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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 박형수 "진술 거부?" - 추미애 "피의자신문 아닌데"

[대정부질문] 김종민은 질의 없이 '팩트체크'만

등록 2020.09.14 18:28수정 2020.09.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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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을 끝내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대정부질문은 정부 측과 일문일답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드린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14일 오후 정치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에게 한 말이다. 이날 세 번째 순서로 연단에 오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이 단 한 번의 질의도 하지 않고 자신의 '말'로만 발언시간을 모두 채운 뒤였다. 박 의장의 발언 뒤 좌석 곳곳에선 웃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시간을 오롯이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논란에 대한 사실관계를 따지는 데만 사용했다. 그는 "여러 질의를 준비했는데 앞의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이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하셔서 그 부분부터 짚어보겠다"면서 '팩트체크'에 돌입했다.

그는 "(윤 의원이) 다른 일반 사병보다 (추 장관의 아들인 서 일병이) 휴가 특혜를 받았다고 했는데 서 일병과 관련된 휴가 일수를 계산해 봤다. 병가 19일을 포함해 총 58일 휴가를 썼다. 병가 19일, 정기 휴가 28일, 포상 휴가 4일, 위로 휴가 7일이다"며 "2018년 기준 전역 병사 기준으로 평균 휴가 일수와 휴가 종류별 일수를 보니깐 병가를 제외하고 평균 휴가 일수가 54일이다"라고 반박했다.

특히 "(일반 사병들은) 평균적으로 포상 휴가 13일, 위로 휴가 13일, 정기 휴가 28일을 사용했다"며 "지휘관 재량인 포상 휴가가 평균 30% 수준이고 위로 휴가는 평균의 절반 수준인데 만약 (서 일병이) '엄마 찬스'였다면 포상·위로 휴가가 남들보다 하루라도 많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즉, 추 장관의 아들이 다른 병사들과 비교할 때 결코 군 복무 중 휴가를 더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국민일보>가 9월 3일 해당 부대장과 인터뷰를 했다. 휴가 관련 어떤 외압도 없었고 휴가 건의와 승인은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으로 가능하다고 했다"면서 이번 의혹의 '발단'이 됐던 당직병 증언의 신빙성에 대해서도 다시 판단해보자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오늘(14일) tbs라디오 <뉴스공장>에 당시 서 일병과 같이 근무했던 사병이 (2017년 6월 25일 서 일병의 미복귀 사실을 알았다는) 당직사병의 주장이 말이 안 된다고 증언했다"며 "복귀 여부는 부대 일지와 현황판, 복귀 장부 등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고 보고를 하는데 (당직병 주장대로라면) 23일과 24일 근무했던 다른 당직사병이 (서 일병의 미복귀를) 발견했어야 한다는 얘기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좋게 보면 이 당직사병은 오해를 한 거다. 야당 의원들도 흥분할 수 있지만 당시 부대장이 이렇게 증언했다면 상식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며 "23일에 미복귀한 군인을 (이틀이 지난) 25일에서야 발견하는 당나라 군대가 대한민국 국군에서 가능하겠나"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용산 배치 청탁 의혹'까지 설명하다 시간이 부족해 준비한 발언을 제대로 끝내지 못했다. 다만,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큰소리로 마지막 한 말씀만 드리겠다. 사실이 아니다. 좀 사실대로 (질문)해야 한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박형수 "진술을 거부하시는 건가"... 추미애 "수사검사처럼 심문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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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야당의 공세는 계속됐다. 다음 주자로 나선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울진군)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상대로 특별수사본부 설치와 추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권 행사를 캐물었다. 또 추 장관을 불러서는 "추 장관의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한 사실이 없느냐" "장관이 국방부에 민원을 넣진 않았나" 등 관련 의혹을 계속 추궁했다.

추 장관은 앞서의 답변을 반복했다. 그는 "제가 보좌관에게 (아들 부대에) 전화를 걸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다시 말하겠다"며 "(보좌관이 아들 부대에 전화한 사실이 있는지는) 제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용산 배치 청탁 의혹' '평창 통역병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서도 "(용산 배치 청탁) 그런 사실 없다. 아파도 군대 가겠다는 아들인데 지엽적인 일을 부탁하겠나" "저나 가족들은 그런 연락(평창 통역병 배정 청탁)하는 성격 아니고,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단호히 부인했다.

다만, "왜 보좌관에게 전화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냐"는 박 의원의 질문엔 "확인하고 싶지 않다. 수사에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라고 답했다. 박 의원이 "(전화 여부 확인이) 수사 개입은 아니잖나"란 반문엔 "(피고발인으로서) 관련자 접촉으로 의심을 사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일체의 진술을 거부하시는 건가"라고 따지기도 했다. 추 장관은 국무위원을 상대로 한 질의응답이 아닌 피의자나 참고인에 대한 '진술'을 요구하는 뉘앙스에 대해 "의원님은 대정부 질의를 하시는 것이지, 수사 검사처럼 피의자 신문을 하시는 건 아니잖나"라고 꼬집었다. 검사 출신인 박 의원은 "검찰 조사하는 것이 더 이상 싫어서 출마를 했는데 장관님처럼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을 하셔서 또 수사를 하는 상황이다"고 맞받았다.

이와 관련, 박 의원 다음 순번이었던 강훈식 민주당 의원(충남 아산시을)은 "저는 오늘 법무부장관을 (답변 대상으로) 부르지 않겠다"며 현재 수사 중인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무리한 답변을 요구하는 야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공공기관 정보공개법 9조에 따라, 또 법무부장관이란 위치만으로도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해 (장관이) 언급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며 "사실관계와 다른 내용을 늘어놓으면서 수사로 인해서 답하지 못하는 장관을 몰아붙이고 장관이 답한다면 '가이드라인 제시'니 '불공정한 검찰 조사'라며 공세로 몰고 갈 게 뻔하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대정부질문 #추미애 #군 복무 특혜 의혹 #강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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