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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옆에 억새가 살랑살랑, 경주의 가을이 여기 있네

경주 서천둔치 억새숲 주변의 볼거리와 즐길 거리

등록 2020.10.07 09:41수정 2020.10.0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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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이젠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어 가을이 깊어지고 있음을 절실히 느낀다. 외출할 때는 가벼운 겉옷을 하나 걸치고 다녀야 할 정도로 옷차림에도 신경을 써야 할 계절이다.

천년고도 경주,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면 기자가 제일 먼저 찾는 곳이 있다. 경주 시가지 서천둔치에 있는 억새숲이다. 늦은 오후 해가 서산으로 기울 때쯤 역광으로 비치는 억새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경주 서천둔치 억새숲은 접근성도 매우 좋다. 경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 서천교를 지나 흥무로 벚꽃길을 통과하면 장군교가 보인다. 장군교는 동해남부선 형산강 철로 폐선 구간을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게 만든 인도이다.
  

경주 서천둔치 억새숲 전경 ⓒ 한정환

 
서천둔치 억새숲은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있는 가까운 곳이다. 장군교 바로 아래 억새숲 광장과 주차장이 있는데 거기에 차량을 주차하면 된다.

억새, 코스모스와 함께 경주의 가을을 걷다

경주 서천둔치 억새숲은 총면적 13만8200㎡에 82만9000본의 억새가 심어져 있다. 서천둔치 억새숲에는 부속시설로 산책로와 비상시 헬기장으로 사용하는 광장 3개소, 생태습지 1개소와 주차장이 설치되어 있다.

서천둔치 억새숲도 올해 두 번의 태풍으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9호 태풍 마이삭에 이어 10호 태풍 하이선이 한반도 동해안을 덮치면서 경주 지방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피해가 막심했다.
  

경주 서천둔치 억새 모습 ⓒ 한정환

 
홍수주의보까지 내린 경주 서천둔치 억새숲도 물에 잠겨 올해 억새를 못 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억새는 이름 그대로 억세게 강한 식물인 것 같다. 홍수로 인해 넘어지고 뿌리까지 부러진 억새가 가을이 깊어질수록 되살아나고 있다.

거기다 경주시에서는 올해 억새숲 광장 바로 앞에 억새를 보러 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6000㎡ 면적에 황화코스모스 단지를 별도로 조성했다.


서천둔치 억새숲의 주인공이 억새에서 코스모스로 바뀐 느낌이다. 황화 코스모스가 억새와 대비되어 멀리서 보면 수확을 앞둔 누런 황금 들판의 모습과 흡사하다.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 두기를 하며 코스모스의 향기에 취해 있는 모습이다. 억새를 보러 왔다가 보너스로 황화 코스모스까지 보게 되니 모두가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
  

경주 서천둔치 억새숲에 새롭게 선보인 황화코스모스 단지 모습 ⓒ 한정환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은 언제 재개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가족과 함께 멀리 떠나는 국내여행도 만만치가 않다. 코로나19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생활한 지도 9개월째로 접어든다. 매일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정서적으로 불안하여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호소한다. 이럴 때는 자기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꽃밭단지나 바닷가를 찾아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면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경주 지역에는 이런 장소가 무수히 많다. 경주 서천둔치도 여기에 포함된다. 경주 서천둔치 억새숲은 예전의 풍성했던 모습과는 비교가 안되지만, 그래도 무리 지어 있는 억새의 모습은 햇빛에 반사되어 보면 볼수록 아름답다. 억새숲 사이사이로 미로 같은 산책로를 걷다 보면 벌써 가을이 우리 곁으로 깊숙이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본사 사옥 모습 ⓒ 한정환

 
옥상 정원이 있는 공원 같은 사옥

서천둔치 억새숲 마지막 유턴 지점에서 보면 도로변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여기도 한번 올라가 보길 권하고 싶다. 바로 단층으로 지어진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사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원 같은 사옥이다. 일과 중에도 아무나 들어가 산책하며 보고 즐기는 곳으로 꾸며진 곳이다.

건물 옥상으로 가는 입구에는 핑크뮬리가 심어져 있어 눈길을 끈다. 옥상에는 정원으로 잘 꾸며진 산책로가 있다. 한번 거닐어 보면 경주 무열왕릉 주변 들판의 모습과 가을의 정취를 몸소 느낄 수 있다. 건물 사옥 옆에는 국토교통부가 '아름다운 한국의 길 100선'에 선정한 흥무로 벚꽃길도 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옥상 정원 모습 ⓒ 한정환

   
건물 높이 경쟁이라도 벌이듯 모든 사옥이 높이만 찾고 있는 요즘이다. 어디 가도 이런 단층 사옥 건물은 보기 힘들다. 경주는 지붕 없는 노천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곳곳에 문화재가 많다. 이런 연유로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사옥도 고도 제한에 묶여 단층으로 지어졌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바로 옆에 흥무로 벚꽃길을 따라 제법 큰 수로가 있었다. 작년에 여기에 복개를 하여 올해 울긋불긋한 토종 일반 코스모스를 심었다. 사옥 옥상으로 가는 길목에 있어 가을의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이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바로 옆에 있는 코스모스 꽃밭단지 모습 ⓒ 한정환

 
거기다 푸른 잔디가 드넓게 깔려있어 코스모스 길을 따라 걸으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가을 풍경에 잠시 풍덩 빠지고 싶은 심정이다.

사옥 안으로 들어가면 방사성폐기물을 관리하고 처리하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온관이 있다. 다온은 좋은 일들이 다 온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지금은 경주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잠시 문을 닫아둔 상태이다.

코로나19가 조금 잠잠해지면 개방할 것이라고 하는데 한번 들릴 만하다. 다온관 방문 기념으로 영상기념촬영을 하는 곳이 중앙에 있다. 촬영해두면 저장되어 언제 가도 볼 수 있는 추억의 기록사진이 될 것 같다.
  

각종 운동시설과 함께 있는 경주 서천둔치 산책로 모습 ⓒ 한정환

 
서천둔치 산책로와 잔디광장

억새숲에서 장군교를 건너면 반대편 서천둔치에 걷기 좋은 산책로와 잔디광장이 눈앞에 전개된다. 장군교 다리 기둥에는 신라시대와 관련된 역사성 있는 그림을 그려 놓아 신라의 옛 모습을 여기서 보는 듯한 느낌이다.
 

동해남부선 폐선구간을 인도로 만든 경주 장군교 모습 ⓒ 한정환

   
야간에는 조명을 넣어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장군교는 이제 폐철교에서 야경이 아름다운 산책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서천둔치 산책로는 준공과 동시에 전국적인 이목을 집중시키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곳이다. 서천둔치에는 산책로와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 길이 있어 누구나 안심하고 운동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거기다 바로 옆에는 넒은 둔치에 잔디광장을 만들어 전국적인 규모의 유소년 축구대회도 열리고, 축구 연습장으로도 활용된다.

처음 준공했을 때는 전국의 지자체들이 여기에 벤치마킹을 올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이었다. 경주 인근 지역 사람들이 관광버스를 동원하여 단체로 걷기 운동을 하기 위해 찾은 적도 있다. 
  

경주 서천둔치 장군교 아래에 있는 18홀 규모 파크 골프장 ⓒ 한정환

 
서천둔치 산책로는 서천에서 출발하여 북천으로 이어지는 2km의 거리이다. 앞으로도 계속 경주 시가지 둘레에 산책로와 운동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서천둔치 건너편에는 18홀 규모의 파크 골프장도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아직 개장을 하지 못해 애만 태우고 있다.

경주시 최정식 도시공원과장은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렸던 국민들의 몸과 마음을 풀고,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형산강 서천둔치 산책로에서 꽃과 함께 걸으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코로나 블루를 이기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에는 멀리 여행을 가기보다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가족단위로 즐거야 한다. 가을의 대명사로 불리는 억새와 코스모스를 함께 보고 즐기며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서천둔치 주변을 가을 가족 여행지로 추천하고 싶다.

*찾아가는 길
주소 : 경주시 부엉길 9-5(E1 경주개인택시 LPG충전소 길 건너)
주차료 및 입장료 : 없음
#경주 서천둔치 억새 #경주 서천둔치 산책로 #경주 서천둔치 황화코스모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사옥 #경주 장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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