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친구와 사이 좋은 수컷 개코원숭이가 오래 산다"

사교성 좋은 포유류 암컷들과 비슷한 현상 관찰돼

등록 2020.09.22 16:55수정 2020.09.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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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털을 그루밍하는 노랑 개코 원숭이. 털을 다듬고 진드기 등을 잡아주는 그루밍은 개코 원숭이들에게 유대감을 확인하는 기분 좋은 시간이다. ⓒ 수전 앨버츠

 
암컷들과 짝이 아닌 친구로서 관계가 좋은 수컷 개코원숭이들이 그렇지 않은 수컷 개코원숭이보다 오래 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나라 저 나라에서 고독사가 종종 문제가 되는 소외의 시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듀크 대학의 수전 앨버츠 교수팀은 개코원숭이 수컷 277마리, 암컷 265마리에 대한 35년간의 관찰자료를 분석해 '수명과 친구'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관찰 대상 개코 원숭이들은 아프리카 케냐의 암보셀리 국립공원 안에 사는 것들이다.

연구팀은 짝짓기를 염두에 두지 않고 이뤄지는 수컷과 암컷의 친구 관계에 주목했다. 친구가 얼마나 많은지 등은 상대의 털 다듬어주기, 즉 그루밍(grooming) 행위를 기준으로 판단했다. 노랑 개코원숭이는 위계질서가 매우 엄격해서 수컷들 사이에서는 그루밍이 매우 드물다.

노랑 개코원숭이 집단의 행동에 대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암컷과 친구 관계가 좋은 수컷들은 그렇지 않은 개체에 비해 거의 1년 가까이 수명이 길 확률이 28% 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야생 노랑 개코원숭이의 수명은 대략 15~20년 정도이다.

친한 개코원숭이들은 서로 그루밍을 하며, 진드기 등 기생충을 잡아내준다. 암수 간 그루밍은 개코원숭이들에겐 최고의 사교 활동인 동시에 기분이 좋아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앨버츠 교수는 "어느 정도 자라면 자신이 태어난 집단을 떠나는 수컷에서도 친구 관계가 수명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한 것이 수확"이라고 자평했다. 그간 말이나 돌고래 등 포유류 암컷들에 대한 수명-친구 상관관계 연구는 적지 않았다.

연구팀은 친구 관계가 유대감을 증진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등 수명 연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지금까지의 유사한 연구들에 따르면, 좋은 친구 관계는 체중 감량 혹은 운동만큼이나 수명 연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고독사 #수명 #친구 #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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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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