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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이 떠난 자리, '3개월' 계약직 비정규직이 채웠다

2인 1조 307명 고용했지만 하청 비정규직... 발전사 산재 중 96.7%가 하청 소속

등록 2020.10.13 16:46수정 2020.10.1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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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와 청년전태일, 진보당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합의한 고 김용균 동료들의 정규직화 약속이 이행되지 않은 채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여전히 위험한 환경속에서 낙탄을 치우고 있다는 뜻을 담아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 유성호


"김용균의 죽음 이후 발전 5사에 투입된 모든 2인 1조 안전관리 인원들은 3개월 단위 시한부 인생처럼 계약하거나 일 년짜리 프로젝트 계약직으로 입사한 사람들뿐이다. 정부는 정규직으로 채용하라 했지만 하청은 시한부 계약직만 채용했다. 이게 현실이다."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한 청년노동자 김용균씨의 동료 이준석씨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열린 '고 김용균 동료 기만한 문재인정부, 더불어민주당 규탄 기자회견'에서 "현장은 전혀 변한 게 없다"면서 작업복을 입은 채 외친 말이다. 

이씨는 "용균이가 떠난 지 2년이 다 돼 가지만 이뤄진 것이라고는 해당 사업장이 안전사고가 일어났다는 이유로 바뀐 설비개선뿐"이라면서 "이마저도 다른 발전사는 전환된 게 없다"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고 김용균씨의 사망 이후 지난해 4월 국무총리 '훈령으로 고 김용균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 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를 발족했다. 4개월여의 조사 활동 후 특조위는 5개 발전사의 11개 화력발전소를 점검한 후 사고예방을 위한 22개 권고안을 발표했다. 

당시 김지형 특조위 위원장은 "위험은 외주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외주화로 인해서 위험이 더욱 확대되는 방향으로 구조화되었고, 노동안전보건은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 아주 일상이 되었다"면서 "발전사의 경상정비 및 연료·환경설비 운전업무의 민영화·외주화를 철회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김용균씨가 떠난 지 만 22개월, 특조위의 권고안은 말 그대로 권고에 그쳤다. 

안전인력 늘리라 했더니 비정규직만 뽑은 발전사
 

발전비정규직 노동자 “문재인 대통령, 정규직화 합의 이행하라” ⓒ 유성호

 
12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서부발전을 포함해 발전 5개사는 김용균씨 사망 사고 이후 2인 1조 작업을 위해 307명을 고용했다. 하지만 모두 3개월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거나 1년 계약을 체결한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황운하 의원실은 3개월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는 주된 이유에 대해 "발전 5개사의 하청업체들 석탄운전설비 용역계약이 3개월 단위로 계약금액이 변경되는 형태로 연장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라 추가로 고용된 인원들은 3개월 단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단기 고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발전사들은 정부의 2018년 5월에 각 기관에 하달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해당 문건을 직접 확인한 결과 '기존계약 연장조건'에 "계약연장 기간은 정규직 전환 논의 추이를 감안해 결정하되, 최대 6개월 이내로 가급적 기간을 최소화"하라는 지침이 적시됐다. 

결국 발전사들은 지침에 따라 계약을 진행했다는 것인데, 지침 바로 하단에는 별첨 표시와 함께 "노‧사‧전문가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여 연장기간 내 정규직 전환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문구 또한 명시됐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13일 <오마이뉴스>에 "해당 지침은 단기 계약 연장을 최대한 반복하지 말라는 의미의 지침"이라면서 "정부의 대원칙은 정규직 전환을 최대한 신속하게 하라는 뜻이다. 기한 내에 마무리를 하지 못할 때 계약연장 등을 최소단위로 진행하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관계자는 '발전5사에서 임의대로 계약을 3개월 단위로 연장하는 것'에 대해 "(정부)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은 권고사항이라 벌칙규칙 등이 미비하다"면서 "사실상 지도 정도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 김용균씨 동료 "양심있으면 이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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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와 청년전태일, 진보당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합의한 고 김용균 동료들의 정규직화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이러다보니 고 김용균씨 사망 사고 이후에도 현장에선 여전히 고용불안과 이에 따른 안전불감증에 시달리고 있다. 

신대원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 지부장은 "(김용균씨가 죽었을 때) 벌떼같이 와서 책임있게 진상규명하고 책임자 처벌, 처우개선, 정규직 전환 모두 약속했는데 2년이 다 된 지금까지 지켜진 게 무엇이냐"면서 "양심이 있으면 이럴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균이와 우리가 정규직 전환을 먼저 해달라고 했나. 정부가 먼저 전환을 언급한 거다. 그런데 현실은 3개월 단위로 쪼개서 계약을 하고 있다. 희망고문만 하는 거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정부 명의로 발표한 약속을 지키라."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우려는 현실이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발표한 '5개 발전사에서 발생한 10년 산업재해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기간 화력발전소에서는 총 508건의 산업재해가 집계됐다. 이 중 30건은 사망 재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 재해자 전체 511명 중에는 하청 노동자가 494명에 달해 전체의 96.7%를 차지했다. 사망 재해의 경우에도 전체 30명 중 29명이 고 김용균씨를 포함해 모두 하청 노동자로 확인됐다. 

지난 9월 10일에는 고 김용균씨가 사망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와 일일계약을 맺은 화물차 운전기사가 석탄을 하역하는데 쓰는 스크루를 자신의 화물차에 옮겨 싣는 과정에서 떨어진 스크루에 깔려 숨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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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와 청년전태일, 진보당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합의한 고 김용균 동료들의 정규직화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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