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전두환 생가 새 안내판, 불 가져오라는데 물 가져온 격"

진보당 경남도당 지적... "퇴임 과정 설명하며 추앙, 기념물 당장 철거" 촉구

등록 2020.10.07 16:04수정 2020.10.0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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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이 최근 새로 설치한 전두환 생가 새 안내판. ⓒ 진보당 경남도당

 

전직 대통령 예우가 박탈된 전두환씨 생가에 경남 합천군이 설치한 새 안내판에 대해, 진보당 경남도당은 "불 가져오라는데 물 가져 온 격"이라고 지적했다.

합천군은 추석 연휴 전에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씨 생가 앞 안내판을 새로 설치했다. 안내판 문구를 새로 작성한 것인데, 전두환씨의 잘못은 하나도 언급돼 있지 않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7일 논평을 통해 "바뀐 안내표지판 내용이 '불 가져오라는데 물 가져 온 격'이다"고 했다.

이들은 "전두환 고향이며 일해공원, 생가 등을 세비로 지원-유지하고 있는 합천군은 전두환 관련 역사왜곡 사실을 바로 잡으라는 요구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추석을 앞두고 '전두환 생가 안내표지판을 교체'했다"고 했다.

새 안내판에 대해 이들은 "'역사적 사실과 평가에 근거하여 역사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안 하느니만 못한 내용 수정을 한 것"이라고 했다.

새 안내판에는 "1979년 3월 국군보안사령관으로 임명됐으며, 그해 10월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이 발생하자 합동수사본부장을 맡게 됐는데, 그 수사과정에서 12.12사태가 빚어졌다. 이후 제11대 대통령이 되었고, 새로운 헌법에 따라 제12대 대통령에 선출되어 1981년 3월 취임했다"라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진보당 경남도당은 "12.12 군사반란사건은 전두환과 노태우가 주도하여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한 쿠테타였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며 전두환이 사형판결을 받으며 공식화 되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합천군은 안내표지판에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이 발생하자 합동수사본부장을 맡게 됐는데, 그 수사과정에서 12.12사태가 빚어졌다'고 표현하였다"며 "마치 전두환이 주동한 것이 아니라 당시 맡은 지위와 역할 때문에 사건에 개입된 것처럼 묘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새 안내판에는 "전두환 대통령은 취임 때의 단임 실천 약속에 따라 1988년 2월 퇴임함으로써 40년 헌정사에 임기를 마치고 스스로 물러난 최초의 대통령이 됐다"라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진보당 경남도당은 "퇴임과정을 설명하며 '40년 헌정사에 임기를 마치고 스스로 물러난 최초의 대통령이 됐다'고 추앙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두환은 호헌조치로 '대통령 간접선거, 정권이양'을 운운하며 민주주의를 짓밟다가 박종철, 이한열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국민의 항쟁에 의해 본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임기를 겨우 채웠을 뿐, 임기를 마치고 명예롭게 물러난 대통령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역사적 사실이 이러한데 합천군은 내부 검토과정을 거쳤고, 사실 그대로만 담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며 "전두환에 대하여 개개인이 평가를 달리할 수는 있으나, 국민세금으로 공공기관이 범죄자를 추앙하고, 기념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전두환을 위인으로 꾸며 기념한다고, 합천군이 빛나는 것이 아니다"며 "역사를 바로 잡아 후대에 교훈이 되도록 노력할 때 비로소 지역이 더욱 명예롭게 빛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합천군에 대해 진보당 경남도당은 "생가 안내표지판을 포함한 전두환 관련 기념물을 당장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전두환 생가 안내판 바꿨지만... 여전한 '역사왜곡' 논란(10월 6일자)
#전두환 #합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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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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