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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먹는 생수의 불편한 진실... 꼭 마셔야 한다면

[미세 플라스틱의 습격 ③] 페트병 생수가 불러온 위기

등록 2020.09.22 19:08수정 2020.09.2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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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코에 꽂힌 빨대, 새들의 몸통을 뒤덮고 있는 비닐봉지, 고래 뱃속에 가득 찬 비닐들.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바다와 그 곳에 사는 생명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수 십년 간 플라스틱 사용량이 크게 늘었고,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의 60~80%가 플라스틱 쓰레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더 큰 문제입니다. 매우 작아 수거가 어려워 계속 쌓이고, 해양생물들은 먹이로 잘못 알고 섭취하기 때문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어류를 섭취하는 우리에게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시민들이 직접 미세 플라스틱을 줍고 조사했습니다. 쓰레기가 아닌 바다 생명이 돌아올수 있도록 미세 플라스틱을 줄일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보려 합니다.[기자말]
[미세 플라스틱의 습격]
① 제주 함덕해수욕장에서 바다거북 1830마리를 구했습니다
② 굴·바지락·게에서 나온 '하얀 물체'... 인간도 위험

제주다움. 제주답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많은 사람이 제주를 좋아하는 이유는 제주만의 아름다운 자연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주는 지금 과잉 관광, 과잉 개발로 아름다운 생태와 경관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된 이후 20년 동안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들이 이어졌고, 저가항공의 공급으로 제주 관광객은 연간 500만 명에서 1600만 명으로 3배 이상 늘었습니다.  

그 결과 제주의 1인 1일 물 사용량은 320.8L로 전국 평균인 295L보다 많아졌고, 제주도 내 하수처리장 8곳 중 7곳이 포화 상태가 되었습니다. 또 쓰레기 배출량은 2011년 764t에서 2018년 1311t으로 7년간 70%가 늘었습니다. 2018년 기준 생활 쓰레기 발생량은 일평균 1.93kg(1인, 1일)로 전국 1위입니다. 전국 평균인 1.01kg보다 2배 가까이 많습니다.
 

1인당 1일 지역별 생활폐기물 발생량 (2018년) ⓒ 환경부

 
2018년 제주 환경운동연합이 해양 쓰레기의 오염 수준을 확인하는 국가 해양 쓰레기 모니터링에 참여해 조사한 결과 김녕 해안과 사계 해안은 1222개의 해양 쓰레기 중 플라스틱 비중이 전체의 59%인 725개로 집계되었습니다. 이어 유리 19%(231개), 목재 12%(149개), 외국 기인 8%(92개)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경우 상당량이 페트병류와 어업 관련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제주만이 아닙니다. 국가 해양 쓰레기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외 포함해 모든 조사 대상 해안 쓰레기 개수의 81.2%, 무게의 65.7%가 플라스틱입니다. 이 중 가장 많이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스티로폼 파편으로 3815개(플라스틱의 15.3%)였으며, 이어서 섬유형 밧줄 3376개(13.5%), 음료수병과 각종 뚜껑 2954개(11.8%)였습니다.

즉, 우리나라 해안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비율이 매우 높고, 이 중 어업용 쓰레기가 아닌 생활 쓰레기로는 음료수병과 각종 뚜껑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조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음료나 생수를 담은 페트병은 불과 수 분 만에 버려지는 쓰레기입니다. 

언젠가부터 물을 사 먹다

페트병 생수는 편의점과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이용해 왔습니다. 또 온라인 주문이 활성화되어 문 앞에서 배달된 생수를 받아봅니다. TV에서 생수를 이용하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페트병에 담긴 생수는 이제 우리 일상과 뗄 수 없게 되었고 생수 산업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2019년 10월에 나온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생수 시장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해 2013년 5057억 원 이후 연평균 10.7%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고 합니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약 1조 3600억 원이라고 합니다. .

생수 산업은 제주삼다수(제주도개발공사), 아이시스(롯데칠성음료), 백산수(농심) 등이 각각 1, 2, 3위로 이들 3개 업체가 60% 상당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한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생수 시장 누적 점유율은 삼다수가 41.1%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페트병에 담긴 생수는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다. ⓒ 녹색연합

 
생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버려지는 페트병도 많아졌습니다. 버려진 페트병이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자 환경부는 올해 2월부터 '무색 폐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시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국내 폐페트병 연 10만t을 의류용 섬유 등에 쓰이는 고품질 재생원료로 재활용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기업들도 동참했습니다. 페트병을 재활용해 신발, 의류, 가방을 만들고 친환경제품이라 홍보합니다. 제주의 지하수를 뽑아 올린 삼다수도 제주 내에서 투명 페트병을 별도로 수거해 제주 지역자원 순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방과 의류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폐페트병을 재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한 번 쓰고 버리는 1회용품과 다르지 않은 페트병이라면 재활용보다 시급한 것이 사용량을 줄이는 것입니다.
 

해변에 버려진 페트병 생수병들 ⓒ 녹색연합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체 페트병 출고량(28만 6천t) 중 먹는샘물‧음료 페트병이 67%(19만 2천t)를 차지합니다. 먹는샘물‧음료 페트병을 500㎖ 생수병 무게(생수병 무게 권고 기준 500㎖병 16.2g)로 환산하면 생산량이 약 118억 개로 추정됩니다. 매년 수백억 개의 페트병을 만들어 사용하다보니 해변에서 버려진 페트병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15~16일 녹색연합과 에코오롯이 주최한 '플라스틱 없는 제주 캠페인' 설문조사에 참여한 시민 90% 이상이 유리병 생수를 사용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또 제주 안에서 유통이 되면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유리병을 선택했는데 취향이 다양했습니다. 그중 소주병 모양을 선택한 이유를 물어보니 지금 소주병을 재사용하기 때문에 새로 설비를 갖추지 않아도 되어 좋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물론 유리병 사용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유리병이 깨질 우려가 있고, 깨진 조각들이 바다에 흘러오면 더 위험할 수 있다고요.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입니다. 
 

유리병 생수에 대한 시민 의견 ⓒ 녹색연합


유리병 생수는 물론 무겁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가볍고 휴대가 용이한 페트병 생수의 장점이 유리병에는 없으니까요. 페트병보다 무거우니 운반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배출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장거리 수송보다는 제주 도내에서, 가까운 거리로, 그리고 전기차 등을 활용한다면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유리병 재사용으로 버려지는 페트병의 양이 줄어드는 효과가 확실합니다.

플라스틱 문제를 들여다볼수록 답은 더 명확해집니다.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려면 플라스틱 문명이라 할 만큼 익숙한 플라스틱을 줄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유리병 삼다수, 낯설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유리병 생수가 생산되어 판매되고 있습니다. 수입 판매하는 에비앙 생수는 유리병에 담긴 제품도 있습니다. 또한 에비앙 생수는 레스토랑과 호텔에서는 가능한 한 반환할 수 있는 유리병에 생수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수를 권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병에 물을 담아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용기에 담긴 생수를 마셔야 한다면 쓰레기가 덜 나오는 용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얼마 전 제주도개발공사가 삼다수 공장의 생산 설비를 늘릴 계획이라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지하수는 공공재입니다. 제주의 자원들은 보존과 지속 가능한 이용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제주도민들이 제주다움을 위해 선택할 수 있도록, 여행자들이 깨끗하게 머물고 돌아갈 수 있도록, 제주에 쓰레기만 가득 남았다는 오명을 갖지 않도록, 제주는 지금 선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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