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화재 피해 주민들 "대통령님과 국민께 감사"

화재 당시 상황 전하며 "화재경험 기록해 경각심 고취토록 하겠다"

등록 2020.10.14 15:12수정 2020.10.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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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화재로 피해를 입은 울산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건물 입주민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국민께 삼사한다는 청원을 올렸다. ⓒ 국민청원 홈페이지


지난 8일 오후 11시 7분 발생해 15시간 40분 만에 진화된 화재로 피해를 입은 울산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건물 입주민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국민께 감사하다는 청원글을 올렸다. (관련 기사 : "왜 호텔 재우나" 말에 두 번 우는 울산 화재 피해주민들)

지난 13일 올린 후 일부 수정돼 14일 공개된 청원글에서 피해 주민들은 "이제야 조금은 마음을 진정시켜봅니다"면서 화재 발생 당시의 상황과 이후의 심정을 전했다.

입주민들은 "당시 가족과 함께 TV를 보거나 자고 있었는데 화재경보와 함께 화염과 시커먼 연기가 갑자기 밀려 들어오면서 많은 입주민은 피신하기 바빠서 옷도 입지 못하고 슬리퍼 혹은 맨발로 뛰쳐나왔고 휴대폰과 지갑조차도 챙기지 못했다"고 급박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급박한 상황에서도 같은 층의 현관문을 두드려 같이 대피를 유도하였고 피난층에 대피한 상황에서 위에서 뛰어내리는 입주민들이 최대한 다치지 않도록 대처를 했다"면서 "불길에 갇혀 우왕좌왕하는 높은 층의 입주민들에게는 대화로 안심시키면서 소방관들이 들어가서 구조할 수 있도록 기민한 조치를 하여 한마음으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어제(12일) 화재 현장을 방문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큰 봉투와 캐리어를 가지고 갔는데, 많은 세대에서 탈 수 있는 모든 것이 재로 변해 있어 대피하던 때의 상황이 투영되면서 다시 한번 몸서리치게 하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저희 입주민들은 여기서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면서 "화마가 아파트 전체를 감싸던 때부터 살아있기를 염원하면서 기도해준 주변 이웃과 시민을 포함한 전국민들의 마음이 우리를 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목숨을 내어놓고 화마속을 뚫고 질식한 입주민을 들쳐업고 구조하였으며 33층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소방호스를 들고 뛰어다니면서 화재를 진압하고 어두운, 연기로 자욱한 각 세대를 작은 손전등과 산소통에 의지하여 수색하면서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소방관들의 힘든 노력을 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불이 나는 시점부터 밤새도록 현장을 벗어나지 않고 고생하신 송철호 울산 시장님, 공무원 , 경찰관님들의 노고도 잘 알고 있다"면서 "또 한편으로 국민들에게 저희 아파트의 화재로 우려를 드린 부분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이고 또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봐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입주민들은 또 "저희들의 생명은 현장에서 고생하신 분 뿐만 아니라 화재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봐 주신 대통령님을 포함한 국민 여러분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승화된 덕분이라 마음깊이 감사드린다"면서 "모든 것을 잃은 상태에서 할수 있는 부분은 감사의 마음밖에 드릴수 없는 점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입주민들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늘어나는 고층건물과 이로 인한 화재 및 인명 손실을 줄이기 위해 이번 화재의 모든 부분을 기록하여 경각심을 고취 시키고, 이로써 국가적으로 인명과 재산손실을 줄일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민 여러분들의 마음에 보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울산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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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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