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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만에 진술 번복한 정경심 증인... "본 적 있다", "직접 본 건 아니다"

[31차 공판] 모호한 답변에 재판부도 의문 제기... 정경심, 건강 문제로 재판 일주일 연기 요청

등록 2020.09.24 22:19수정 2020.09.2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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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유리한 증인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증인은 대체로 정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를 부인하는 증언을 내놨지만, 상당 부분 검찰의 반박에 부딪혔다. 일부는 재판부의 의문마저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해당 증인은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31차 공판에 참석한 김아무개 전 동양대 교수다. 그는 법정에서 정 교수 아들 조아무개씨가 2012년에 '풍기문란! <마음을 여는 콘서트 인문학 프로그램>(아래 인문학 프로그램)'에 실제로 출석했는지 여부를 증언했다. 

검찰은 당시 고3이었던 정 교수 아들 조아무개씨가 해당 강좌에 출석하지 않았음에도 상장과 수료증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정 교수는 아들의 입시를 위해 이러한 상장을 위조해 발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진술에 막힌 정경심 증인... "조씨를 직접 봤다고는 할 수 없다"

당시 동양대에 재직 중이었던 김 전 교수는 해당 인문학 프로그램의 책임 연구자였다. 김 전 교수는 이날 재판에서 "2013년 4월경 조씨를 본 적이 있다"면서 "강좌에 참석한 것을 3~4번 정도 봤다"고 진술했다. 김 전 교수는 시민인문강좌가 진행될 당시, 이 수업을 듣기 위해 서울에서 동양대가 위치한 영주까지 온 학생은 정 교수 자녀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 전 교수가 특정한 시기는 2차 인문학 프로그램이 진행될 무렵이다. 2차 프로그램은 2013년 4월 4일부터 6월 1일까지 진행됐다. 조씨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입상해 동양대 총장 명의의 '논증과 비평 우수 상장' 및 수료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교수의 증언은 검찰 측 반대 신문에서 뒤집혔다. 불과 1분 전만 해도 "(조씨가) 엄마 정 교수 강좌 때는 확실히 참석한 기억이 나고, 진중권 교수가 강의했던 때도 왔던 기억이 있다"고 진술했는데, 이어지는 검찰 신문에서 "그 당시에 제가 직접 봤다고 할 수 없다"며 진술을 번복한 것. 

원신혜 검사 : "3~4번 조씨를 봤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느 강좌에서 봤다는 건가? 증인이 진행한 강좌면 기억을 할 것 아닌가."
김아무개 전 동양대 교수 : "정 교수 강의할 때 있었던 게 기억이 나고, 진중권 교수 때도 들어간 기억이 있다. 나머지는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원신혜 검사 : "기억 잘 안 난다고 하지 않았나. (조씨가 이름으로 올려진) 강의 후기 글을 보고 역으로 추론한 것 아닌가"
김 전 교수 : "그럴 수도 있다."
원신혜 검사 : "그러니까 조씨가 올린 후기 글을 보고 2개 강의에 왔을 거라 추론한 건가? 확실한 건 아닌가?"
김 전 교수 : "그 당시에 제가 직접 봤다고 할 수 없다."


검찰은 김 전 교수가 조씨를 봤다고 진술한 정 교수와 진중권 교수 강의 모두 조씨 일정상 물리적으로 참석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먼저 정 교수의 인문학 수업이 진행됐던 2013년 4월 27일 조씨는 한영외고 중간고사 일정으로 서울특별시 청소년 참여위원회 회의(아래 청소년 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관련 자료를 제시했다. 이어 원신혜 검사가 "조씨가 서울에서 시험을 보고 있었는데 그를 봤다는 거냐"고 묻자, 김 교수는 "날짜 등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고 답했다.

진중권 교수 강의에서 봤다는 주장 또한 검찰에서 제시한 증거에서 막혔다. 진 교수 강의 날이 2013년 5월 25일이었는데, 조씨가 이날 청소년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당시 회의록에 조씨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게 증거였다. 

이를 두고 원 검사가 "조씨는 마찬가지로 진중권 강의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증인의 기억이 잘못 된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김 전 교수는 "조씨를 강좌에서 3~4번 봤는데, 그게 그 날짜 즈음으로 기억했다(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재판부까지 의문 제시... "굳이 그걸 수료식 당일 아침에 만들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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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김 전 교수는 정 교수 측 변호인 주신문 과정에서 "수상자는 수료식 당일에 정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수료식 당일까지 학생들의 참석 여부까지 고려해 최종 결정해야 했다는 이유다.

조씨의 상장은 2013년 6월 1일 상장 수료식이 있던 당일 아침에 결정되어 수여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수료식 전날 밤 9시 이후에 온라인 카페에 올린 강의 후기 글이 반영돼 최종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검찰은 수료식 당일, 조씨가 수상자로 결정된 것 또한 상장 위조의 증거로 보고 있다.

김 전 교수는 이런 후기 글이 수상자 선정의 주요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이런 것들을 수료식 직전까지 고려해 수상자를 당일에 선정하기도 한다고 했다. 김 교수의 주장은 앞선 검찰의 판단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김 전 교수는 이번에도 검찰과 재판부의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했다. 먼저 수료식 전에 상장에 총장 직인을 받기 위해 제출된 내부 공문에 대해서다. 당시 직인 수령을 위한 결재 문건에는 상장 샘플 4개가 첨부돼 있었다. 샘플에는 수상자로 추정되는 수강생의 이름과 상장 종류까지 특정돼 있었다.

이를 두고 고형곤 부장검사가 "(공문에 첨부된) 4개의 상장 샘플에는 이름과 분야까지 기재돼 있었다. 샘플을 보면 수상자가 특정돼 있던 것 같은데 아니냐"고 묻자, 김 전 교수는 "아니다. 수상 대상자가 여러명이 있었다"면서 "수상자가 특정돼 있지 않았던 상황"이라고 부인했다.

고 부장검사가 "그럼 6월 1일 수료식 당일 아침에 총장 직인이 찍힌 상장을 조교가 만들었다는 거냐, 이날 토요일인데 그럼 직원들이 (상장 제작을 위해) 나와야 한다는 거냐"고 묻자 김 전 교수는 "그렇다. 그래서 고생했을 거다"라고 대답했다.

원신혜 검사는 상장 샘플에 기재된 학생들이 그저 상장 결재를 받기 위해 임의적으로 올려놓은 게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씨를 제외하고 4개의 상장 샘플 가운데 세 명의 학생들이 실제 상장을 받은 것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김 전 교수는 "대상자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라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지는 김 전 교수의 답변에 재판부도 의문을 드러냈다. 임정엽 재판장은 "조씨가 (상장을) 줄 만한 사람이었다면 전날이나 이틀 전에는 결정을 하지 왜 수료식 당일 오전에 결정을 한 거냐"고 물었다. 김 전 교수는 조씨가 수료식 전날 밤에 카페에 글을 올려서 상을 주게 됐다는 취지로 답했다.

임 재판장이 "(조씨가 카페에 올린 글이) 없었으면 상장을 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나"라고 묻자, 김 교수는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정경심, 건강 문제로 오후 재판 도중 퇴정

한편, 이날 정 교수는 김 교수의 증인신문 이후 건강 상의 문제를 이유로 퇴정을 요구했다. 정 교수는 재판부의 허가를 받아 오후 4시 43분께 법정 직원과 변호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퇴정했다.

정 교수 측 김칠준 변호사는 "정경심 피고인 몸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다"면서 "병원에서는 정 교수에게 강력하게 시술해야 한다고 말한다"라며 10월 8일로 예정된 다음 기일을 한 주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와 검찰 측은 이같은 변호인 측 입장을 종합해 10월 8일 기일을 건너뛰고 10월 15일부터 재판을 재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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