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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설마했는데..." 탄식 넘쳐난 부산 해뜨락요양병원 앞

[현장] 52명 대규모 확진에 동일집단격리... 부산시 방역 '비상'

등록 2020.10.14 11:36수정 2020.10.1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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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현재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 입구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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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현재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 앞. 이곳에서 직원 10명, 환자 42명 등 총 5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 김보성

      
"너무 불안하다."

14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에서 만난 박아무개(80대)씨의 딸인 최아무개씨는 걱정부터 내비쳤다. 그는 어제 요양병원으로부터 직원 1명이 확진자로 판명나 환자 등 전수검사에 들어간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어머니가 양성 판정을 받을지는 꿈에도 몰랐다. 언론 보도가 쏟아지자 한걸음에 달려온 최씨는 결국 병원으로부터 "어머니도 확진자로 확인됐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이날 해뜨락요양병원 환자 42명, 직원 10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부산의 요양병원에서 52명의 대규모 집단 감염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씨는 "이런 소식을 들으니 너무 힘들다. 어제 낮에 문자가 왔고, 확진 여부는 어제 밤이나 오늘 아침에나 나온다고 하더라. 하두 전화를 안 받길래 와봤더니..."라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최씨가 숨을 돌린 뒤에야 대화는 다시 이어졌다. 최씨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어머니를 제대로 뵌 적이 없다. 3월부터는 아예 대면 만남이 불가능했고, 7월까지 그나마 유리로 얼굴만 확인하는 정도였다. 최씨는 "그렇게 못보고, 이런 이야기 들은 뒤에 설마설마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눈물을 훔쳤다.

52명 대규모 확진에 부산시 '비상'... 환자 가족들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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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현재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 앞. 이곳에서 직원 10명, 환자 42명 등 총 5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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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현재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 앞 ⓒ 김보성

 
요양병원 측도 보호자를 안심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병원 측은 최씨에게 "죄송하다. 만덕동에 확진자가 나오고 할 때 불안하긴 했는데 우리 병원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도 없고, 잘 계시다. 오늘 중으로 부산의료원으로 가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이렇게 확진자가 많이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내부적으로 매일 소독도 했고 직원 관리도 했는데..."라며 울먹였다. 최초 감염자로 추정되는 직원은 지난 8일부터 발열이 시작돼 10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결과는 3일이 지난 13일에 나왔다.  

그러나 현장의 다른 보호자는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정아무개씨는 "90세 아버지가 있는데 우리도 어제 낮에 간호조무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환자들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라는 문자를 받았다"며 "그런데 대규모 확진과 코호트 격리 사실을 왜 언론을 통해 접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확인 결과, 다행히 정씨의 아버지는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주민들도 불안감을 표시한다. 해뜨락요양병원은 부산 금정산과 백양산 자락에 위치해있지만, 주변에 요양원, 음식점과 중소규모 회사 등이 일부 밀집해 있다. 요양병원에 몰려든 취재진을 바라보던 정아무개(45)씨는 "아이고, 우짜다 여기도 이런 일이 발생했느냐"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확진자가 더 나오지 않도록 부산시가 제대로 대응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부산시 보건당국은 북구 만덕동에 있는 해뜨락요양병원에서 직원 10명, 환자 42명 등 5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보건당국은 추가 전파를 막고 환자와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바로 동일집단격리 조처에 들어갔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방역대응을 완화했던 시는 엄중한 상황에 이날 오전 11시 변성완 권한대행 주재로 코로나19 확산 관련 시·구군 긴급 현장대책회의를 열고 북구 지역에 확산하고 있는 감염병 상황에 대한 대응 등을 논의한다. 이날 오후 브리핑도 변 권한대행이 직접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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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현재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 앞. 이곳에서 직원 10명, 환자 42명 등 총 5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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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현재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 앞. 이곳에서 직원 10명, 환자 42명 등 총 5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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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현재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 앞. 보호자 대기소가 설치됐다. ⓒ 김보성

#코로나19 #해뜨락요양병원 #부산 #동일집단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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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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