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어머님 없이 보내는 첫 명절...생경"

“위로조차 마음대로 나누지 못 할 만큼 힘든 때... 따뜻한 안부로 휑한 마음 안아주면 어떨까"

등록 2020.10.03 11:27수정 2020.10.04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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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 박정훈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낯선 추석이지만 저에게는 다른 의미로 생경한 명절입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일 코로나19 상황 속 맞은 추석 명절에 자신의 심경을 남겼다. 

이 지사는 2일 밤 자신의 페이스 북을 통해 "생경한 명절"이라며 "어머니 없이 보내는 첫 명절이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어머니는 외로운 산골에서 낮에는 산전을 일구시고 밤에는 비좁은 집안에서 아이들 재워가며 남포불 켜고 안주와 막걸리를 파셨다"며 "성남 상대원시장 공중화장실을 청소하며 휴지를 팔고 이용료를 받는 험한 일을 하시며 7남매를 꿋꿋이 키워내셨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사의 모든 어머니가 그러하셨듯 세상에 안 해본 일이 없는 분"이라며 "모진 풍파를 겪으시면서도 의연함과 당당함을 잃지 않으셨던, 저에게는 바다 같은 분이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열세 살짜리 어린 아들이 학교 대신 공장에 나가는 게 안타까워 한손에는 도시락을 또 한손으론 제 손을 꼭 잡아 공장까지 데려다주시고 급히 돌아가시던 뒷모습, 하루 종일 공중화장실에서 일하시고도 과일봉투를 접으시며 어린 아들이 철야 끝내고 귀가하는 그 늦은 시간까지 꼿꼿이 앉아 기다리다 함박웃음으로 맞아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선연하다"고 했다.

이 지사는 "한때 큰 병으로 안동병원 드나드실 때, 나 죽으면 이 어린 것들 어떡하느냐며 우시던 말씀 들으며 나도 엄마하고 같이 죽어야지 했던 마음처럼, '꼭 성공해서 어머니 호강시켜 드려야지' 다짐했다"고 상기했다.


아울러 "며칠 전 어머니께서 꿈에 나와 무슨 연유인지 하염없이 저를 걱정하셨다"며 "살아계실 때나 지금이나 못난 자식 걱정은 멈춰지지 않나 본다. 깨고 난 뒤 한참을 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도민 여러분께 귀성이나 성묘 자제를 요청 드린 입장에서 이번 추석에는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지도 못하고, 첫 벌초조차 남의 손을 빌리는 불효를 저질렀다"고 무거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올 추석 저마다 사정으로 부모님이나 친지를 찾아뵙지 못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라며 "위로조차 마음대로 나누지 못할 만큼 모두가 힘들 때"라고 말했다.

끝으로 "우리를 포근히 보듬어주시던 우리네 부모님의 그 품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우리 서로 따뜻한 안부로 그 휑한 마음들을 안아주시면 어떨까?"라고 글을 맺었다. 
#이재명 #코로나19 #추석 #성남시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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