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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국군의날'에 공무원 피살 언급 안한 진짜 이유

[어업지도 공무원 피살사건] 청 관계자 "북측 통지문 이미 파악, 표현 절제한 것"

등록 2020.09.25 16:02수정 2020.09.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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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5일 오전 10시,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특수전사령부에서는 '제72회 국군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전날(24일) 합동참모본부에서 북측의 어업지도 공무원 피살사건 경위를 공식발표한 터여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이번 사건을 어느 정도로 언급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국군의 날 기념에서 정부가 "반인륜적 만행'이라고 규정한 북측의 '어업지도 공무원 피살사건'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원론적 수준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그쳤다.

국군의날 기념사 뒤... "무념무상이냐" 힐난 이어졌지만

이를 두고 국민의힘 등 야당에서 비난 논평이 쏟아졌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총살을 당한 국민에 대한 명복도, 북한에 대한 분노도 표명하지 않는 무념무상인 듯한 대통령"이라며 "북한의 눈치를 먼저 살피는 이 정권에서 더 이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잘 지켜질 수 없다는 것을 국민들은 이제 잘 안다"라고 질타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도 "이번에도 대통령의 의전은 중요했고, 유엔 총회 연설문처럼 국군의 날 기념사도 수정할 시간이 없었나 보다"라며 "대통령의 연설문은 절대로 수정될 수 없는 돌판에 새기는 영구적인 비문인가"라고 꼬집었다.

페이스북 일각에선 "어떻게든 임기 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진전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음을 잘 안다"라며 "(하지만) 월북이든 표류든 타국 국민의 생명을 이렇게 취급한 나라는 없다. 집권세력이 좀더 엄중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라고 고언하는 글도 올라왔다.

청와대 관계자 "이미 북측 통지문 파악한 상태, 표현 절제한 것"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측의 어업지도 공무원 피살사건을 언급하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가 포함된 북측의 통지문을 이미 파악한 상태였기 때문에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이번 사건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표현을 그런 정도로 절제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전날(24일) 문 대통령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와 정부 대책을 보고받은 뒤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라며 "북한 당국은 책임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북측에 합당한 조치를 촉구했다.

결국 북측은 25일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명의 통지문을 통해 이번 사건의 경위를 제법 상세하게 설명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사과를 전했으며,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북측에 요구한 "책임있는 답변과 조치"가 북측의 통지문으로서 어느 정도 충족됐기 때문에 국군의 날 기념사에 북측의 '어업지도 공무원 피살사건'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표현을 절제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한 달 이내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친서를 주고받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서훈 실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친서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어려움과 현재 처한 난관들이 극복되면서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의 내용들이 담겨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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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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