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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희망의 계기로 삼는 여행길, 목포 고하도

고하도 전망대부터 이충무공 유적지, 목화체험방까지... 낭만과 역사를 만끽하세요

등록 2020.10.14 13:46수정 2020.10.1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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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고하도 고하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목포대교와 해안 데크 모습입니다. 저 풍광 자체만으로도 시원함과 낭만을 떠올릴 수 있을 거예요. ⓒ 권성권

 
목포 하면 다들 유달산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그 높은 유달산 자락 아래의 낮은 섬을 뜻하는 '고하도'(高下島)도 유명합니다. 이곳의 고하도 스테이션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목포 바다를 가로질러 유달산에 오를 수 있습니다. 또 해안 데크를 따라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를 둘러본 뒤 목화 체험방에서 목화솜도 만져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하도 용머리 해안 데크 용머리 포토존입니다. 저 위로 목포대교가 보입니다. 이곳에서 180도 회전을 해서 빙 둘러 보면 목포 바다는 물론 바다 위를 지나가는 해상케이블카도 볼 수 있어요. 밤에는 더욱 은은하고 멋집니다. ⓒ 권성권

 
고하도 해안 데크는 고하도 전망대에서 목포대교와 인접한 용머리까지를 바다 위에 설치한 1km가량의 시설물입니다. 그 폭은 두 사람이 지나가기에도 충분한 1.8m 정도입니다.

여행객들이 해안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느낌이고, 돌아올 때 고하도 능선에 조성된 용오름 숲길을 이용하면 보다 더 아름다운 목포의 자연풍광을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충무공 유적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가 있는 곳입니다. 그곳을 향해 올라가는 관문이라고 할 수 있겠죠. ⓒ 권성권

 
고하도는 그렇게 멋진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이지만, 절망의 역사를 희망의 역사로 바꾼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1597년 음력 9월 16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우수영 울돌목에서 수군 13척의 배로 일본 수군 300척을 격퇴시켰습니다.


그 명랑해전에서 승리한 이충무공은 수군을 재정비코자 40일간 탐색했는데, 그때 새로운 진을 설치한 곳이 이곳 고하도였습니다. 이곳은 영산강 하구를 통해 호남의 곡창지대로 들어가는 입구이자 서남해의 내륙을 잇는 전략적인 요충지였던 까닭입니다.
 

이충무공 유적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기념비입니다. 명랑해전 이후에 이곳에 새롭게 진을 치고 군량미를 모으고 전선을 건조해서 노량해전에서 승리를 거둔, 그 분의 업적을 기린 기념비입니다. ⓒ 권성권

 
1597년 10월 29일 이곳에 도착한 이충무공은 그때부터 군량미를 비축하고 수군을 재건하고 고하도 주변의 소나무를 모아 40여 척의 배(戰船)를 건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1598년 2월에는 그 수군과 전선을 이끌고 강진의 고금도로 진을 옮겼고, 그해 11월 노량해전에서 일본군을 몰아내고 7년간의 임진왜란을 승리로 장식했던 것입니다.
 

이충무공 유적지 고하도에서 볼 수 있는 소나무와 배들입니다. 저 울창한 소나무들로 이충무공이 배를 건조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저 배를 통해 주민들이 고기를 잡고 생계를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 권성권

 
그만큼 이곳 고하도는 이충무공이 명랑해전 이후 기고만장하지 않고 더 겸손하게 군량미를 모으고 수군을 재건하고 전선을 건조해 힘을 축적한 곳이었습니다. 그만큼 이곳 고하도는 임진왜란의 절망 속에서도 좌절치 않고 호국의 불꽃을 태우며 희망의 역사를 써내려간 곳이었습니다.
 

고하도 목화체험장 이곳에 3만㎡ 면적의 목화재배단지가 있습니다. 더욱이 사시사철 목화를 볼 수 있도록 실내 하우스에도 재배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 권성권

 
그런데 고하도는 그런 역사와 함께 육지면 재배지로도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1904년 우리나라 최초의 육지면 재배지가 바로 이곳 고하도였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 목포에 주재하던 일본 영사 와카마쓰 도사부로는 이곳이 일본의 육지면 재배보다 훨씬 유리한 것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이곳을 한반도 남부 지역의 육지면 생산기지로 만들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일제강점기 때 '목화의 전남'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이곳 고하도에 목화 재배가 활발했다고 합니다.
 

고하도 목화체험장 고하도 목화체험장 안에 있는 목화나무입니다. 체험장 바깥에도 목화나무를 심어서 가꾸고 있지만, 사시사철 볼 수 있도록 실내에도 목화나무를 심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저도 목화 솜은 처음 봤습니다. ⓒ 권성권

 
그와 같은 사실을 알리기 위해 목포시는 2016년부터 이곳에 목화정원을 조성하기 시작했고 2020년 올해 들어 목화체험장을 완공했다고 합니다. 목화체험장 안에는 사시사철 목화나무를 볼 수 있도록 재배하고 있고, 목화 솜을 따서 실을 만드는 여러 기구들도 설치해 놓고 있습니다. 체험장 바깥으로는 아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놀이기구도 세워 놓았습니다. 목화체험장 건너편에는 10월을 뽐내는 코스모스 꽃들이 바람에 흩날리며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습니다.
 

고하도 코스모스 고하도 목화체험장 너머에 자라고 있는 수많은 코스모스 꽃들입니다. 맑은 가을 하늘에 더더욱 잘 어울리는 코스모스들이 바람에 흩날리며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곳 고하도에서 이 멋진 풍경과 낭만과 또 역사를 생각하며, 코로나 19로 지친 심신을 위로받고, 절망의 상황을 희망의 계기로 삼기를 바랍니다. ⓒ 권성권

 
코로나19로 모두가 답답해 하지만 잠깐의 여유를 내서 이곳 고하도를 둘러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울에서도 기차로 2시간 30분이면 목포역에 도착할 수 있고, 목포역에서 차로 30분이면 이곳에 당도할 수 있으니 말입입니다. 누구라도 이곳에 오면 낭만과 역사를 만끽할 것입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절망하는 분들도 이충무공을 통해 희망의 계기로 삼는 여행길이 될 것입니다.
#고하도 #해안 데크 #이충무공 유적지 #목화체험방 #고하도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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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억력보다 흐릿한 잉크가 오래 남는 법이죠. 일상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려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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