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부산항에 '보툴리눔·리신' 세 차례나 반입

국회 외통위 민주당 이재정 의원 자료 공개... 부산시민단체 “실험실 폐쇄 찬반 주민투표해야”

등록 2020.10.08 16:36수정 2020.10.0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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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후 주한미군 생물학 샘플 반입 3차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공개한 미군의 생화학 실험 관련 샘플 반입 정보. 2019년 외에도 2018년, 2017년 총 세 차례의 반입 사실이 드러났다. ⓒ 이재정 의원실



미군이 생화학 실험 관련 샘플(시료)을 여러 차례 국내에 반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미군은 보툴리늄·포도상구균 톡소이드, 리신을 2017년부터 세차례에 걸쳐 들여왔다. 장소는 미군부대 시설이 있는 군산, 오산, 평택 기지와 부산항 8부두다. 시기는 2017년 11월, 2018년 10월, 2109년 1월이다.

같은 당의 최인호 의원이 지난 2019년 공개한 '1월 시료 반입' 외에 나머지는 두 번은 이번에 새롭게 알려진 내용이다. 당시 미 생화학방어합동참모국(JPEO-CBRND)은 페덱스를 통해 해당 샘플을 같은 장소로 보낸 바 있다. 최인호 의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엔 이재정 의원이 추가적인 샘플 반입 시기와 정보까지 공개했다. 부산항 8부두 기준 반입량은 2017년 10바이알(약병), 2018년 26바이알, 2019년 56바이알 등 매년 증가해왔다.

보톨리눔은 신경조직을 마비시키고 파괴하는 맹독성 물질이다. 1g으로 100만 명을 살상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어서 생물무기금협약(BWC: Biological Weapons Convention)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포도상구균은 식중독을 일으키며, 리신은 0.0001g 정도의 소량으로도 성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

생화학 실험 논란이 계속되자 미군은 지난해 12월 뒤늦게 개최한 부산항 8부두 현장설명회를 통해 "살아있는 샘플은 반입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군은 샘플을 비활성화·사멸화 만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미군의 생화학 관련 대응은 JUPITR(주피터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CENTAUR(센토) 체계 단계에 와 있다. 관련 인력을 자국 내 군수산업체를 통해 모집하고 있는 미군은 조만간 IEW(통합조기경보)로 전환·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의원은 미군의 반입목적 규명은 물론 안정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주한미군이 어떤 목적으로 매년 동일 장소에 샘플을 반입하는지 설명해야한다"며 "미군제출 자료에만 의존해 안정성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반입 지역으로 지목된 부산에서는 당장 반발이 터져나왔다. 인근 주민과 부산시민단체로 구성된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찬반 부산시 주민투표 추진위원회'는 이날 "샘플이 무독화되어 안전하다는 미군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는 정부 부처는 누구를 위한 곳이냐"며 "350만이 사는 도심에 세균무기 실험 샘플이 들어왔지만, 파악조차 못한 부산시의 책임도 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련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세균실험실 폐쇄 찬반 주민투표를 즉각 실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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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8부두 미군부대의 철조망 안 쪽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 ⓒ 윤성효

#생화학실험 #세균무기실험실 #부산항 #이재정 의원 #맹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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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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