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미니룸, 실전에서 꾸며보자

[새둥지 자취생 일기 ②] 자취방 인테리어를 시작하다

등록 2020.10.15 10:44수정 2020.11.1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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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 ⓒ 정누리



본가에서 살 때는 그냥 주어진 대로 살았다. 인테리어의 권리는 전적으로 엄마가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립을 한 이후는 달라졌다. 자취방은 다르다. 이곳의 선장은 나다. 내 취향, 버릇, 생활습관 모든 것들이 시각화 되어 나타나는 박물관이다. 나는 이 공간이 단순히 잠만 자는 정육면체가 아니길 바랐다. 그래서 돈을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오늘의 집 캡쳐사진 ⓒ 정누리

 
취향을 알다
 
적은 금액이라도 돈을 써보자고 큰맘을 먹었지만, 그 결심만으로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끝나지는 않는다. 협탁 하나를 골라도 수백 가지의 상품 중 베스트 하나를 찾아야 한다. 디자인, 실용성, 가성비 등 끊임없는 토너먼트를 진행하면서 공정한 심판이 되기 위해서는 정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취향'이다.

이것을 아는 방법은 간단하다. '많이 보는 것'이다. 여러 방을 보자고 온갖 집 문을 두드릴 수는 없으니 인테리어 어플을 깔자. '오늘의 집', '집꾸미기' 등에는 자취생들을 위한 훌륭한 빅데이터가 있다. 그중 한 30개만 스크랩해 놓아도, 대략적인 공통점이 발견된다.

모던, 캐쥬얼, 빈티지, 로맨틱, 앤티크. 내가 싱그러운 트로피칼 느낌을 좋아한다면 식물 액자와 조화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고풍스러운 브라운 계통이 끌린다면 앤티크 위주로 검색해보면 된다. 깔끔하고 버석한 느낌이 좋다면 아이보리 계통의 구스 이불을 추천한다.

이렇게 인테리어의 방향을 좁혀 나가보면 스스로 의외인 면을 찾아볼 수 있다. 막연히 화이트 톤을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 관리가 편한 색상을 좋아하는 실용적인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차분한 것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집만큼은 싱그럽고 환한 것이 좋을 수도 있다.
 

광명 이케아에서 가구 구매 ⓒ 정누리

 
우리의 자취방이 100평짜리라면 이것저것 다 집어넣어도 넉넉할 것이다. 하지만, 대개 현실은 100평에서 0을 하나 뺀 숫자다. 웬만한 침대와 TV, 책상만 넣어도 맘대로 대(大)자로 누울 수 없다. 결국 가장 중요한 첫째는 '효율'이다.

이케아(IKEA)에 갔더니 역시나 효율을 강조하는 가구들이 많았다. 한쪽이 접히는 접이식 책상, 수납공간이 있는 스툴, 손잡이가 한쪽만 있어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소파, 창문에 달아 놓고 쓰는 건조대 등 1인 가구에 맞춘 제품들이 확실히 많았다.

하지만 접이식은 꽤나 고민하고 사야 하는 제품이다. 경첩이 있는 이상 통판으로 되어있는 가구에 비해 내구도가 약할 확률이 높고, 매일 접어주는 것도 은근히 귀찮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결국 펴놓은 상태로 사는데, 그렇다면 접이식을 살 이유가 없다. 차라리 처음부터 크고 튼튼한 가구를 사되, 여유 공간을 넉넉히 잡아주는 게 좋을 수 있다. 그래도 못 들어갈 가구라면 과감히 포기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적당한 DIY는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니까 적극 이용하자. 여자 혼자서도 조립할 수 있는 가구들이 많아졌다.
 

배치를 바꿔보는 사진 ⓒ 정누리

배치도를 바꿔보는 사진 ⓒ 정누리

 
실컷 산 가구들을 아무렇게 배치하는 것은, 백화점에서 산 화장품을 눈 코 입 아무 데나 멋대로 바르는 것과 같다. 적어도 동선을 고려해줘야 제 역할을 한다. 필자 같은 경우에는 처음 오자 마자 침대를 창문에 붙였다. 그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오른쪽이 턱 막혀 있으니 시야가 답답했고, 외풍을 전신으로 맞아야 해서 추웠다. 그 이후로 침대를 왼쪽 벽에 붙이고, 침대헤드를 창문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마자 무엇이 보이는 가도 중요하다. 사람 사이에 첫인상이 중요하듯, 집도 첫 만남이 중요하다. 지저분한 데스크톱 선보다는 반듯하고 깔끔한 침대나 소파가 보이는 것이 낫다. 그도 자신 없다면 그냥 뻥 뚫린 창문이 보이는 것도 좋다.

잡동사니가 너무 많다면 커튼이나 파티션으로 가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때 너무 무거운 색상이나 재질을 선택한다면 방이 좁아 보일 수 있으므로, 밝은 색상이나 구멍이 뚫린 제품을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최종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해보는 것이다. 아무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도, 직접 사용하다 보면 부딪히는 불편함이 있다. 그럴 때마다 귀찮아 말고 나의 동선에 맞게 배치를 수정해주자. 몇 번 해보면 나에게 딱 맞는 인테리어가 탄생할 것이다. 이때, 바닥이 긁히는 것이 걱정된다면 인터넷에서 몇 천 원에 구입할 수 있는 끌림 방지 패드를 먼저 부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인테리어 후 ⓒ 정누리

 
본가에 있을 때, 어머니가 하루가 멀게 가구 배치를 바꾼 적이 있다. 집에 들어올 때마다 새 집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때는 왜 굳이 불편하게 고생을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알 것 같다. 그러한 부지런함이 있어야 집도 발전한다는 것을. 어릴 적 싸이월드 미니룸을 신나게 꾸미던 그때로 돌아가, 진짜 내 미니룸을 꾸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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