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억새평원 가보자" 그 말에 가족들이 움직였다

울산 언양 신불산 억새평원 탐방기

등록 2020.10.04 16:57수정 2020.10.0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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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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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우리 언양 억새평원 가보자."


딸의 제안에 따라 추석 때 가족과 '영남알프스'라고 불리는 언양 신불산 억새평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동구 남목에서 버스를 타고 KTX울산역으로 가서, 다시 버스 타고 오를 산 아래로 가야 하는데 버스가 먼저 가버려 결국 택시를 탔습니다.

"기사님, 평평하게 오르는 산길이 있다던데 그리로 가셔서 내려주세요."

택시기사님이 내려준 곳에서 산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평길이 아니라 산길이 나왔습니다. 가파른 산길로 나무계단을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한참을 걷다보니 정상인지 '배내봉 966미터'라는 표지 돌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힘들게 올라왔으나 억새평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옆에 걸어가던 행인에게 물어보니, 우리가 도착한 배내봉보다 더 높은 곳을 가리키며 "(억새평원은) 저 산을 넘어야 있다"고 했습니다.


무릎이 안 좋은 아내는 다리 아픔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아들, 딸이 포기하지 않는 한 제가 부모로서 먼저 포기하고 내려갈 수는 없었습니다. 큰딸이 제안하긴 했지만, 내년 5월 아들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 군대 가기 전에 체력단련 해야 할 것도 같았습니다. 함께 산행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그랬습니다.

우리는 다시 가파른 산길을 올랐습니다. 정상에 도착하니 거기엔 '간월산 해발 1069m'라고 새겨진 돌이 있었습니다.

다시 한참을 내려간 후에야, 그제서야 광활하게 펼쳐진 억새밭이 보였습니다. 풍경이 멋졌습니다.

그곳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억새평원에 있는 가게에서 가족끼리 무언가를 사 먹으려 했으나 너무 줄이 길어 포기하고 다른 길로 내려갔습니다. 그때 보니, 내려가던 그 길이 평지였습니다. 차량도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이 산 아래까지 이어져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오전 9시에 출발해 오후 3시경 산을 내려갔는데, 길이 산허리로 둘러둘러 나 있어 하산에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보니 4시가 넘었는데도 많은 사람이 가족과 함께 억새평원을 보러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다 내려가 버스를 기다렸으나 없어 택시를 호출하여 타고 KTX울산역까지 가서 직행버스로 귀가했습니다. 택시 타고 200여 미터를 가니 우리 가족이 오전에 올랐던 장소가 보였습니다. 오전에 우릴 태워준 기사님이 200여 미터만 더 가서 내려주었더라면, 쉬엄쉬엄 편하게 산보하듯이 억새평원을 구경하고 왔을 텐데... 산행을 잘 하지 않는 우리 가족에게 이는 조금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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