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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8개월, 낮은 곳부터 무너졌다... "비정규직 31% 실직"

직장갑질 119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 설문조사' 결과... 정규직 7.5배

등록 2020.09.21 18:37수정 2020.09.2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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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역대 최장기간 장마에 지난달 취업자가 또 줄어 6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취업자는 2천708만5천명으로, 1년 전보다 27만4천명 감소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청 송파일자리통합지원센터의 채용공고 모니터 ⓒ 연합뉴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경기가 침체되면서,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장갑질119'는 2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이번달 7일~10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 3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정규직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더 심각하게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개월 동안 본인의 의지가 무관하게 실직을 경험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비정규직의 31.3%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정규직은 4.3%만이 실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약 7.5배 차이다.

지난 6월에 실시한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 2차 설문조사'에서는 비정규직의 실직 경험이 26.3%고, 정규직은 4%였다. 그런데 3개월 동안 정규직은 실직 경험이 0.3% 늘어난 데 비해 비정규직은 5.0% 증가한 것이다.

또한 '실직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남성은 11.4%, 여성은 20%로, 성별에 따라서도 달랐다. 노조가 있는 회사에서는 실직 경험이 5.4%인 반면 노조가 없는 회사에서는 17.3%였고, 사무직은 7.6%, 비사무직은 26.6%로 조사됐다.

심지어 실직을 경험한 직장인 중 80.8%가 실업급여를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고, 비정규직은 85.6%로 더 높았다.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이유는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음(54.1%)이 가장 많았고, 고용보험에 가입하였으나 실업급여 수급자격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함(26.2%), 수급자격 기준을 충족시켰지만 자발적 실업으로 분류됨(9.8%) 순으로 조사됐다.

2020년 1월과 비교하여 소득 변화를 묻는 질문에서도 상용직의 68%는 동일하다고 밝혔다. 소득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19.3%였다., 반면 비상용직은 48.8% (프리랜서/특수고용직을 뺀 나머지 비정규직), 프리랜서/특수고용직은 67.8%가 소득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소득 격차가 더욱 증가한 셈이다.


비정규직이 더욱 '비관적'.... 구제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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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중구 스페이스 노아에서 열린 코로나19 8개월 대한민국 일자리 보고서 발표회에서 권두섭 직장갑질119 대표가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 3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코로나 블루' 현상 역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안감이 심각하다'라는 질문에는 40%, '우울감이 심각하다'는 19.2%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이는 1차 조사를 했던 4월에 비해 1.5배가 증가한 것이다. 일터의 약자인 비정규직, 여성, 저임금, 비사무직에서 불안감과 우울감이 더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감염 위기에 대한 정부의 평가에서는 79%가 '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일자리 위기' 대응을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51.9%가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정규직(55.5%)보다 정규직(49.8%)이 근소하게 '잘못한다'는 비율이 높았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비정규직은 비관적이었다. '앞으로 해고·권고사직·희망퇴직을 거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정규직은 24.2%가 '거부한다'고 답했지만, 비정규직은 8.5% 뿐이었다. 또한 고임금일수록 '거부한다'는 응답이 더 높았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권두섭 직장갑질119 대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는 게 수치상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정부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라며 "기간산업 안정기금만 살펴봐도 '90% 고용유지'라는 조건에정작 비정규직은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실직 경험자 80% 이상이 실업급여를 못 받고 있고, 이중 54%는 고용보험 밖에 있어서라고 한다"라며 "고용 유지 지원금 또한 고용보험에 가입되어야 받을 수 있는데, 특수고용자 220만명과 4인 이하 사업장의 60%(고용노동연구원 조사 결과)는 고용보험에 가입되어있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정도로는 너무 미흡하다"라며 "전국민 고용보험을 위한 법 개정안이 당장 통과되지 못하는만큼, 일단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임금의 63%(휴업수당의 90%)에 해당하는 고용 유지 지원금을 6개월 동안 지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9월 7일~10일 전국 만 19∼55세 직장인 1000명에게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코로나19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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