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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누리꾼의 '방탄소년단' 비난, 외교 싸움으로 번지나?

미 국무부 대변인 "방탄소년단에 감사"... 미 언론도 중국 반응 비판

20.10.15 13:12최종업데이트20.10.1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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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한국 전쟁' 발언의 중국 내 논란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방탄소년단(BTS)의 '한국 전쟁' 발언에 대한 중국 누리꾼들의 반발에 미국 정부 당국자와 언론도 나섰다.

미국 국무부의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BTS 공식 계정을 태그하며 "당신들은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밴 플리트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라며 "음악은 세상을 하나로 만든다"라고 썼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BTS의 수상을 한국어로 축하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트윗도 리트윗했다.

BTS는 지난 7일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사령관의 이름을 따서 매년 한미 협력과 우호에 공헌한 인물이나 조직에 수여하는 '밴 플리트상'을 받았다. 

BTS의 리더 RM은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에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중국 언론과 누리꾼들은 BTS가 한국 전쟁에서 한국, 미국 등과 싸우다 희생한 중국군을 모욕했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BTS의 앨범은 물론이고 한국 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밴 플리트상' 수상을 축하하는 모던 오테이거스 백악관 대변인 트위터 갈무리. ⓒ 모건 오테이거스

 
이와 달리 서방 언론은 중국 누리꾼의 반응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과거부터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겪고 있는 황당한 사례 가운데 하나"라며 "BTS의 수상 소감은 악의가 없어 보였다"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이번 사태는 중국에서 더욱 강화되는 민족주의에 글로벌 기업들이 직면한 위기를 보여준다"라며 "이번에는 BTS가 희생양이 됐다"라고 꼬집었다.

중국 정부에 대항하는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도 BTS를 지지했다. 웡은 이날 트위터에 "최근 BTS가 겪고 있는 일에는 중국 민족주의의 고조, 그리고 세계와 중국 간의 긴장에 대해 우려할 만한 조짐이 있다"라고 썼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어떤 이슈가 중국 민족주의자들의 신경을 건드릴지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도 커졌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아미'(BTS 팬클럽)라고 자처하며 "전 세계 아미들이 BTS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중국 정부는 국영 언론을 이용해 자신들이 싫어하는 언행을 하는 기업이나 인물에 대해 분노를 유발하게 만든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의 단장이 홍콩 시민들의 반중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가 중국 내 NBA 중계가 중단된 것, 중국이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를 이유로 한국 기업들에 보복을 가한 사례 등을 꼽았다.
방탄소년단 한국전쟁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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