선을 앞두고 기본소득이란 아젠다를 선점하고 던짐으로써 대선까지 가는 어떤 큰 정치적 기획을 만들어가고 있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하죠."

- 기본소득은 아니지만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정부는 선별지급 하기로 결정했는데 이 과정 어떻게 보세요?
"저는 보편 지급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했을 때랑 지금과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았고 심지어는 경제적으로 보면 더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가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고 생각하죠. 얼마 전에 민주당의 한 의원님이 그런 뉘앙스의 말씀을 하시던데 그때는 선거가 있었고 선거용 대응이었다는 투로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저는 이건 굉장히 위험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1차 재난지원금 당시에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님이 '전염병 팬데믹 상황에 국가가 모든 국민들이 지킨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씀하셨었는데 저는 그 말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 정부 측은 더 어려운 계층에 더 많이 줘야 효과가 있고 돈 있는 사람까지 주는 건 국가재정상 어렵다는 입장이에요.
"한국의 국가재정 건전성은 전 세계에서 최상위권에 드는 상황이고요. 실제로 국가 부채비율이 굉장히 위험한 수준이냐고 하면 그렇지 않고 심지어는 코로나 이후에 재정 건전성은 더 건전해졌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실제로 OECD 평균 국가 부채비율 110% 정도 되는데 한국은 43.5% 정도 되거든요. 그리고 이번에 정부가 7조8000억 원 정도 추경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전체 비율로 봤을 때 7조8000억 빚지나 전 국민에게 30만 원씩 지급한다고 했을 때 15조 원 빚지나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니에요. 다만 이것의 차이는 국가가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을 누가 더 힘들고 어려운지를 심사하고 선별할 것이냐 아니면 모든 국민에게 국가가 공공 위기 상황을 함께 극복하고 모든 국민들이 지킨다는 것을 보여 줄 것이냐에 대한 국정운영 철학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게 경제적으로 보는지 복지적으로 보는지 차이인 거 같아요.
"모든 정책은 두 가지 이상의 정책효과가 다 있죠. 예를 들면 부동산 정책도 경제 대책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주거권과 인권의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는 거잖아요. 때문에 재난지원금도 정확하게 이건 둘 중 하나, 어떤 측면에 정책이야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하나의 정책이 다양한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어제(9일) 정부가 만 13세 이상 전 국민에게 통신료 2만 원 지원하겠다고 한 건 어떻게 보세요?
"굉장히 황당했고요, 심지어 2만 원씩 지급하는 것도 만 13세 미만에는 해당이 안 되잖아요. 결국에 7조8000억 원에서 한 푼도 전 국민에게 조건 없이 지급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신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코로나19로 핸드폰 사용량이 늘어서 요금이 더 늘어나는 분들이 많지 않잖아요. 한국은 사실 쓴 만큼 내는 것이 아니라 낸 만큼에 맞춰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이 대책이 실제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는 의구심이 남죠."

- 통신사 눈치 보고 하는 거 아니냐는 주장도 있던데.
"눈치를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하게 기업을 지원하는 대책인 것은 맞죠. 지금 한국에서 기술 수준에 비해 통신비가 너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되게 오래됐잖아요. 결국에 2만 원씩 국민들에게 지원을 하는 건 국민 세금으로 통신사들에게 그만한 돈을 갖다준다는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많은 국민들이 비판하고 계시죠."

"추 장관 아들 문제는 수사로 명명백백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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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하는 용혜인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 8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최근 국회의원 재산이 공개돼 논란이 있는데 이 부분 어떻게 보세요?
"저는 저희 부모님 대상까지 다 합쳐서 1억 원에서 2억 원 정도 신고했는데요. 재산 신고할 때 2억 원 한도 내에서 오차는 경고로 끝난다고 하더라고요. 제 경우 재산 모두를 틀리게 신고 했어도 오차가 2억 원이 될 수가 없는 거죠. 이번에 조수진 의원의 신고 내역을 보면 받을 돈인 빌려준 돈 5억 원을 누락하거나 규모가 다르더라고요. 국회에 정말 돈 많은 분이 많이 계셨고 심지어 그것을 숨기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은 앞으로 선관위 조사를 통해서 명확하게 밝혀져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논란이 커지는데 이 부분 어떻게 보세요?
"아직 의혹 단계이긴 한데요, 의혹이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거나 국민들의 신뢰를 해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추미애 장관이 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문제에 대해서 해명을 하던 설명하는 모습들을 보여 줘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인터뷰 이후인 13일 추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들 군 문제로 걱정을 끼쳐 국민께 송구하다"라며 "거짓과 왜곡은 한 순간 진실을 가릴 수 있겠지만, 영원히 가릴 수는 없다"며 결백을 강조했다). 자세한 내용은 검찰에서 적극적으로 수사를 해서 이게 정말 문제였는지 아니면 문제가 없었던 것인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국민들도 그렇고 혼란이 없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 곧 국정감사(국감)가 있잖아요. 첫 국정감사인데 어떻게 준비하고 계세요?
"일단은 저희 의원실 내부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모으고 있는 중이고요. 그리고 기재위 소속기관들에 대한 다양한 일들을 파악하는 것들을 진행하려고 하고 말씀하신 대로 첫 국감인 만큼 잘 준비해서 실제로 행정 분야에서 문제가 있었던 많은 부분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해 보겠습니다."

- 국감 스타탄생을 기대해도 될까요?
"사실은 스타가 되기 위해서 의정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 열심히 준비해서 스타가 될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지난 100일이 어떻게 생각하면 짧게 느껴지고 어떻게 생각하면 길게 느껴지더라고요. 100일 정도 지났으니까 3개월이라고 치면 3년 9개월 정도 남았는데, 그 시간 동안 많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테니 앞으로, 지난 100일 동안 그랬던 것처럼 많이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재난지원금 #통신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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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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