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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양천구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정치적 역량은 내가 평가 안 해도, 아마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알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연일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국민의당과의 연대나 통합 가능성을 일축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안 대표의 '정치적 역량'마저 평가절하한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24일 오전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하여 약 1시간가량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이날 핵심 화두 중 하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차기 대통령 선거 그리고 이를 위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통합 혹은 연대 가능성이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를 위시한 당내 일각에서 안철수 대표에게 러브콜을 계속 보내는 반면, 김종인 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안철수 대표에 대해 선을 그어 왔다.
급기야 최근에는 안철수 대표가 공정경제 3법을 비판하자 "자유시장경제가 무엇이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을 못하는 것 같다"라고까지 꼬집었다. 이날 김 위원장은 해당 발언의 배경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이번에 경제 3법과 관련해서 (안철수 대표가) 무슨 자유시장경제에 위반된다는 이런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 자유시장경제란 게 뭐가 자유시장경제라는 거냐?"라고 반문하며 "그거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시도 없이 막연하게 자유시장경제 체제이기 때문에 그런 법을 해서는 안 된다? 이런 논리는 성립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비난을 철회하지 않았다.
"우리가 굳이 관심을 갖고 합당 생각할 필요 없다"
김종인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선거 전 통합해 여권과 보수야권 간에 1 대 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왜 통합해야 하느냐를 물어봐야 한다"라며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통합해서 무엇을 달성할 수 있나? 내가 보기에는 별로 큰 효과를 거둘 수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정당들이 서로 통합하고 합당하고 해봤지만 제대로 성공한 예가 별로 없다"라며 "안철수 대표가 자꾸 언론에 부각되기 때문에 (통합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내가 안철수 대표가 어떤 분인지 너무 잘 안다"라고 과거 악연을 끄집어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 그 자체로는 통합을 하고, 합당을 하고 싶은 생각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한편으로, 안철수 대표 이야기는 국민의힘이 아직까지 제대로 변화를 못했으니까 관심이 없다고 얘기하잖아?"라고 반문했다. 국민의당 내에서도 의견이 정리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그런데 그런 사람들한테 우리가 굳이 관심을 갖고 합당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라는 이야기였다.
안철수 대표를 잘 안다는 답에 현장에서 안 대표의 정치적 역량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질문이 이어져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와의 과거 경험담을 거론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는 "(안 대표를 만나) 처음에 '정치하고 싶으면 국회에 들어가서 제대로 배워서 정치해야 한다'라고 했더니, 나를 보고 '국회의원은 아무 것도 하는 일이 없는 사람들인데 왜 국회의원이 되느냐'라고 하더라"라며 "'도대체 이 양반이 정치를 제대로 아느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말을 이어가지 않고 자리에서 떠나 버린 적이 있다"라는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 정도로 그 분이 정치적인 생각을 어떻게 하는지 이해하고 있다"라며 사실상 정치인 안철수에 대해 낙제점을 매겼다.
후보 단일화? "당연히 국민의힘에서 보궐선거 후보 내는 게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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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양천구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안철수 대표에 대한 평가가 박한만큼, 야권 연대에 관한 김 위원장의 입장도 강고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보수야권 전체의 후보 연대 가능성에 대해 "그 문제에 대해서 분명히 말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국민의힘이 제1야당인 것만큼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라며 "당연히 국민의힘에서 보궐선거 후보를 내는 게 상식"이라는 선언이 이어졌다.
그는 "시장후보가 되기 위해서 국민의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당외)분들은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경쟁하면 된다"라며 "솔직히 말해서 누구하고 국민의힘이 야권연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나?"라고 되물었다. "내가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 선거 때만 되면 야당 후보 단일화, 야당 단일화를 많이 들었는데 그렇게 해서 효과를 낸 기억이 별로 없다"라고 지적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경우는 '특이 케이스'로 치부했다.
대신 당내 인사들 중 초선이든 다선이든 선수를 가리지 않고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초선 의원 출신이 서울시장이 될 경우 서울시의회의 절대다수가 민주당 소속인 상황에서 서울시정을 이끌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여소야대에서 대통령이 국가를 끌고 갈 수 없다는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라고 반대 견해를 내놓은 것.
김 위원장은 "초선이나 다선이나 거의 비슷하다"라며 "그런 점에서 초선‧재선‧삼선 크게 구분 둘 필요가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능력 있는 초선도 갈 수 있지, 초선이라고 정치 역량이 제한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는 요지였다.
"마크롱 같은 지도자, 아직도 기대 버리지 않아"
김 위원장은 차기 대권 후보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누군가를 특정하지 않았다. 그는 "다음 대선을 끌고 가려고 하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대선에 누가 나오느냐에 대해 관심을 안 가지려고 한다"라며 "특정인이 내 머릿속에 있더라도 말 안한다"라고 입을 닫았다.
그는 "비대위를 맡을 적에 국민의힘을 변화시켜서 차기 집권이 가능할 정도의 변화를 이룩한다고 했다"라며 "그 다음에는 국민의힘 자체가 새로운 지도부를 꾸려가지 않겠나"라고 차기 지도부의 역할로 넘겼다.
그는 과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같은 정치 지도자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지금도 그런 지도자가 나왔으면 하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라며 "언제 나타날지 몰라서 답답하다"라고 이야기했다. "대선이 1년 6~7개월 남았는데, 숨어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비전을 개발하는 사람 있으면 하는데 아직까지 눈에 띄지 않는다"라며 "나라 장래를 위해서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야권에서도 대선후보가 되려고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라며 "특정인에 대한 이름을 거론 안 하겠지만, 대권후보가 몇 분 있는 건 틀림없다. 그 분들이 어떤 비전을 갖고 국민에게 나타날 것인가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김종인 위원장 본인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재차 일축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지 못해서 그런 말을 하는데, 나 스스로를 내가 가장 잘 알아서 그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생각 안 한다"라고 답한 것.
대선주자가 아니라고 천명한 것인지 질문이 이어지자 "내가 솔직히 관심이 없다"라며 "나이가 80살이 된 사람인데, 비대위원장으로 하는 행동이 그와 같은 것(대선)을 지향하는 분위기가 전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굉장히 부질없는 생각이다"라고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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