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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입, 아베 정권을 이어받다... 스가, 총재 당선

1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전체 534표 중 377표 획득, 타 후보 압도... 16일 총리로 지명

등록 2020.09.14 15:38수정 2020.09.1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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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14일 오후 자민당 총재 당선이 확정된 뒤 손을 들어 환호에 답하고 있다. ⓒ 교도=연합뉴스

 
아베의 입으로 불렸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새 일본 총리에 당선됐다.

스가 장관은 14일 오후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일본 자유민주당 총재선거에서 전체 534표 가운데 377표를 얻어 압승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자신의 병을 이유로 갑작스레 사임을 발표한 가운데 치러진 이번 선거는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393명과 자민당 도, 도, 부, 현(광역자치단체) 지부연합회 대표 141명이 투표했다. 

이 가운데 스가 장관은 377표를 얻어 당선되고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은 89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68표를 얻는데 그쳤다. 1차 투표에서 승부가 결정났다.

아베 총리 사임발표 직후 자민당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이 이미 스가를 지지하겠다고 밝힌데다 '긴급사태'를 이유로 이시바 전 간사장이 강세를 보이는 당원투표를 배제한 간이선거로 치러져 승부는 일찌감치 스가 장관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선거에서 승리한 스가 장관은 오는 16일 임시국회에서 열리는 총리지명 선거에서 차기 총리로 지명된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줄곧 "아베 정권을 계승하겠다"고 표명해왔다. 특히, 강제징용 피해자와 관련한 문제에 있어서도 "(한국측의)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해 당장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스가 장관은 승리가 확정된 뒤 의원총회에서 "농가의 장남으로 태어나 지연도 혈연도 없이 정치의 세계에 뛰어들어 제로부터 시작했다"며 "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직적인 행정, 기득권익 등을 타파하고 규제개혁을 해나가겠다"며 구조개혁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큰 표 차이로 2위로 경선을 마감한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은 "오늘부터 총리와 총재를 목표로 다음 행보를 나아가겠다"며 1년 후 차기 선거에 나갈 의사를 분명히 했다.

3위에 그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모자란 부분은 모두 내 노력 부족 때문"이라며 차기출마와 관해서는 "막 선거가 끝났는데 내년 일을 얘기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아베 현 총리는 "관방장관으로서 나라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스가 장관의 자세를 쭉 지켜봐왔다"며 "스가 총재를 선두로 해서 코로나를 극복해나가자"고 외쳤다.

아베 내각 관방장관 7년 8개월... 한일관계 개선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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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14일 오후 2시부터 도쿄도(東京都) 미나토(港)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자민당 총재 선거 투개표에 참석하고 있다. 스가 장관은 이날 총재로 선출됐다. ⓒ 연합뉴스

  
1948년생으로 만 71세인 스가 후보는 8선의 중의원 의원으로 아베 정권이 출범한 지난 2012년 12월 이후 7년 8개월간 내각 관방장관을 지냈다. 관방장관은 정부대변인이기도 해서 TV브리핑하는 그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농촌 출신이라서 한때 흙수저 신화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그의 아버지는 일본 동북지방인 아키타현에서 딸기생산조합 조합장을 지낸 부농이란 게 최근 언론 보도로 드러났다.

그러나, 유력한 정치인 집안 출신의 세습의원이 많은 일본 국회에서 스스로 정치계에 투신해 총리에까지 올랐으니만큼 '자수성가'한 것도 사실이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교대나 농대를 가라는 집안의 권유를 뿌리치고 상경해서 골판지공장에 취직했고 고학으로 2년간 공부해 학비가 가장 싼 호세이(法政)대학 법학과를 나왔다.

73년 대학을 졸업한뒤 중의원 의원 비서관으로 들어가서 요코하마 시의원을 지내며 정치를 배웠고 96년 총선거에서 자민당 공천을 받아 첫 국회의원(가나가와현)으로 당선됐다.

국토교통대신 정무관, 자민당 총무, 총부부대신 등으로 정치경력을 쌓던 스가는 2006년 제1차 아베내각에서 총무대신으로 입각하고, 2012년 2차 아베내각에서는 드디어 내각 관방장관을 맡게 된다.

아베 총리와 같이 7년 넘게 관방장관으로 일하는 동안 그는 NHK개혁, 통신비 인하 등과 같은 굵직한 업적을 남긴 반면, 내각인사국을 만들어 인사를 장악한 뒤 관료들을 꼼짝 못하게 만든 '부의 유산'을 낳았다. 알아서 긴다는 소위 '손타쿠(忖度)'가 그것이다.

정부 대변인이기도 한 스가는 지난 2017년 <도쿄신문>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의 끈질긴 질문을 못이기고 기자에게 직접 "당신에게 답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가기도 했다.

이같은 고압적인 태도는 모치즈키 기자의 이야기를 주제로 하는 <신문기자>란 영화를 낳게 했고, 한국 배우 심은경이 주인공으로 나온 이 영화는 작년 일본아카데미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과거 "안중근은 범죄자"라고 하고 최근 강원도 평창의 한 식물원에 세워진 아베사죄상에 대해 "사실이면 한일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성 발언 때문에 아베와 궤를 같이하는 혐한주의자로 간주되기도 했다.

그러나, 평화주의자 가지야마 세이로쿠 전 관방장관을 가장 존경하고, 친한 성향의 공명당과 친분이 두터운 친한친중파라는 설도 있어 한일관계 개선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일본 총리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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