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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연함 기억해달라" 춘천시 의암호 사고 영상 공개

유족 "기간제근로자들의 마지막 모습 제대로 기억되길"... 참사 당시 순간 담겨

등록 2020.09.17 11:43수정 2020.09.1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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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의암호 사고 관련 영상 춘천시가 의암호 사고와 관련, 마지막 실종자의 구조 모습이 담겨있는 사고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위 영상은 삼악산 매표소 cctv에 담긴 모습이다. ⓒ 춘천시

   

위 영상은 수상경기장 cctv에 담긴 모습이다. ⓒ 춘천시

 
강원 춘천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 마지막 실종자 가족이 "수색활동 요원들의 안전을 위해 수색 활동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가운데, 춘천시가 '용기있는 모습 기억해 달라'며 마지막 실종자의 구조 모습이 담긴 사고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달 6일 발생한 의암호 전복사고로 의암댐 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민간 업체 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돼 5명이 사망했으며 1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춘천시는 지난 16일 '의암호 사고영상 공개와 관련한 춘천시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의암호 사고' 마지막 실종자 가족이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40여 일간 진정있는 수색에 감사'를 표했다"며 "'아버지가 가족에게 소중한 분이셨던 만큼, 수색활동으로 고단이 누적된 그분들 또한 귀한 분이시기에 더 이상은 무리라고 판단해 아버지를 찾는 수색을 멈춰도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최선을 다한 수색에도 마지막 한 분을 수습하지 못한 데 대해 그지없이 죄송하고 안타깝다"면서 "마지막 한분까지 가족 품으로 돌려드리는 것이 마땅한 책무이자 도리이나 가족분들마저 수색종료를 요청해 오는 상황이 참으로 민망하고 죄스럽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춘천시는 "마지막 실종자 가족은 기간제근로자분들의 의연했던 마지막 모습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고 기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용감했던 마지막 모습을 자세히 담은 기사를 찾기 어려워 때로 서러운 마음이 사무친다고 했다"는 유족의 뜻을 전했다.

이어 "그대로 철수를 감행해 생존했어도 아무도 손가락질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동료의 위험 앞에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그 작고 힘없는 배를 돌려 공포스러운 물살 속으로 의연히 돌진하셨던 다섯 분의 숭고한 희생과 사랑을, 세상이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춘천시는 "CCTV상 사고 현장의 기간제근로자 다섯 분은 용감을 넘어선, 의롭고 고귀한 헌신이었다"고 평하며 사고 당시 영상 내용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사고 직전은 선박들이 의암스카이워크 부근에서 수초섬 고박작업을 포기하고 철수하는 상황이었고, 이때까지만 해도 모두 안전한 철수가 가능했다. 이어 의암댐 위험 구역으로 들어가는 민간업체 고무보트를 경찰정이 보호하려 접근하다가 수상 통제선에 맞아 전복됐고, 기간제근로자가 탄 환경선은 철수 중 이 상황을 보고 뱃머리를 돌려 구조하러 가다가 역시 수상 통제선에 걸려 전복됐다.

전복된 경찰정과 업체보트, 물에 빠진 기간제근로자들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상황에서 행정선을 운행하는 공무원이 구조에 나섰고, 행정선은 수상 통제선에 걸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크게 우회해 위험구역으로 들어가 물살을 이기기 어려운데도 신연교까지 떠내려간 기간제근로자 한 명을 극적으로 구조했다

시는 "CCTV를 보면 이렇듯 감히 나설 수 없는 위험 상황에서 타인의 목숨을 구하려 자신의 목숨을 내건 의로운 행동이었음을 느낄 수 있다"면서 "실종자 가족들께서, 경찰관과 춘천시 담당공무원의 고귀한 희생을 많은 분들이 기억하듯, 기간제근로자분들도 의로운 희생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간절히 밝혔고, 그 뜻을 헤아려 사고 당시 녹화물을 공개하게 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춘천시 "의암호 사고 위로금 지원 조례 제정 준비"
 

인공 수초섬 고박작업을 포기하고 철수하는 장면 ⓒ 김남권

 
춘천시는 사고 수습 방안에 대해 "자체적으로는 의암호 선박사고 위로금 지원 조례를 제정해 별도의 예우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가족들 간 협의가 이뤄지면 춘천시장으로 합동 영결식을 엄수해 시민들이 함께 추도하도록 하겠다"면서 "기간제근로자분들의 근무여건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의암호 사고의 책임 소재와 범위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기에 시가 먼저 의견을 내놓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다만 수초섬이 떠내려 간 최초의 원인이 무엇인지, 위험한 작업지시가 있지 않았는지, 수초섬을 지키라는 지시가 있지 않았는지 등의 의문에 대해서는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춘천시 의암호 사고는 지난달 6일 오전 11시 34분경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발생했다. 태풍 폭우로 물이 불어난 상태에서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 모두가 전복되면서 7명이 실종, 1명 구조,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가 발생하자 강원지방경찰청과 춘천경찰서 형사들로 '의암호 조난사고 수사전담팀'을 꾸려 사고 원인 등을 조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달 12일 춘천시청과 수초섬 관리 업체 사무실 등 11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같은 달 21일 시청 사무실 3곳을 추가 압수수색하고, 지난 15일 춘천시와 수초섬 관리업체 관계자 10여 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춘천시 #의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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