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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비임비 야권연대론에 시나브로 올라온 안철수

[대선여지도 2020 추석편 ①] 느리지만 '대세상승'... 김종인 혹평에도 여유

등록 2020.09.30 11:18수정 2020.09.3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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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나브로 :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오마이뉴스>가 2018년 11월부터 매달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와 조사해온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최근 관심을 모은 건 이낙연·이재명·윤석열 3인의 '2강 1중' 구도다. 하지만 최근 석 달 동안 눈에 띄지 않게 시나브로 상승세를 지속한 인물이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문재인 정부 전반부인 2018년 11월부터 1년여 동안 그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는 3.0% 안팎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 1월에는 4.7%를 기록했고, 이번 2020년 9월 조사에선 6.5%를 기록했다. 두 자리 선호도를 보이는 다른 주자들에 비하면 미미한 숫자지만, 긴 기간으로 보면 시나브로 상승 그래프를 그려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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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미

 
- 곰비임비 : 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계속 일어나는 모양.

야권에선 여전히 특출난 대선주자가 안 보인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야권연대' 얘기가 피어나는 이유다. 국회에 103석을 가진 국민의힘이 3석을 가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불러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 23일에는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초청으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강연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야권연대' 이야기가 번졌다. "다음 대통령 선거를 바라볼 때, 중도진영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안철수 대표를 배제하고 논할 수 없는 상황"(장제원), "우리 안철수 대표, 국민의당과 언제라도 같이 할 수 있다고 얘기해왔다"(주호영 원내대표)는 얘기가 국민의힘에서 공개적으로 나온다.

안 대표도 이날 강연에서 "1대1 싸움으로 하면 백전백패다,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제가 여기에 온 이유와 장제원 의원께서 여러 가지로 (강연을) 요청한 이유가 같다고 본다"며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야 되겠다는 절박감 때문 아니겠냐"고 말했다(관련 기사 : 안철수 "1대1로는 백전백패"라면서도 "통합·연대 어렵다"). 야권연대론이 곰비임비 쌓여가고 있다. 

여권 향한 대립각 강화하면서도 한편으론 혁신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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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지난 1년 사이 안철수 대표의 대선주자 선호도는 꿈틀꿈틀 2.8%(2019년 9월)에서 6.5%(2020년 9월)까지 왔다. 야권 주자 가운데는 윤석열 검찰총장(10.5%), 홍준표 무소속 의원(7.2%)에 이어 3위다.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이 없을 뿐, 야권은 만만치 않은 세력이다. <오마이뉴스>가 처음 조사를 실시한 2018년 11월부터 이번 9월까지 범보수·야권 주자 선호도 추이를 보면,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으로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높았던 지난 4~5월 잠시 20% 후반대로 떨어졌을 때를 빼고는 줄곧 30%대 안팎을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이 세력을 결집해 여권의 대항마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연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비판하며 스스로에게 '보수·야당색'을 덧칠하고 있다. 28일에는 북한의 어업지도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해 "북한을 싸고도는 당신들 모두가 최순실"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여권 관계자와 지지자를 두고 "망자를 모독하고 정신 나간 발언으로 국민적 분노를 부채질한 자들"이라고 표현했다.

정부와 여당을 향해 가시돋친 비판에 열중하는 것은 야권의 또다른 대선주자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안 대표는 '혁신'이라는 깃발을 내세워 중도층의 마음을 얻는 데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홍 의원과 차별점이 있다. 

안 대표는 꾸준히 '야권 연대는 야권 혁신이라는 전제조건 아래 유의미하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23일 강연에 이어 여러 인터뷰에서도 "야권이 지금 상태라면 내년 서울시장 선거와 2022년 대선에서 이길 확률이 굉장히 낮다. 혁신 경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개천절 집회를 반대한다는 메시지도 분명히 했다. 

김종인의 혹평에도 "뭔가 생각이 있으실 것"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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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사진은 2017년 5월 3일 오전 종로구 조계사에서 '불기2561년 부처님 오신날 법요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 권우성

 
하지만 현재 제1야당의 키를 잡고 있는 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거듭 '새 인물'을 얘기하는 그의 안중에 안철수 대표는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24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은 2011년 안 대표와의 첫 만남을 "'도대체 이 양반이 정치를 제대로 아느냐' 생각했기 때문에 말을 이어가지 않고 자리에서 떠버렸다"고 회상했다. "안 대표의 정치적 역량은 내가 평가 안 해도 다른 사람들이 다 알 것"이라는 혹평이 뒤따랐다. 

하지만 안 대표의 대응은 달랐다. 안철수 대표는 27일 치 <데일리안> 인터뷰에서 김 비대위원장을 향해 "지금 서로 폄훼해서 누구 좋으라는 것이냐"라고 반박했다. 다만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정치를 보는 식견이나 판세를 보는 눈이 보통이 아닌 분"이라며 "뭔가 깊은 생각이 있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과거 뇌물 전력을 들춰내며 공격하는 또다른 야권 대선주자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는 정반대의 대응이다.  

현 정부를 최순실에 비유하며 각을 세운 안 대표가 김종인 위원장의 혹평에는 여유롭게 대응했다. 김종인 위원장의 판단처럼, 정말 그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니면 곰비임비 쌓여가는 야권연대론에 올라타기 위해 시나브로 나아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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