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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비대면 아니면 어색할 정도입니다

수업도, 지역축제도, 교양강좌도 모두 온라인... 혼란을 지나 적응된 요즘

등록 2020.09.26 20:17수정 2020.09.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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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이가 호주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비대면으로 치르는 목사 안수 예배였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그곳에 가지 않는 한 직접 볼 수 없었을 텐데 코로나 상황이어서 이렇게라도 볼 수 있는 것을 반갑다고 해야 할까. 실제 상황을 직접 볼 수 있다는 반가움 때문에 잠시 비대면 상황이 낫다는 생각을 했다.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을 훑어보았다. 어머니는 서울에서, 큰 시누이는 속초에서, 안수를 주는 교회의 관계자들과 그쪽 지인들은 호주 각자의 집에서, 한국의 지인들은 한국의 곳곳에서 모두들 화면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마치 다국적 회의를 방불케 하는 스케일이었다. 

비대면 목사 안수 예배

40여 명 정도의 참여자들을 불러 모으고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지를 배려해 한국말과 영어로 예배가 이루어졌다. 세 분의 안수 목사님과 찬양을 위한 피아노 연주자, 카메라를 다루는 이들도 있겠고, 아담한 예배당에 목사 안수를 받는 당사자와 드문드문 앉아 있는 적은 수의 사람들이 화면으로 보이는 전부였다.

보름 전부터 시누이는 줌으로 온라인 안수 예배가 진행된다는 것을 알려왔다. 토요일 산책 삼아 공원으로 나섰는데 길에서 예배 시간을 확인했고 급한 대로 카페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상상도 못 한 일이겠지만 길을 걷다가도 함께 예배할 수 있다는 것이 참여하는 중에도 당황스럽기도, 신기하기도 했다.

음료를 주문하고 마스크를 쓰고 이어폰을 낀 채로 1시간이 넘는 예배를 지켜보았다. 드디어 안수식이 끝나고 목사가 되었다는 것을 선언할 때 사람들의 축하와 댓글이 이어졌고 작은 환호성이 들렸다. 

아침에 커피를 주문하는데 중년의 여성 두 분이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을 헤매고 있었다. 섣불리 나설 상황은 아닌 것 같았고, 내 것이 나오기를 기다리니 말을 걸어왔다. 출근이 급했지만 빠르게 터치를 해서 대신 주문을 완료했다.

멋쩍은 미소와 고맙다는 인사를 했고, 지난번 산에 갔을 때도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주문을 하지 못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디지털 난민이라고 해야 하나? 알고 나면 간단한 기기조작이지만 내게도 키오스크를 대면한 첫 경험은 무척 당황스러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중년의?나이에?온라인?수업?참여,?온라인 강의?진행이라니.?어찌 보면?코로나가?나의?쓸모를?만들어?주는?것?같기도?하다. ⓒ Pixabay

 
주문도, 강의도, 심지어 축제도 비대면

요즘 비대면 수업을 하루 걸러 한 번씩 참여하는 것 같다. 이틀에 한 번 상담 교육이 진행 중이어서 세 시간씩 비대면 강의를 듣는다. 그 와중에 속한 모임마다 회의도 있고 듣고 싶었던 인문학 강의가 네이버 밴드로 진행된다고 해서 놓치지 않으려고 다이어리에 날짜도 메모해 두었다. 비대면 강의든 회의든 놓치지 않기 위해 몸을 이동할 필요는 없지만 마음의 준비는 단단히 하고 있는 중이다.

지역 평생학습센터의 가을 축제도 역시 비대면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축제가 비대면? 생각만으로도 생소하지만 체험도 있다고 하니 관심이 있어 참여하려고 한다. 집에만 있어 지루하다고 하지만 비대면 이전보다 더 바쁜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10월 중에는 내가 호스트가 되어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 사회자는 따로 있지만 서포트를 해야 해서 나름 준비를 하는 중이다. 강의실이라고 해야 수강생들 대신 노트북과 강사, 그리고 진행자만 있는 상황이겠지만, 환경도 살피고 노트북으로 막힘 없이 진행될 수 있는지도 미리 점검하고 있다. 내가 하기 위한 준비는 이렇게 복잡한데, 그간 참여하며 들은 강의는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었다. 발상의 전환, 문명의 이기를 실감하는 중이다.

누구는 3번의 리허설로 강의 준비를 끝냈다고 하지만, 두 시간의 강의가 매끄럽게 진행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지 아직 강의 진행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말하기 어렵다. 컴퓨터를 조작해야 한다는 것에 겁부터 먹던 사람이었는데, 코로나가 사람을 많이 변하게 만들었다. 중년의 나이에 온라인 수업 참여, 온라인 강의 진행이라니. 어찌 보면 코로나가 나의 쓸모를 만들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제 생활 전반으로

코로나 2단계의 상황에서도 삶은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다가오는 시대상황에서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비대면 소통은 이제는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런 준비 없이 비대면으로 다가오는 시간들을 맞닥뜨리기에 정신없이 지내왔다면 이제는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대면보다 더 깊이 있고 더 활발한 소통 기술도 요구되고 있고 또 그렇게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아하던 독서토론이나 글쓰기 강좌를 검색한다. 온통 비대면이다. 코로나 이전 참여했던 사람으로서는 한동안 이게 가능하기나 한 것일까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었다. 번갈아 가며 오디오를 켜고 이야기하겠지. 글 쓰는 시간을 주고 돌아가며 발표하는 시간을 갖겠지. 머릿속으로는 상황이 그려지지만, 내게 이런 그림이 가능하기까지는 무려 7개월의 혼돈이 있었다. 

이미 오프라인 시장은 급격하게 매출이 감소했다고 한다. 이와는 상반되게 온라인 시장은 매우 활발하다는 뉴스를 지속적으로 접한다. 재택근무로 인해 회사라는 공간의 의미도 사라지고 있다. 원격진료의 문제도 있다. 환자를 다뤄야 하는 특별하고 까다로운 상황이지만, 독일에서는 이미 화상진료서비스를 실행하고 있다고도 한다. 이른바 의료의 디지털화라고 할 수 있겠다. 

안수식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살을 맞대어야 온기가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멀리서 봐도 반가웠다. 참관하는 사람들끼리도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물론 몇몇은 그 공간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처음인지라 컴퓨터의 다른 기능을 모르는 상태였지만. 나는 이미 비대면 상황에 나름 발을 담그고 있었기에 어설픈 조작도 했다. 

다시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디지털 세상에서 빠져나올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비대면으로 발전한 기술이 어느 날 갑자기 대면 상황이 된다 해도 무용지물이 되지는 않을 테니.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더라도, 혹은 코로나가 사라지더라도 지금 익히는 비대면 기술은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며 더 획기적으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대면 상황은 또 그 나름대로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비대면이 대면이 되는 날이 어디서 뚝 떨어진 전혀 새로운 날은 아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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